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백패킹 14

황매산 억새 나들이, 백패킹

영남알프스 간월재와 신불산 억새 평원 등을 수차례 가봤지만 사실 억새의 낭만은 황매산이 가장 으뜸이다. 황매산은 접근하기도 수훨하지만 무엇 보다 황매평전에서 보여주는 억새의 어마어마한 군락은 대한민국 어느 곳보다 뛰어난 억새의 낭만을 보여주는 곳이다. 접근도 좋고 걷기도 좋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오붓하 게 손잡고 거닐기엔 최고의 장소. 무엇보다 이 억새 평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군락지라는 사실. 봄에는 철쭉 가을엔 억새 황매산은 최고의 볼거리로 가득한 곳이다. 접근 방식은 두 군데 인데 산청과 합천 산청 차황에서 접근하면 일단 주차비는 무료. 하지만 합천에서 접근하면 주차비가 발생하는데 이는 황매평전까지 차량이 접근하기 때문 그리고 매우 혼잡하다. 산청에서 오면 미리내주차장에서 주차 후 약 30~40분 가량..

산행기/백패킹 2023.10.20

가지산 백패킹, 석남터널~가지산

가지산은 영남알프스 최고봉. 여기서 백패킹을 즐길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빈다. 하지만 접근로가 만만찮게 힘들고 이곳은 고산지대라 기후변화가 심해 옷차림에 나름 주의해야 하는 곳. 하지만 사방팔방 탁트인 조망과 최고봉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 풍경에 백패킹족이라면 꼭 한번은 올라봐야 할 성지다. 석남터널에서 가지산이 가장 짧은 구간. 3km 남짓 되지만 660계단의 압박감과 중봉에서의 격한 오름짓 때문에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운문산 넘어가는 자락에 헬기장이 있는데 거기서 피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곳곳 숲속에도 텐트 치기 좋은 곳이 많아 바람 부는 헬기장이 아니라도 적당한 곳을 찾아 피칭해도 된다. 하지만 무리 지어 피칭하기엔 헬기장이 가장 안성마춤이다. 가지산은 일몰과 일출 모두 볼 수있는 명..

산행기/백패킹 2023.06.19

정령치 개령암지 백패킹

정령치 습지는 개령암지 마애불상군을 찾아 가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곳이다. 정령치 주차장에 주차하고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하기 매우 편해 가까운 곳에서 힐링할 장소를 찾는다면 나름 매력적인 곳. 물론 이곳을 위해 차를 몰고 2시간 이상을 달려와야 하는 것은 '열정의 단점'이지만 이곳이 지리산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리산을 향한 갈망, 이것이 있기에 장시간 차를 몰고 오는 이유다. 정령치에서 불과 800m 거리에 고리봉이 있기에 새벽녘, 일출이나 서북능선 산행을 위한 부지런한 산꾼들의 인적 소리가 들린다. 그만큼 등산로에서 지척의 장소. 하지만 이곳이 그리 명승지가 아닌 탓에 굳이 이곳을 찾기 위해 새벽같이 오는 사람은 없다. 차에서 가까우면서도 인적 드물고 외진 숲이라 말 그대로 혼자 고독..

산행기/백패킹 2022.05.09

웅석봉 팩패킹

코로나의 엄중한 시기, 드디어 이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나 역시 연령별 접종시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운 좋게 1차 접종을 하게 되었다. 끈질긴 승부사, 마라톤 정신이 발휘된 순간. 무려 21군데의 병원에 일일이 전화하여 잔여백신과 노쇼 예약을 해놨는데 결론적으로 3군데에서 연락을 받았다. 잔여백신 어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나는 그 이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놨기에 순서가 빨랐다. 집단 접종 시작한 당일에 바로 연락이 온 것.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진 생각도 못했다. 움켜쥔 타이레놀, 긴장했지만 사실상 무증상이었다. "뭐야 이거 물백신 아냐"라는 의문이 들 정도 하도 백신에 대한 호들갑이 난무했기에 약간 긴장했지만 그 긴장 조차도 무색할 정도다. 3일 정도는 푹 쉬고 힘든 일 하지 말..

산행기/백패킹 2021.06.02

천황산 일몰과 일출(with 백패킹)

천황산에서 몇 차례 일몰과 일출을 봤지만 이번같이 멋지고 황홀한 장면은 몇 장면 안에 들어갈 최고의 순간. 특히나 백패킹하면서 보는 일몰과 일출의 서정은 남다르다 할 것이다. 이번이 천황산 두 번째 백패킹 인데 처음으로 케이블카 타고 올랐다. 일몰 노을은 일출과 비슷하지만 빛의 양상이 다르다. 이제 백패킹의 순간. 드디어 다음 날 일출. 내가 본 일출 중 역대급이 아니였나 싶다. 깔끔하고 선명한 일출. 어제와 오늘 바람도 없고 구름도 없는 무결점의 날씨였었다.

산행기/백패킹 2021.05.26

천황산 백패킹

백패킹의 사전 정의. 백패킹은 야영장비를 갖추고 1박 이상의 여행을 떠나는 레포츠로, 등짐을 지고 간다는 데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등산과 트레킹의 묘미가 복합된 레저 스포츠로, 굳이 산의 정상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정해진 목표까지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는 점에서 보통의 트래킹과 유사하지만, 주로 코스가 계곡이나 냇가를 끼고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다르다. 백패킹의 개념은 이렇다. 산속 깊숙이 등짐을 짊어지고 몇 시간 산행 후 텐트를 치는 경우, 이건 야영이다. 고행하지 않고 짧게 간단히 또는 차를 대고 근처에 텐트를 치는 경우, 이건 백패킹이다. 지금껏 나는 산 능선에서 또는 숲 속에서 텐트를 치거나 비박하는 야영의 개념으로만 백패킹을 이해했었다. 하루 종일 무거운 박 짐을 짊어지고 몇 ..

산행기/백패킹 2021.05.03

백패킹 매트 선택, 자충매트 & 에어매트 & 발포매트

매트, 백패킹용으로 사용하려면 일단 가볍고 부피가 작아야 하는데 특히나 산속에서 사용하기 위한 용도는 부피와 무게에서 상당히 제한적이다. 캠핑용이나 차박에 사용할 목적의 매트가 아니라 험한 오지의 산속에서 펼치는 매트는 일단 내구성과 부피와 무게에 있어서는 캠핑용과는 분명 차별된다. 흔히 거론되는 세 가지 매트 종류가 있다. 바로 자충매트 그리고 에어매트와 발포매트. 이중 어느 것이 더 나을까? 비단 백패킹이나 산속 야영을 즐기는 사람들이면 이런 고민은 분명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매트의 장단점은 분명하지만 나같이 가난한 야생인이라면 발포매트를 적극 권장하는 편이다. 가성비로서는 최고다. 2~3만 원대 비싸도 5만 원 이내면 고급의 발포매트를 구할 수 있는데 가벼워서 어디든 이동도 편하다. 그..

산행기/백패킹 2020.10.20

구절초 피는 곳에서 백패킹

야생화 촬영하는 사람들이나 페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에겐 활공장이 더 익숙한 곳. 이곳은 개인적으로 15년 이상을 찾아온 이 계절 최고의 야생화 촬영지다. 구절초, 자주쓴풀, 당잔대, 솔체꽃, 용담이 흐드러지 게 피어나는 가을 야생화 최고 성지가 바로 이곳. 특히나 구절초가 가득 피어난 시기, 황금들녘과 낙동강이 바라보는 정상에서의 풍경은 카메라 좀 찍어본 사람들이면 소위 환장할 장소다. "그래 바로 이곳이야" 가을 백패킹 장소로 이곳을 선정하는 데 뇌내회로가 단 10분 만에 결정한다. 망설일 이유가 없는 곳이다. 아침에 운해까지 펼쳐지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었겠지만 그런 행운까지는 없었다. 이곳 정상에서 3번 정도 야영을 했었는데 모두 운해가 피어났기 때문에 기대를 걸었지만 아쉽게도 그날은 아니였다. ..

산행기/백패킹 2020.10.15

가을 최고의 명소, 거류산 백패킹

고성 거류산, 가을 백패킹 최고 명소로 통하는 곳이다. 입구에서 사부 자기 걸어도 3.2km의 짧은 거리와 힘들지 않은 오름길 덕분에 인구에 회자되는 가을 최고의 명소, 거류산이다. 특히 거류산은 만추 때 많이 거론되는 데 딴은 이유가 합당할 풍경이 드러난다. 당동만에 전어가 펄떡일 즈음, 사방 익어가는 황금 논의 서정이 산꾼의 가슴에 낭만을 지펴줄 시기. 바로 이때가 거류산 백패킹 최고의 시점이다. 잠시 올랐는 데도 사위 팔달, 황금 논의 가을 서정이 가득 드러난다. 바람은 신선하다. 무더위도 한풀 꺾인 시원한 산들바람에 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곳, 거류산이다. 거류산은 높은 산이 아니다. 능선을 따라가니 빼꼼 저 멀리 거류산 정상이 보인다. 오늘 박터는 거류산 정상. 요즈음 거북바위 전망대 테크가..

산행기/백패킹 2020.09.22

지리산 조개골 백패킹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날의 어느 날. "어디에서 이 역마살의 기운을 달래 볼까" 고민을 10분 정도 했을까, 역시나 선택은 지리산의 계곡. 무더운 폭염의 기세엔 역시나 계곡에서 즐기는 야영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지 싶다. 길고 긴 장마의 훼방 속, 여름은 이렇게 지나가나 싶었던 찰나. 장마는 물러가고 드디어 푸른 하늘 청정의 대기가 드러나는 게 아닌가. 무더위는 옵션이었지만 반가운 맑은 날의 싱그러움이다. 역대급 장마의 역습에 보따리를 마음속으로 싸매기를 여러 날. 드디어 지리산의 계곡으로 떠날 수 있었으니 청정의 지리산, 그 넓직한 품에 안겨보았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그리로 가지요" 나의 여름날 피서 장소는 늘 정해진 지리산의 특정 계곡이었지만 이번에는 장마의 폭우 탓에 계곡 수량이 불어난 것을 ..

산행기/백패킹 2020.08.18

한우산 한우정 백패킹

한우산은 경남 의령 궁류면에 있는 백패킹의 명소다. 예전, 가을경 이곳에서 야영했던 적이 있었는데 일출과 일몰 뿐만 아니라 저 멀리 지리산까지 조망되는 가히 조망에선 최고의 명소가 바로 이곳.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불과 10분 이내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접근성이 아주 좋은 곳이기에 백패킹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예전 야영했던 생각만 했지 현실의 한우산을 생각하지 못했든 건 오류였다. "뭐야 차 못가게 막아놨잖아" 쇠목재에 도착한 이 어설픈 산꾼의 머릿 속은 황당했었다. 주차 후, 불과 10분 거리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저질체력 최고의 백패킹 명소라 알려진 한우산. 꼼짝없이 2km을 박짐을 짊어지고 걸을 수밖에 없었다. 잦은 사고로 주중에는 오픈하고 주말엔 도로를 차단한다고 하니 이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산행기/백패킹 2020.07.27

복이 많은 곳, 만복대 백패킹

만복대(萬福臺), 지리산에서 복(福)이 가장 많이 드는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장소. 만복대는 지리산에서 우뚝 솟은 봉우리지만 봉으로 불리지 않고 종석대와 같이 '대(臺)'로 불리는 몇 안 되는 장소다. 지리산에서 향운대, 향적대, 문수대, 묘향대 등등 큰 바위 아래있는 영험한 기도처를 흔히 대라 부르는데 이런 곳에 가면 대체적으로 큰 암벽으로 둘려 싸여 있고 석간수가 흐르고 터가 평평해 오랫동안 머물며 기도하기 좋은 곳이다. 실제 지리산의 수많은 대 아래는 기도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매우 많다. 만복대가 무속인들의 기도처로 활용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령어린 영험한 곳이라 '봉'이라 부르지 않고 '대'로 불렀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대'가 큰 바위 아래에 위치한 통념에 비하면 만복대에는 큰 바위가 없다..

산행기/백패킹 2020.05.25

만추, 지리산 두류암터 백패킹

세월이 흘렀다. 산천은 의구한 데 인걸은 간데 없지만 역시나 산은 그대로다. 지리산 넘나든 지가 어느듯 20년 세월. 딴은 기억에 있을거라 여기고 찾아갔는 데 이미 머리속 지우개가 그때의 산행 기억을 모조리 지워버렸나 보다. 어름터 독가에서 허공다리골 합수부까지는 계곡을 서너 차례 건너야 하는 불편한 길들이다. 10년 전, 지도도 없을 시절에 이 길을 어떻게 알고 건너갔는지 당췌 기억에 없다. 며칠 전 그날, 목표는 청이당터에서 물을 뜨고 독바위 통천문에서 야영하는 행보였었다. 독가의 젊은 청년은 시커먼 남정네을 '그저 그렇게' 덤덤이 맞이해준다. 자신이 지고 있는 감나무의 홍시를 따먹도록 배려하는 모양새가 넉넉한 지리산을 닮은 순박한 청년. 언제부터 여기서 살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문명의 이기들이 없는곳..

산행기/백패킹 2018.11.12

지리산 쟁기소에서 백패킹

물 좋아하는 내가 지리산에서 눈여겨 둔 수영 장소가 여러있는데 그중 수영하기엔 가장 적당한 곳입니다. 폭염 때문인지 물은 얉아지고 그대신 수온은 더 올라간 듯한데요 1박2일 푹 쉬고 푹 자고 열심히 수영하고 신나게 놀다 온 휴가. 쟁기소의 깊은 물 속은 깊을 땐 5m에 이를 정도인데 얉아져서 그런지 대략 3m 정도로 추정. 그 속까지 들어가 신나게 수영질을 했으니 올 여름 원없이 신나게 수영하고 놀다 온 1박2일의 휴가였습니다. 이곳은 수심이 매우 깊은 곳인지라 수영에 특히 주의해야 할 장소입니다. 밤새 추위는 느끼지 못했고 자는 데도 전혀 춥지 않아 침낭이 필요 없을 정도였답니다. 물론 바깥엔 폭염으로 가마솥 더위의 품격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말이죠 지리산흑돼지 눈에는 얕아보여도 저 정도가 2m 정도의 ..

산행기/백패킹 2018.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