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인도네시아 배낭여행기

바뚜르온천 + 우붓 + 짐바란 데이투어

구상나무향기 2018. 9. 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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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뚜르 온천>





"아니 여기도 온천이 있었네?"

작년, 미얀마 바간에서 뜬금없이 온천을 접했는데


이곳 발리에서도 온천이 있다는 사실에 저어기 놀랐다.


열대 지방에서 뜨거운 온천이라니

나름 생뚱맞은 조합이지 않는가.




<호텔 테라스에서 본 새>




하기사

불의고리 인도네시아에 온천이 없다면 딴은 그것도 이상했으리라


이걸 여행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하는 여행사가 있고보면

참으로 날렵하기 그지 없음에 찬사를 보내는 바.






<오전에 체험다이빙>





이제 여행 막바지, 그래서 한국에서부터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설정했었다.


피로 누적의 신체적 상황을 감안해

온천과 우붓 지역에 대한 관광으로 피로를 풀고


짐바란에 가서 씨푸드로 낭만을 즐기는 프로그램이

바뚜르온천 + 우붓 + 짐바란 데이투어.


액티비티는 잠시 접고 나름 '몸뚱아리건사' 일정이다.









데이투어는 다음날 예정.

오늘은 체험다이빙을 끝으로 오후엔 할 일이 없어

나름 푹 쉬기로 하였다.


사실 렘봉안으로 가서 하루 종일 스노클링 데이투어를 하기로 했지만

그게 어긋나 누사두아로 가 체험다이빙으로 오전 시간을 할애했었다.






<아재, 시간이 남아 르기안을 활보했다.>





오후 나절엔 맛집과 마사지 투어로만

시간을 보내기로 했는데


여긴 발리, 먹는 것도 발리스럽게

쉬는 것도 발리스럽게






<새우 튀김과 감자 튀김>






뽀삐스 거리엔 맛집이 수두룩하다.

그중 오매가매 점찍어 둔 한 군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라 왈론 호텔 인근에 있는

수더분한 가게였다.


하지만 때가 되면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 골목에선 나름 강자의 반열.


스테이크와 새우튀김으로 근사한 점심을 완성하곤

마사지로만 무려 3시간을 버텼다.


아마도 온몸이 노근하다 못해 녹아내렸을거다.





<스테이크>




의외로 과일가게가 없는 곳이 르기안이다.


내가 좋아하는 열대 과일,

망고와 망고스틴과 스네이크후르츠를

사서는 내내 먹고 또 먹었었다.


그나마 이게 열대 과일의 전부였을 만큼 이곳의 과일 인심은 빈약했다.

그 흔한 두리안도 없더라





<망고와 망고스틴>




저녁에는 뽀삐스 거리에 있는 멕시코 요리 전문점을 찾았다.


어두껌껌한 실내 분위기가

한층 멋과 낭만을 돋우는 그런 식당.


TJ'S


뽀삐스거리 입구에 이 식당 간판이 걸려있기에

이름은 친숙하다.





<실내 분위기>




그런데 한참 저녁 시간인데

손님이 없다.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는 게 "이거 내가 잘 못 찾았나" 싶었다.


내가 이 식사를 다하고 갈 즈음에도

손님은 없었으니 말이다.







여행 책자에서 시키는 데로 주문해 보았다.

브리또와 타퀴토스 두 가지.



내가 상상한 타퀴토스





현실의 타퀴토스(정확히는 정체불명)


<어머나~ 이게 뭐야>





벌어진 현실에 멍해져 버렸다.


너무 빈약한 브리또와 타퀴토스.


"이게 멕시코 요리인가?"

하는 의문이 절로 드는 현실에


시간 낭비였다는 자책감이 허공을 맴돈다.






<멕시코 요리가 다 이렇지는 않지? >





위장에 기별이 안 가기에

추가해서 더 시킨 츄러스.


그냥 밀가루설탕맛


역시나 사람들이 없는 식당은

불문곡직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망할 식당이다.






<밀가루맛 츄러스>




밤의 꾸타비치를 걸어 본 시간.

스타벅스 커피숍에 들어가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딴은 이동네

할일이 그리 많은 동네가 아니다.










하드락 카페.

이곳은 유흥주점인 데 역시나 외국인이 아니면

현지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이런 데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들에겐 그저 사진 촬영 장소에 불과.

마침 그때가 라마단 기간이었다.






<히잡을 두른 사람들>




다음 날, 바뚜르 온천으로 향해 산뜻하게 출발한다.

마침 날씨도 매우 쾌청했었다.


여행 내내 비는 맞지 않고 다녔으니

딴은 날씨복은 좋았나 보다.





<가는 길에 본 바뚜르 화산>




발리에는 우붓지역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모습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풍경이 바로 바뚜르 화산.









오른쪽으로 바뚜르 호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천혜의 풍경이다.


구름이 끼었다면 다시는 볼 수 없을 멋들어진 풍경.









저 멀리 아궁 화산도 보여준다.

작년에 분화해서 그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유명한 화산이다.


그런데

내가 발리를 떠난 뒤, 아궁 화산은 또 분화했었다.








바뚜르 화산은 트레킹도 가능하다.

아마 시간이 더 많았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화산을 오르는데 시간을 할애했을 것이다.


나의 시간은

늘 트레킹과 수영 그리고 액티비티에 심취해 있기 때문이다.





<트레킹이 가능한 바뚜르 화산>





발리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바뚜르 화산.

느긋하게 즐기는 온천욕은 어떠세요?


낀따마니 화산에서 흘러 내려온 따뜻한 천연 온천수에 몸을 푹 담그고,

발리의 가장 큰 칼데라 호수인 바뚜르 호수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하면

그 동안의 피로가 싹 사라질 거에요




라고 소개되어있다.








의외로 넓었고

그리고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주로 아시아계 사람들이 대부분.

간혹 비키니 웨스틴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이런 온천욕은 아시아 사람들에게 있어 더욱 친근하지 않겠는가







<수심은 매우 깊다>





수영장 수심은 입구 가장자리엔  2m가 넘는데

대체적으로 깊은 편이다.


수영 못하는 사람들은 아차 하면 꼴까딱 할지 모르니

수영은 조심하는 게 좋다. 그냥 온천만 하시라








수영장과 달리 온천은 무릎 이하의 수심으로

적당하다.


한참을 이탕 저탕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정말 천연의 온천으로

몸의 피로를 풀어봤다.


수영복 입고 온천 하기도 이색적이다.

앞전 미얀마 바간에서 그리고 여기 발리에서 말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바뚜르 호수를 바라보며

온천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사실 여기가 제일 핵심 포인트다.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딱 좋은

나름 폼생폼사 sns 사진빨 장소.









여기서 모두 사진 찍는다고 다들 난리다.

사실 사진보다 실제 모습이 훨씬 더 멋진 장소다.









잘하면 인생 사진 건지는 장소다.

그런데 나는 잘하지 못했는가 별로다.










그냥 멍 때리면서

피로를 푸는게 여행자의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번잡한 거 보다 조용한게 낫지 않을까


번잡함이 싫어

떠나왔는데 다시 번잡함을 즐겨야 한다면 피곤타.









이곳은 바뚜르 화산이 한눈에 드러나는 레스토랑이다.


이 바뚜르 화산은 지금까지 총 24회 분화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산에 나무가 없다.


지금도 언제 분화할지 모르는 활화산인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본 바뚜르 화산>





레스토랑은 뷔페식인데

엄청 많은 가지수의 음식을 자랑한다.


가격도 제법 비싸다. 되려 한국보다 더 비싼 가격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은 인산인해.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었다.


그런데 이곳 레스토랑이 이상한 게

웨이터가 직접 계산한다는 것이다. 가격표는 보이지도 않고

계산하는 창구도 없다.


나같은 배낭여행객들은

웨이터가 바가지 씌우면 그뿐.


좀 수상쩍더라.







<비싼 점심>




점심 먹고 이동한 곳이

커피 농장이었다.


커피 농장은 내가 가자고 했었다.

사실 루왁커피가 궁금했기 때문인데


내가 커피를 좋아한 탓도 있지만

사실 루왁커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법 궁금했었다.






<입구엔 커피 열매가 주렁주렁>




루왁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커피를 먹고 배설한 커피를 볶아서 만든 커피.


즉 사향고양이의 똥.




<저 불쌍한 사향고양이의 똥이 루왁이다>





이렇게 나온다.

커피콩은 단단하기에 소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배설되는 것.





<사향고양이의 똥>




그걸 추려내

이렇게 로스팅하면 그게 바로 루왁커피다.







분위기 좋은 찻집에 앉아 사향고양이의 똥....아니 루왁커피를 마셔보는 것도

딴은 낭만이다.





<사위가 정글인 커피 농장>




이곳에서는

루왁커피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차와 커피를 가지고

판촉 활동을 벌인다.





<많은 종류의 차와 커피>






저 종업원이 직접 따라준다.

선물로 살래 말래하는 거래의 밀당.


나는 여기서

루왁커피를 몇 봉지 샀는데 이게 공항 면세점보다는 싸다.


결론적으로 루왁커피는 발리 선물로 주기 좋은 모티브라

지인 선물을 궁리 중이라면 그냥 여기서 사는게 낫다.


공항가니까 비싸더라

여기서 더 살걸, 난 후회했다.












사실

루왁커피의 풍미가 더 좋은지 안 좋은지는 모르겠다.


"와....이게 루왁이구나"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올 수준은 아니다.


인도와 베트남에서 마신 커피가

나에겐 최고였는데 사실 그땐 커피 마시고 그 깊은맛에 감탄사를 연발했었다.






<루왁커피>




나에게 더 이채로운 건

바로 카카오 열매


카카오 열매를 본 건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두 봉지의 루왁커피를 사서는

정작 나는 즐겨보지도 못했다. ㅠ.ㅠ





<카카오 열매>





다음 코스는 라이스 테라스가 돋보이는 우붓.

뜨갈랄랑이라고 부르는데


이걸 보러 갔었다.





<인터넷 사진의 뜨갈랄랑, 라이스 테라스>





그러나 변수는 늘 있기 마련.

바뚜르 온천을 출발하고 부터 내내 교통 체증에 시달려야만 했었다.


이미 이곳에 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는데

오후 나절을 훌쩍 넘길 정도로...


교통체증은 극심을 더해 지옥이었다.







<엄청난 교통 체증>





실제 볼것은 미미한 뜨갈랄랑.

사진으로 보는 게 더 나은지 모르겠다.


이곳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앉아 시간 보내는 게 더 나은 곳이다.





<라이스 테라스가 보이는 카페>




즉 며칠 동안 머물면서

천천히 우붓을 즐기는 게 낫지 이렇게 하루에 휙~ 돌아보는

데이투어는 교통체증에만 시달리다 시간 다 보내고 만다.






<스릴 만점 그네>





먼 발치에서 본 라이스 테라스.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봤다.


이곳은 관광지.


며칠 전, 멘장안 여행 후 꾸타로 넘어 오면서 본

그 라이스 테라스가 더 멋지긴 했었다.


거긴 진짜 자연의 미.

이곳은 인공의 미가 가득하다.





<뜨갈랄랑>






우붓 왕궁 관람은

교통 체증으로 이미 입장 시간이 끝났고


그대신 원숭이 숲만 구경하러 갔었다.

이것도 입장시간 종료 거의 다 되어 도착했을 정도로


체증은 극에 달했다.


불과 1km 움직이는데

2시간이라니.....기가 찬다.








우붓 몽키포레스트

즉 원숭이 숲이다.


원숭이들이 숲에 떼지어 사는 곳.


예전 미얀마 바간 뽀빠산에서

양아치 원숭이들에게 안경을 빼앗긴 추억이 있어


이번 여행엔 여분 안경만 2개를 챙겼다.











당연

이 원숭이 숲에서 안경을 부여 잡고 걸었다.


행여 이놈들이 내 안경을 채어 갈까 싶어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









이 원숭이가

저 옆에 있는 형상과 비슷한 포즈를 취하는 게 아닌가.


제법 모델 포스다.








포즈가 비슷하지 않는가








여기가 사원인데

말 그대로 원숭이 사원이다.


원숭이들이 둘러 싸고 있는 사원.

겁 나서 못 들어가겠다.










원숭이의 모습 감상하자.















저 나무는 캄보디아 따프롬 사원에 가면

엄청 유명하다.


사원 곳곳 저 나무가 담장을 부여잡고 있기 때문인데


저 나무 이름이

반얀 트리(벵갈고무나무)다.


동남아 일대 

여행하다 보면 마을 곳곳 어디가나 쉽게 볼 수 있는데


굵직하고 커다하면 대부분 반얀 트리.

하노이 호환키엠 호수 근처 가면

공기뿌리가 멋들어지게 늘어진 거대한 반얀 트리를 볼 수 있다.








<반얀 트리의 공기뿌리>





벵갈고무나무(반얀 트리)의 공기뿌리 앞에

모델로 선 원숭이










발리는 힌두교의 고장이다.

인도네시아는 무슬림이 절대 다수이지만


유독 발리에는 힌두교 사원이 가득하다.


우붓에서 돌아가는 길에도 힌두교 사원에서 종교 의식을 하는 장면을 곳곳에서 보았는데

마을에서 벌이는 일련의 행사들.


모두 힌두교 의식이었다.






<벤조르(penjor)>





솟대 마냥 길게 대나무와 바나나 잎으로  엮어 만든 장식품

발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벤조르다.


‘벤조르(penjor)'


우리의 추석과 비슷한 갈룽안 축제 기간 동안에 풍요로운 수확과 생명의 번영을 가져다 준

힌두신에게 감사드리고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라 한다. 





<집집마다 세워진 벤조르>






벤조르는 집집마다 모양과 색이 다른데

즉 벤조르가 세워진 집은 힌두교 신자라는 의미도 있다.


형형색색의 대나무와 야자수, 바나나 잎을 이용해

만드는데 닭이나 새의 형상이 대부분.


이 벤조르는 조상이 하늘에서 내려올 때 사용하는 사다리라고 한다.







<라 왈론 호텔의 벤조르>




이 벤조르는

발리에선 흔하게 보지만


자바섬으로 가면 보이지 않는다.

딱 발리에서만 보는 풍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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