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야생화 1377

한.중.일 이름이 똑같은 남산제비꽃

한.중.일 세 나라 모두 이 꽃의 이름을 남산제비꽃이라 부른다. 남산(南山), 불국정토를 뜻하는 불교 용어다. 남산제비꽃, 여기서 남산은 '집 앞의 산'이란 뜻으로도 풀이된다. 집 앞의 산에서 자라는 친근한 제비꽃이라는 뜻으로 집 앞이 곧 불국정토라는 불교의 세계관이 녹아든 이름이라 하겠다. 실제 중국에 남산이 존재한다. 한.중.일 모두 이 제비꽃의 이름은 남산제비꽃으로 통용되는 데 이는 3국 모두 불교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서울 남산, 경주 남산, 아님 중국 남산? 도대체 어느 남산인지 모른다.

야생화/봄 2023.04.03

귀룽나무의 어원

종남산 산행중 만난 엄청 큰 귀룽나무. 계곡에서 마주친 작은 크기의 귀룽나무를 만난적은 많아도 이렇게 아름드리 큰 귀룽나무를 만난 건 처음이지 싶다. 귀룽나무의 압도적인 규모에 한참을 처다봤을 정도다. 줄기껍질이 거북이(귀 : 龜) 등처럼 생겼고 줄기와 나뭇가지가 용을 닮았다고 하여 구룡나무라 부르다가 귀룽나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약제명이 九龍木(구룡목)인데 여기서 이름이 바뀌었다고 말도 있고 순수 우리말 구름나무가 한자로 차용하면서 구룡목이 되었다는 말도 있다. 귀룽은 귀신이 놀래서 달아나 게 한다는 뜻 그래서 대문 앞이나 궁궐 등에 실제로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어째튼 구룡목이나 귀룡목이나 다 비슷비슷한 발음에서 유래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름에 비해 꽃은 희디희고 흐드러지 게 피..

야생화/봄 2023.04.03

가슴 시린 전설이 담긴 쑥부쟁이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의 딸이 죽어 무덤가에 핀 들국화' 바로 쑥부쟁이입니다. 쑥을 캐어 동생들을 먹이면서 살은 어느 대장장이(불쟁이)의 딸이 죽은 무덤가에 핀 꽃이 바로 쑥부쟁이랍니다. 개쑥부쟁이와 구분하는데 주로 산야의 임도나 숲의 가장자리에 피어나는 종류가 개쑥부쟁이입니다. 뿌리 줄기 하나에 가는 줄기가 여러 갈려서 피어나는 게 '개쑥부쟁이' 뿌리 줄기 여러개에 여러 줄기가 달려 풍성하게 피어나는 게 "쑥부쟁이'입니다. 개쑥부쟁이는 그냥 뿌리 줄기가 하나입니다. 거기서 가는 줄기가 여러 갈라져 피죠 이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외 섬갯쑥부쟁이, 갯쑥부쟁이, 왕갯쑥부쟁이 등이 있습니다.

단풍이 화사한 노각나무

단풍이 화사한 노각나무의 모습입니다. 노각나무는 한국특산식물로서 수피의 모습이 백로의 다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죠 차나무과 식물인데 꽃이 차나무와 거의 비슷합니다. 더 꽃이 크고 탐스럽죠 예전 이 나무를 가지고 목기를 제작했답니다. 남원목기가 유명했는데 그 당시 지리산 일대에 이 노각나무가 많이 자생했기 때문입니다.

지리바꽃

투구꽃속의 열매를 골돌이라고 하는데 지리바꽃과 투구꽃은 골돌 갯수로 구분하기도 한다. 지리바꽃은 골돌 갯수 5개 투구꽃은 3개. 그래서 위 식물들은 다 지리바꽃으로 말하지만 동북아식물연구소 현진오 소장은 어떤 식물을 구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특징을 식별형질 또는 분류형질, key character라고 합니다. 투구꽃속에서 골돌의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식별형질로 결코 이용될 수 있는 특징이 아닙니다. 누가 그렇게 말했거나 써놓았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참고로, 골돌의 숫자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다른 골돌을 갖는 속 예를 들면 승마속 등에서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변이가 심하다는 것이죠. 설악산 능선부에 자라면서 9월 초순에 만개하는 투구꽃속 식물은 결코 그늘돌쩌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