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일반산행기

남덕유산~서봉~덕유교육원

구상나무향기 2024. 1. 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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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각사

 

 

새벽 4시에 일어나 씻고 준비, 아침을 든든히 먹고 길을 나서니

영각사 입구까진 정확하 게 8시 도착.

 

장유에서 서상까진 2시간 30분이 조금 더 걸리는 곳.

 

"우와 엄청나게 춥네"

불어대는 아침 바람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올해 환갑을 넘긴 동반자는 남덕유산이 두 번째.

나는 당최 숫자를 모를 정도로 남덕유산과 서봉을 찾았지만

 

그래도 겨울에 찾아왔든 기억이 제일 소록소록하다.

 

이유는 한 가지

바로 상고대 때문이었다.

 

덕유산과 더불어 남덕유산에서 피어나는 상고대는 그야말로 천하제일경.

감탄을 자아내는 최고의 상고대가 피는 곳이기 때문인데

 

요샌 거의 피어나지 않는다.

 

 

 

 

상고대는 피지 않았다.

 

 

 

춥다 춥다 해도 그때만큼의 추위는 없었고

바람만 가득.

 

상고대는 하릴없었고 다만 산행으로만 즐긴 남덕유산의 서정.

 

참으로 오랜만에 오른 남덕유산이다.

 

예전에는 겨울에 상고대, 여름에는 야생화 보러 참으로 많이도 오르고 올랐든 

남덕유산과 서봉.

 

예전과 달리 기온이 높아

이젠 상고대 보기란 정말 어려운 시절.

 

하늘나라선녀들이

이젠 눈을 내려주지 않는다

 

 

 

 

남덕유산의 철계단

 

 

 

겨울 산행, 산속에서는 뭔가를 먹기란 버겁다.

살을 에는 듯한 겨울 삭풍이 부는 곳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점심시간엔 가벼운 간식거리만 오물거리지 밥상 펴놓고 먹을 분위기가 아니다.

 

동장군과 씨름해 봐야 먹는 것도 힘들고

아치 하면 급하게 먹어 체하기만 한다.

 

그래서 겨울 산행에서는 이래저래 먹는 것을 거의 준비하지 않는데

다만 간식으로 굳지 않는 빵을 준비하거나

뜨거운 마실 거리는 필수다.

 

 

 

 

 

 

 

 

상고대가 남덕유산에 열릴 땐 정말 화려하다.

이곳에서 보는 상고대는 남다른 겨울 서정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

 

한번 맛 본 상고대의 아찔하고 감탄스러운 기억으로

겨울만 되면 생각나긴 하지만

 

그게 산신령의 선물이기에 인연이 맞닿아야만 가능한 일.

쉽지 않은 조우다.

 

 

 

 

 

 

 

 

 

 

바람만 아니라면 그다지 춥지 않은 겨울.

영하 몇 도 가지고 호들갑 떨건 없겠지만

 

바람이 거세 대략 난감했었다.

 

역시나 엉덩이 깔고 앉을 시간도 없었고

산행에만 전념.

 

철계단 오를 때가 강풍이 가장 심했는데

이때가 가장 추웠다.

 

이른 아침이라 더욱 그랬을 것 같기도 하지만

오후 나절 올랐다면  추위는 없었을 듯하다.

 

그저 바람이 변수다.

 

 

 

 

 

왼쪽 봉우리가 남덕유산

 

 

남덕유산과 서봉 정상엔 야영하기 딱 좋은 터가 있다.

예전에 야영한 적도 있다.

 

cctv가 있다고는 하는데 가보니 없는 듯.

서봉 정상엔 탁 트이고 평평한 곳이라 야영하기엔 최적의 장소.

 

슬그머니 예전 추억이 떠올라

이번 여름에는 진짜 도전해 볼까 생각 중이다.

 

 

 

남덕유산의 철계단

 

남덕유산의 철계단

 

 

 

 

우측 봉우리가 할미봉이고 육십령에서 뻗어 내린 능선이 백두대간이다.

육십령에서 서봉까진 제법 먼 거리.

 

반나절 꼬박 걸린다.

 

이 길을 걸어 향적봉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말 식겁하며 걷고 또 걸었었다.

 

그게 하루 만에 가능했었다.

덕유산 종주는 육십령~향적봉까지이며 24km, 시간은 대략 10시간 정도 걸렸고

 

영각사에서 출발해 양적봉까지

간 적도 있었는데 그땐 7시간 채 걸리지 않았었다.

 

 

 

 

우측 능선이 백두대간

 

우측 봉우리가 할미봉, 백두대간

 

 

남덕유산에 오르니

칼바람이 제법 무섭다.

 

장갑을 끼고 있어도 손이 시려 제대로 사진 촬영이 어려울 정도.

후딱 찍고 손을 데워야 했었다.

 

혹한 시기.

이때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불었는데

 

정작 하산할 즈음엔 거의 그쳤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잠시 내려오면

좌측 서봉, 그대로 직진 삿갓재대피소 이정표가 나온다.

 

삿갓재대피소는 여기서 4.2km

황점이나 토옥동으로 갈 사람은 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나는 좌측 서봉 방향으로 나아간다.

내리막이 급경사라 눈으로 매우 미끄러워 정말 고생하며 내려왔다.

 

 

덕유산 능선

 

 

 

 

덕유산 능선

 

 

 

철계단 두 군데를 오르고

가파른 길을 조금 더 걸으면 드디어 서봉 정상.

 

조금 더 힘을 내어보자

허벅지가 바들바들거리면서 나름 짜릿한 욕설이 터질 때 즈음이면

정상에 도착한다.

 

탁 트인 공간,

사방 조망이 가히 덕유산의 면목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가 서봉, 달리 장수덕유산이라 일컫는다.

 

 

 

 

서봉 정상, 텐트 치기 딱 좋지만 눈치도 상당히 보이는 곳이다.

 

맞은편 남덕유산

 

 

 

서봉에는 특이한 야생화가 자라는데

바로 '구름체꽃'이다.

 

구름체꽃은 고산지대의 험난한 봉우리 근처 풀밭에서만 자라는데

여기 서봉에 몇 개체가 간신히 터를 부여잡고 살아남았다.

 

예전 그 구름체꽃을 보기 위해 일부러 서봉을 찾았을 정도.

요즈음에도 여전히 꽃을 피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을에도 쑥부쟁이와 산오이풀 그리고 꼬리풀 등으로

이곳은 꽃천지다.

 

남덕유산 철계단에서도 아주 귀한 야생화가 피는데

바로 '등대시호'다.

 

국내에선 설악산과 남덕유산 정상이 아니면 보기가 어려운 희귀야생화.

 

 

 

 

 

탁트인 서봉 정상.

 

 

 

언제 인가 모르겠는데 서봉 정상석이 생겼다.

정상석이 있는 지도 몰랐으니 최근에 세운 건지 아님 그전에 세운 건지 나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정말 오랜만에 서봉을 밟아보는 듯하다..

 

사실 서봉 자체를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서봉은 지나가는 코스이기에

이러려면 목적의식이 조금 불투명해진다.

 

대게는 남덕유산을 목적지로 하기 때문에

서봉은 잘 찾지 않는 이유다.

 

 

 

 

서봉 정상석이 새로 생겼다.

 

 

이곳에서 할미봉(육십령) 방향으로 한참을 내리 서고 1시간 정도를 걸으면

덕유교육원 갈림길에 이른다.

 

덕유교육원 갈림길은 두 번이나 나오는데

첫 번째 출입금지 간판이 있는 곳으로 그냥 들어가면 된다.

 

마지막 하산 지점에 두 갈림길이 나오는데

영각사 주차장 방향으로 따르지 말고 좌측으로 가야 덕유교육원이다.

 

영각사 주차장 방향 간판을 따르면

마을로 내려와 또 한참을 걸어야 된다.

 

차를 덕유교육원 바로 위 영각사에 주차했다면

좌측으로 가고 아님 영각사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면 그대로 우측으로 가자.

 

좌측으로 가야 덕유교육원으로 뚫고 나온다.

우측 방향은 영각사 공영주차장인데 사실 영각사에서 한참 아래다.

 

 

 

 

 

 

 

거리는 7km가량이지만

7시간 정도 걸린다.

 

영각사~남덕유산~서봉~영각사 공영주차장~영각사

 

서상면에는 마땅히 맛집이라고는 없다.

식당도 한정적이고 그나마 주말에는 열지도 않거나 빨리 닫는다.

 

그나마 딸부자집이라는 식당의 어탕국수가 유명해서

먹어봤다.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니

김치찌게나 청국장으로 다른 메뉴를 시켜서 먹어봐도 된다.

 

딱히 식당이 없는 곳이니

그냥 이 집에 가서 먹어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서상 딸부자집 어탕국수, 사장님의 자부심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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