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바간 여행: 로카난다, 담마양지, 술라마니, 쉐산도 파야

구상나무향기 2017. 8.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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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카난다(Lawkananda paya) 파야.

로카난다 파야 하나만으로도 뉴바간에 들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불교 유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곳이지만 에야와디 강을 배경으로 한

풍광이 무척 아름답기 때문이다.


로카난다 파야는 뉴 바간 깊숙한 곳에 자리한 파야다.

e-바이크나 자전거로 이동하기 어려운 곳이라 택시가 아니면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인지 소개가 드문 곳이다.





<미얀마의 전통 화장품 다나까>




로카난다 파야로 올라가는 길목에 엄청 큰 나무가

세월의 흐름을 뒤로하고 멋지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무가 제법 웅장하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그리 멋지다고 하는데

그래서 현지인들도 불탑에서 기도도 하면서 이곳에 자주 머문다고 한다.





<웅장한 나무>




불탑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은 강을 바라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식혀도 좋을 그런 사원이다.





<에아와디강>



사람이나 동물이나 더위엔 장사가 없는법.

개들이 저렇게 누워 있는 모습은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동물에게도 한없이 자비로운 곳, 미얀마다.









로카난다 사원은

부처의 치사리(이빨) 4개를 코끼리 등에 얹고 순회하다

코끼리가 휴식을 취하는 곳에 치사리를 봉안하는 불탑을 건설했다고 한다.



쉐지곤 파야와 이곳 로카난다 파야가 바로 그때 지어진 불탑이다.








탑내부에는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에

바깥에서 기도를 드리면 된다.


양곤의 쉐다곤이나 술레 그리고 냥우의 쉐지곤 모두 이러한

불탑으로 이루어진 파야들이다.


바깥에 종이 있기에 냅다 두들겨 봤다.

종은 누구나 칠 수 있는데 소리가 제법 은은하면서도 소리가 좋다.

사원 근처엔 어디가나 종이 있으니

두들겨 보자.





<종은 자유롭게 칠 수있다>




여기에 부처상이 하나 있는 보시함이 있는데

엄청난 지폐가 널려있다.


*동전 문화가 없기 때문에 모두 지폐다.


그런데 이곳이 꽤나 중요한 스팟인듯 한데

여기가 뭐가 있는지는 몰랐다.


보시를 할 땐 다 이유가 있는데 말이야...









"쪼쪼야 이제 배고프다. 밥 좀 먹자"


"그래 뭐 먹고 잡냐. 태국, 미얀마, 중국, 한국 니 원하는 스타일 다 있다"


"미얀마 왔으니 미얀마식으로 먹어보자"


"그럼 미얀마 정식 댓길이 잘하는데 있다. 가자"



새벽부터 움직였더니 배가 몹시 고팠던 시간이었다.

나는 배낭여행을 떠나면 반드시 현지식으로 식사를 하는데


'맛도 여행이다'라고 표방하는 나의 신념 때문이다.


맛이 있건 없건 일단 그 나라 또는 그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을

맛보는 게 여행의 재미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비주얼이 떨어지면 좀 곤란하지만

웬만해선 일단 먹어 본다. '낮선 맛'을 찾는 것 그것도 여행이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식>




미얀마 정식은 우리네 전라도 밥상을 보는냥 제법 거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 절임과 장 종류가 대부분이란 걸 알 수있는데

이게 미얀마의 전통 가정식이다.


13가지의 반찬과 국, 채소, 밥이 한 상 가득 나오는데

눈으로만 봐도 푸짐하다.


덜어서 밥과 비벼 먹는 방식.







<미얀마 1인 밥상>





콜라 한 잔 더했더니

가격은 세금 포함 6,300쟛


우리돈 5천원 남짓한 금액.

미얀마 계산서는 저렇게 세금 스티커를 꼭 붙여준다.


바간에서 미얀마 가정식을 찾는다면

이 식당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 식당은 아난다 파야 근처에 있는

'골든 미얀마' 2호점이다. 식당 이름을 몰랐는데 나중에 알있다.














이제 밥도 먹었고 힘을 내어

다시 여행을 떠나보자


오전에 둘러보지 못한 올드바간의 유적지로 발걸음 해봤다.






<담마양지 파야>




담마양지(Dhammayangyi) 파야

흔히 이곳을 담마양지 파토라고 쓰는 듯 한데 paya나 pato나 결국 사원이라는 뜻에서

같은 이해의 장소라고 보면 된다.


제디, 파토, 파야, 파고다 다 같은 사원이란 뜻.

현지 사람들도 구태여 구분해서 쓰지는 않는다고 하니 파야나 파토든 같이 쓰자.




<담마양지 파야>






담마양지 파야, 바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원이다.


바간 왕조를 통틀어 가장 흉폭한 왕으로 불리는 나라뚜 왕이 짓기 시작했는데

끝내 미완성으로 남은 사원이다.


일출 일몰의 명소 쉐산도 파야에서

정면에 크게 드러나는 사원이 바로 담마양지 파야다.




<일출 때 쉐산도 파야에서 본 담마양지 파야>



나라뚜 왕이


벽돌과 벽돌 사이에 바늘 하나 들어가지 못하도록 빈틈없이 작업하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만약 빈틈이 보이면 인부의 팔을 잘라버렸다고 한다.


인부의 팔을 자르는 데 쓰였던 돌은 지금도

서쪽 출입구 회랑에 놓여져 있다.




<벽돌과 벽돌 사이가 촘촘하다>




나라뚜 왕은 담마양지 파야를 건설할 당시 아난다 파야를 모방해

그보다 더욱 아름답고 웅장한 사원을 지으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아난다 파야보다 규모만 클 뿐 속 빈 강정 같은 사원을

미완성으로 남겨두고 죽게 된다.






<담마양지 파야 내부 모습>




내부에는 석가모니불, 미륵불 등 다양한 불상이 자리한다. 부분적으로

벽화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모두 후대에 점차적으로 제작된 것이다.




<부처상 정면>




부처상 뒷면에는 와불이 있어

앞 뒤 다 경배하도록 되어 있는 부처상이다.


다른 유적지에 비해 다소 이색적인 부처상인지라

제법 독특하다.


또한

부처상 뒤로 통로가 있어 내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데


이런 형식의 사원은 담마양지 외엔 없다.






<부처상 뒷면>




나라뚜 왕의 잔인함과는 다르게

담마양지는 '부처의 가르침과 진리의 사원'이라는 뜻을 가진 사원이다.








내부는 매우 시원해서

벽 한쪽 어느쯤 벽에 기대어 한숨 잤으면 싶을 정도다.


뜨거운 바깥에 비한다면 여긴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바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원답게 바깥에 나와도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사원을 천천히 둘러봐도 좋을 멋진 건축미를 자랑한다.


나라뚜 왕이 미완성으로 남겨두긴 했지만

'사원의 미'는 제대로다.






<사원을 관람하는 외국인들>




두 사진사가 언덕 위에 올라가 바간의 유적지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담마양지에선 쉐산도 파야가 가장 멋지게 조망 되는데

두 유적지는 서로 마주보면서 바간의 대표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간의 수많은 유적지 중 역시나 담마양지 만큼이나

멋스러운 사원은 없을듯 하다.


규모나 사원의 건축미나 모두 탁월하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맘껏 바간의 재미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담마양지 파야>





술라마니(Sulamani) 파야,


거대하고 아름다운 벽화 덕분에 바간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원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내부 통로 양쪽 벽면에는 부처의 생애를 중심으로

그린 벽화가 가득하다.






<술라마니 파야>



왕이 어느 날 우연히 당에서 빛나는 루비를 발견했는데,

왕은 그것을 공덕을 쌓으라는 계시로 여기고 루비가 발견된 자리에

사원을 건립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사원이 바로 술라마니 파야다.






<술라마니 파야>




그래서 인지

술라마니는 '보석으로 장신된 왕관'이라는 뜻이다.


왕관 마냥 술라마니 파야는 바간의 여러 사원 중

특히나 웅장하면서도 멋지다.


인근 담마양지 파야와 더불어

올드 바간에서는 볼거리 최고 스팟이다. 꼭 들러보자





<술라마니 파야>




바깥 외관에서 보더라도

어느 유적지 건축물과 달리 웅장한 맛을 가진 사원이다.


바간의 유적지를 둘러보면

고대 미얀마인들의 건축 기술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낀다.


웅장하면서도 멋지고 그러면서도 섬세하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를 건설했던 크메르인들의 뛰어난

'장인적 솜씨'는 이곳 바간에서도 느낄 수 있다.


천 년 전, 이토록 정교하고 멋진 건축 기술을

가진 민족도 딴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유럽의 성을 보는듯 하다>




벽화는 그렇게 아름답다거나 섬세미 또는

우아함을 가지진 않는다.


만화 같기도 한 해학미가 철철 넘치는 부처님이 계실 뿐이다.


소박한 그림들이다.









부처님의 생애를 토대로 그려진 벽화다.

보존 상태도 좋아 아직은  선명한 색채를 그대로 볼 수 있다.






벽화 아래로는 다양한 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대부분 18세기에 제작된 것.


머리에 관을 쓴 듯한 독특한 모습은

당시 유입되었던 티베트 불교의 영향이라 하는데


이 불상이 그나마 우리와 가장 친근한 불상이 아닌가 싶었다.


미얀마 불상은 다들 색채가 화려하고 화장한 얼굴.

그리고 다들 날씬한 부처님들이다.


우리네 부처상과는 이질적인데 유독 이 불상 만큼은 우리네

사찰의 후덕한 부처님과 많이 닮아 친근하다.





<우리와 친근한 후덕한 부처님>




어느듯 시간은 흘러 일몰 시간.


새벽에 일출을 맞이하러 찾아갔던 쉐산도 파야.

다시 한 번 일몰을 보기위해 올랐다.


아침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몰은 꽝이었다.


우기라서 그런지 날씨는 내내 흐렸다.











쉐산도 파야는 가장 높은데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사원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꼭 가장 높은데라서 인기가 높기 보단

여기서 보는 풍경이 가히 으뜸이기 때문이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 관람객들>




수많은 다국적인들이 이곳에 모여

일몰의 황홀함을 보기위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었다.


일몰의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다국적인들의 모습과

그들의 대화에서 느끼는 재미도 솔솔하다.


호주에서 온 노부부, 대만에서 온 젊은 청춘들,

시끌벅적 화려한 옷을 입은 중국 아줌마 부대들, 유럽에서 온 수많은 웨스틴들.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이 되고

또한 추억이 되는 시간들이다.


여행이란 꼭 한 가지만 찾는 게 아니다.

하나를 보러 왔지만, 두 세가지를 얻어 가는게 여행이다.






<일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



쉐산도 파야에서 본 파노라마 장면이다.








가장 멋지게 조망되는 담마양지 파야.


열기구 투어 시즌에는 이 방향으로 열기구들이 올라 오면서

명장면을 연출하는 포인트다.






<담마양지 파야>




닷빈뉴 파야









어느새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다들 일몰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러 왔지만 때는 우기.


하늘은 구름을 잔뜩 이고 있었다.








역시나 구름에 가려 일몰의 빛은 하릴없이 되어 버렸다.


바간에 있는 수많은 부처님이

 "이놈아 이것도 보여줄 줄 알았냐"하며 일갈호통하는 '심술의 독백'이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오늘 일출과 일몰

그리고 다음 날의 일출도 모두 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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