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 298

봉산좌골~심마니샘(1박)~반야봉~심원능선~심원옛길

봉산좌골, 즉 봉산골을 의미하는 데 봉산폭포에서 우측으로 이어진 골짜기를 얼음골, 봉산우골이라 부른다. 예전 봉산우골로 오른 적이 있었는데 거긴 볼 것도 짜달시리 없으면서 길만 험한 소위 "갈 길이 아니다"라고 단정 지어진 '혀 깨물' 루트다. 다시 말하지만 봉산우골은 일부러 갈 이유가 전혀 없는 고생길만 훤한 마의 골짜기. 그럼 봉산골이라 부르는 봉산좌골은 어떨까? 나에겐 아직 미답의 장소. 이번에 심마니 샘터에서 하룻밤을 유하는 일정으로 코스를 잡아 보았다. 다만, 하산 코스를 심원옛길로 잡지만 않았어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산행으로 유종의 미로 남았을 추억. 심원옛길 잔혹사는 흑역사의 한 획을 크게 그은 정말 난감한 산행의 결정타였다. 봉산골, 지리산 골짜기 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원시림의 세상이..

웅석봉 팩패킹

코로나의 엄중한 시기, 드디어 이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나 역시 연령별 접종시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운 좋게 1차 접종을 하게 되었다. 끈질긴 승부사, 마라톤 정신이 발휘된 순간. 무려 21군데의 병원에 일일이 전화하여 잔여백신과 노쇼 예약을 해놨는데 결론적으로 3군데에서 연락을 받았다. 잔여백신 어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나는 그 이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놨기에 순서가 빨랐다. 집단 접종 시작한 당일에 바로 연락이 온 것. 이렇게 빨리 연락이 올 진 생각도 못했다. 움켜쥔 타이레놀, 긴장했지만 사실상 무증상이었다. "뭐야 이거 물백신 아냐"라는 의문이 들 정도 하도 백신에 대한 호들갑이 난무했기에 약간 긴장했지만 그 긴장 조차도 무색할 정도다. 3일 정도는 푹 쉬고 힘든 일 하지 말..

산행기/백패킹 2021.06.02

천황산 일몰과 일출(with 백패킹)

천황산에서 몇 차례 일몰과 일출을 봤지만 이번같이 멋지고 황홀한 장면은 몇 장면 안에 들어갈 최고의 순간. 특히나 백패킹하면서 보는 일몰과 일출의 서정은 남다르다 할 것이다. 이번이 천황산 두 번째 백패킹 인데 처음으로 케이블카 타고 올랐다. 일몰 노을은 일출과 비슷하지만 빛의 양상이 다르다. 이제 백패킹의 순간. 드디어 다음 날 일출. 내가 본 일출 중 역대급이 아니였나 싶다. 깔끔하고 선명한 일출. 어제와 오늘 바람도 없고 구름도 없는 무결점의 날씨였었다.

산행기/백패킹 2021.05.26

어느곳 보다 화려한 신불산 철쭉 군락

영남알프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철쭉 명소로 꼽히는 곳, 신불산이다. 가지산도 철쭉이 화려하지만 그곳은 숲 속이지만 이곳은 신불평원이 아스라하 게 드러나는 고원지대에 위치해 철쭉의 화사함이 더욱 돋보이는 최고의 명소다. 해마다 찾아가진 않았지만 지금껏 본 것 중에 역대급의 색감과 화려한 군락지의 면모가 아닌가 싶다. 신불산 정상의 철쭉이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번식했고 철쭉도 해걸이가 있는데 올해는 화사하 게 다 만개한 최고의 모습. 코스는 신불산하단휴양림~단조늪~영축산~신불산~신불산서릉~파래소폭포~신불산하단휴양림 대략 6시간, 14km 정도 걸린다. 사부 자기 걸은 탓이고 엄한 짓 안 하고 빨리 걸으면 5시간이면 가능하다. 철쭉의 최고 명소는 영축산~신불산 능선과 신불산 정상 부근. 휴양림에서 신불재로 ..

황매산 일주(박덤~황매산~모산재~덕만)

황매산, 아마 지금 시기에 가장 핫하고 들썩이는 곳. 황매산과 바래봉은 국내 철쭉 명소 중 단연 으뜸인 곳들이다. 두 장소는 시기적으로도 비슷하게 개화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때만 되면 지리산과 황매산으로 떠나려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로 꽃들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곳들이다. 코로나19의 엄중한 시기. 단체로 들이미는 산악회 버스는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콧바람 쐬고 싶은 수많은 상춘객들로 인해 역시나 도로는 차량들로 꽉 차 있었다. 8시에 도착했는 데도 벌써 주차장들은 만석. 덕만주차장 인근 도로에 주차하고 걸어가니 그게 더 빠른듯하다. 오늘 코스는 박덤~황매산~모산재~덕만주차장. 박덤 들머리는 법연사 도로에서 400m 조금 더 가면 나오는데 박덤부터 온통 바위와 암벽으로 이루어진 코스. 뭐 등산로가 바..

용소마을~화엄벌~천성산철쭉제~은수고개~내원사~용소마을

화엄벌의 철쭉이 이리도 멋있고 장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이었나 싶었다. 지금껏 화엄벌에 대한 이미지는 '억새' 이 하나로만 치부했기 때문인데 이번 화엄벌에 핀 철쭉의 모습에 감탄했었다. 들머리는 용소마을. 오를 때 용소골, 돌아 올 때 지푸네골로 이어지는 골짜기 산행을 계획했다 능선에서 즉흥적으로 은수고개에서 내원사로 빠지는 루트로 급변경했었다. "아이고야" 사실 내원사로 빠지는 골짜기는 예전에도 경험했지만 참으로 난감한 난코스다. 천성산 2봉에서 내려갈 때 가급적 내원사 골짜기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용소골은 편안한 골짜기다. 힘들지도 어렵지도 않은 아주 유순한 골짜기. 이 용소골을 통해 화엄벌로 오를 수 있는데 짧지 않은 거리다. 대략 천성산 정상 근처까지 용소마을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먼 여정..

천황산 백패킹

백패킹의 사전 정의. 백패킹은 야영장비를 갖추고 1박 이상의 여행을 떠나는 레포츠로, 등짐을 지고 간다는 데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등산과 트레킹의 묘미가 복합된 레저 스포츠로, 굳이 산의 정상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정해진 목표까지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는 점에서 보통의 트래킹과 유사하지만, 주로 코스가 계곡이나 냇가를 끼고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다르다. 백패킹의 개념은 이렇다. 산속 깊숙이 등짐을 짊어지고 몇 시간 산행 후 텐트를 치는 경우, 이건 야영이다. 고행하지 않고 짧게 간단히 또는 차를 대고 근처에 텐트를 치는 경우, 이건 백패킹이다. 지금껏 나는 산 능선에서 또는 숲 속에서 텐트를 치거나 비박하는 야영의 개념으로만 백패킹을 이해했었다. 하루 종일 무거운 박 짐을 짊어지고 몇 ..

산행기/백패킹 2021.05.03

양등마을~오두산~배내봉~밝얼산~양등마을

"지금쯤이면 진달래가 화사할 겁니다." 어느덧 3월의 중순이 끝날 시기, 경남의 산야엔 진달래가 화사할 거란 생각으로 지인과 함께 배내봉을 찾았다. 정상까진 아니래도 산아래 비알엔 진달래가 피었을 거란 짐작에 산행하기 좋은 근교산을 찾아 양등마을에 선 것이다. 전날 내린 비, 다소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옷깃을 스밀 만큼의 동장군의 기세는 이젠 없다. 진달래의 화사한 색감에 모두 녹아내린 듯. 역시나 짐작은 맞았다. 양등마을에서 오두산 오르는 길, 산속 내내 진달래가 화사하 게 산꾼을 맞아준다. 맞은편 밝얼산 하산 자락에서도 진달래는 숲 속 가득 피어나 어느덧 분홍빛이 가득한 봄처녀의 위세가 대단했었다. 다소는 날이 선 듯한 칼바람이 몰아치긴 했지만 바람 불지 않는 한편에선 따뜻한 기운이 넘실대는 오두산. ..

매곡봉~서지산~비늘릿지~운문호

"이게 7시간까지 나온다고요?" 설왕설래가 오고 가는 산행의 들머리 오진리 복지회관. 예전 다녀온 사람들의 트랭글 기록에 10킬로 남짓에 무려 7시간 20분이라는 기록에 저어기 의문이었다. "저건 놀매 놀래 다녀온 거겠죠" "지도 때깔이 7시간 나올 거리가 아닌데예" 시작은 그렇게 의문으로 갸웃거리며 들머리로 찾아들었다. "설마 하니 7시간 나오겠어?" 이곳은 청도에 있는 야트막한 산자락. 운문호가 휘어 감고 있는 산봉우리 매곡봉과 서지산이다. 두 봉우리를 이어 보기 위해 오늘 이곳을 찾았다. 나와 동료는 처음 가보는 산행지. 옹강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코스. 오진리 복지회관에서 범숲상봉을 통해 오르면 되는데, 예전 경험이 있어 이곳이 낯설지는 않다. 옹강산과 이웃한 봉우리가 바로 매곡봉과 서지..

석골사~수리봉~억산~팔풍재~석골사

억산(億山),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한다. 즉 '수많은 하늘과 땅 중에서 명산' 이라는 뜻. 인근에 영남알프스 최고의 산, 구름의 문이라 불리는 운문산도 있지만 억산을 이리 높히 칭송하여 부르는 이유는 딱히 풍경이 좋거나 지세가 훌륭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억만건곤이라는 놀라운 단어가 출현한 것이라면 아마도 그건 풍수나 종교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억산은 밀양 석골사와 청도 대비사 두 군데에서 올라가는 루트가 일반적이다. 석골사에서 오르는 루트 중 수리봉을 통해서 오르면 문바위까지는 거친 오르막으로 허벅지 압박이 거세다. 대비사에서 오른다면 사실 이보다는 조금 편한 코스. 시간과 거리는 다들 엇비슷하다. 인근 봉우리들과 연계해 얼마나 더 많이 거리를 늘리느냐에 따라 하루의..

북대암~복호산~지룡산~내원봉~사리암

날씨는 화창했었다. 2월의 말, 아직 동장군 기세가 여력을 더할 시기지만 따스한 훈풍만이 감도는 산중의 온기였었다. 겨울의 느낌은 없고 완연한 봄의 서정 딱 그 수준. 겉옷은 벗고 땀은 바람에 말리며 간만에 따뜻한 시간을 즐긴 산행이었다. 올해 겨울 다운 날씨가 과연 며칠이었을까? 1월, 지리산 가서 설경을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의 겨울 서정이었으니 지구온난화라는 단어가 슬그머니 뜨올려 지는 건 이젠 지나침이 아니다. 그날, 미세먼지와 박무로 하늘은 다소 흐렸다. 저 멀리 청명한 시야감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짙은 덧칠 뒤로 산야의 실루엣은 뚜렷했었다. 장험함이란 표현은 되려 이런 분위기가 더 나아 보인다. 산야의 능선, 마루금을 굵은 연필로 스케치한 듯 보는 것도 딴은 나쁘지 않음이다. 오늘 코스는 운문사..

가덕도 한 바퀴(천가교~어음포~연대봉~천가교)

가덕도, 나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산행지 중 하나이며 가장 친근한 곳이다. 장유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바다와 산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소울(疏鬱)의 장소, 가덕도다. 가덕도가 최근에 핫하다. 신공항 부지를 기존 김해공항 확장에서 가덕도로 하자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가덕도에 공항이 지어진다면 훼손과 개발은 뻔하다. 사실 나는 가덕도 공항에 반대다. 활주로 하나 만들자고 바다를 메우고 20년 가까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면 차라리 김해 공항을 확장해서 사용하는 게 나은 방법이 아닐지 싶다. 이미 지난 정권 때 결정 난 일. 그걸 정치적 세력이 다시 표를 결집시키기 위해 가덕도로 입지를 바꾼다 하니 정치인들에 의해서 들숙날숙한 몽니의 행패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아직 ..

욕지도 한 바퀴(16km)

욕지도, 몇 년 전부터 그곳에 가보리란 생각을 했든 것 같은데 당최 시간이 맞질 않았든 차. 기회가 없었다. 이번 설 명절에 생긴 기회를 욕지도 여행에 사용하기로 결정. 바로 실천궁행하여 배편과 스케줄을 확인하니 대략 계획이 나온다. 일단 집구석에 박히는 걸 싫어하는 역마살 달인의 성질머리. 어쨌든 집에서 나가야 직성이 풀리니 지루한 설 연휴, 집에 있다간 화병 나기 십상이다. 통영항에서 출발하는 배편, 두 번째 출항이 오전 8시 30분이다. 장유에서 2시간 거리의 통영 삼덕항. 이미 새벽밥 먹고 일어나는 스킬이 남다른 나이기에 결정한 순간 마음가짐은 일사천리다. 한번 마음 먹은 일, 포기란 웬만해서는 잘 없다. 욕지도를 한 바퀴 돌려면 적어도 16시 이후에나 나올 수 있을 거란 생각했는데 결론적으로 생..

눈폭탄 맞은 천왕봉 설경

나와 뜻이 다른 산, 지이산(智異山). 이성계가 나와 뜻이 달라 지이산으로 불렀다는 산. 속에 들면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허튼소리도 있지만 엄연한 뜻은 "나와 뜻이 다르다"의 智異山. 이성계의 일침이 아직까지도 전해져 이름까지도 지이산 즉 지리산으로 통한다. 어쨌든 뜻이 다른 지 맞는지는 몰라도 나의 노스탤지어 손수건은 거기에 걸려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무실 책상 앞 주식창 보다 더 눈길이 자주 가니 사랑하는 것 만은 분명한 가 보다. 첨단의 문물인 CCTV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지리산을 안방에서도 볼 수 있으니 딴은 하늘나라 선녀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번 주 일욜이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점쟁이가 점을 치듯 하는 말이 아니고 하늘나라 선녀들도 참고한다는 공단의 CCTV 영상의 모습을 보고 판단한..

가지북릉~가지산~상운산~쌍두봉

영남알프스 최고 험지 중 하나인 가지북릉. 운문북릉이나 천문지골중앙능선, 얼음골 자락과 더불어 영남알프스에서는 알아주는 험지가 바로 가지북릉이다. 특히나 학심이골~가지북릉의 골짜기 코스는 리얼 지옥을 맛보는 개고생 루트로 악명이 자자하다. 쌀바위에서 학심이골 들머리는 추락, 위험, 구조라는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을 정도다. 저번 주에 이어 이번 주도 험지 산행에 도전. 가지북릉 산행은 아주 오래전, 내림으로 온 적이 있었기에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때는 북봉을 넘은 뒤 능선을 버리고 학심이골로 굴렀는데 정말 식겁 했던 추억이 가득했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학심이골에서 가지북릉간 루트는 고생길이 활짝 열리는 험지이긴 매한가지. 이번에는 가지북릉으로 가지산까지..

운문북릉~운문산~천문지골중앙능선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험한 골짜기는 어디일까?" 비단 산야의 구석구석 모두를 다 둘러봤다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거친 암벽과 굴곡진 육봉, 산꾼의 심장을 고동치 게 만드는 곳. 바로 운문산 자락이라 말하고 싶다. 운문산 인근 범봉과 가지산 북릉의 거친 능선. 운문산 일대 자락에 솟은 거대한 암벽과 암릉의 압박감은 영남알프스 중 가장 으뜸이다. 앞전 범봉북릉을 타면서 운문산 자락에 솟아 오른 능선에 대한 호기심이 제법 많이 발동했었다. 언젠가 한 번 찾아 가리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지인의 요청에 냅다 발걸음을 돌린다. 사실 가지북릉을 타리라 계획했다 이미 전 주에 가지산을 올랐기에 머릿속 염원 코스, 운문북릉 루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를 정해 버린 것. "저긴 출입금지 구역이잖아" 동료의 걱정 어..

백운산~가지산~용수골

"아우 추워라"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을 것이다. 영상 3도. 능선 위, 몰아치는 칼바람은 모자와 버퍼 등을 "단디" 챙기지 못하면 사달 날 정도의 위세였었다. 조용히 스며든 호박소 주차장. 얼음골 케이블카 인근이라 유명세가 남다른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 + 겨울의 시작', 이 콜라보에 사람의 정적은 거의 없는듯하다. 그래도 하산할 즈음엔 주차장엔 차량과 사람들로 다소는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인근 식당은 썰렁하다 못해 한기조차 느껴질 정도. 사람들은 사람과의 만남을 반기지 않는듯, 날씨보다 더 추운 한기가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백운산, 동명의 산이 국내엔 엄청나 게 많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높은 산은 광양 백운산. 이름의 뜻은 다들 같다. 백운산(白雲山), 산 위에 흰 구름이 끼어 있..

양산 원동 토곡산(함포마을~토곡산~석이봉)

토곡산(土谷山), 양산 원동에 우뚝 솟은 악산으로 유명한 산. "토하고 곡하면서" 오른다는 토곡산, 그만큼 엄살 부리기 딱 좋은 지세를 가진 산이다. 영남알프스의 유명한 산군들의 바깥에 위치해 딴은 외딴 산이라 여겨질 만도 하지만 천태산, 오봉산, 선암산과 더불어 원동에서는 꽤나 텃세 부리는 산 중 하나다. 암벽이 많은 험산으로 오래전부터 익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양산의 대표 봉우리 토곡산. 능선과 능선 사이 암반이 노출된 곳, 구비구비 널따란 낙동강의 지세와 수많은 봉우리들을 지켜볼 수 있는 수려한 조망을 가진 산이다. 토곡산, 오봉산, 선암산은 지근에 있는 산군들로서 함께 연계해서 산행하기에 매우 좋은 곳들. 천태산에 예전 산행하기 위해 지나가기만 했지 이렇게 산행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란 이번이 처음..

만추 칠갑산 산행, 칠갑광장~칠갑산

공주 마곡사, 천년 사찰의 위엄과 태화산의 아늑한 보금자리에 위치해 있는 공주에서는 최고의 사찰이다. 칠갑산 산행만 즐기기엔 짧은 시간. 마곡사와 연계해서 여행을 즐기면 딱 좋을 코스다. 마침 마곡사는 절정의 만추의 시간을 지나고 있을 시기. 충남 공주에서 뜬금없이 단풍의 화사함을 느껴본 시간이었다. 마곡사는 유네스크문화유산. 이곳에 왔다면 들러볼 가치는 충분한 곳이다. 마곡사(麻谷寺)의 이름 유래가 궁금했었다. 왜냐하면 마(麻)란 이름에서 발음이 같은 마귀를 뜻하는 마(魔)가 뜨올려 사찰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자장율사가 절을 완공한 뒤 낙성식을 할 때 그의 법문을 듣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삼대[麻]와 같이 무성했다’고 하여 ‘마(麻)’자를 넣어 마곡사라고 하였다는 설. 신라 ..

백무동~장터목~연하선경~한신계곡

"단풍 구경 갑시다" 오래전부터 이미 점찍어둔 날짜. 지리산에 넘나들고 지리산 숲에 스며든 지 어언 20년. 하지만 그것도 나 같은 역마살 인간이나 그런 것이지 산행 경력에 비해 지리산 횟수가 적은 사람들. 오늘, 그분들과 사부 자기 걷기로 한 날이다. 그분들과의 맟춤코스 지리산의 국민 코스라 여겨지는 곳, 연하선경과 한신계곡으로 걸음했다. 비지정으로 가지 않고 지정된 장소로만 다녔기에 딴은 얌전한 산행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리산 산행이 쉽거나 편한 것 하곤 차원이 다르다. 지리산은 어디를 가나 힘들고 어렵기는 매한가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것 같아" 백무동 주차장에서부터 날씨는 서늘했는데 소지봉까지 올라가니 간밤에 내린 싸락눈이 곳곳에 가득했었다. 급기야 "어 저기 봐라 상고대다" 제석봉에 하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