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바간 여행: 땃빈뉴, 고도팔린, 부 파야

구상나무향기 2017. 7. 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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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빈뉴 파야>




바간에서 가장 높은 사원, 땃빈뉴(Thatbyinnyu paya) 파야다.

높이 61m라고 하는데 마치 중세 유럽의 성 같은 거대한 외관은 어디에서나 눈에 띈다.


의외로 한산하고 조용해서

이곳이 유명한 사원인가 싶을 정도였는데


방금 다녀온 아난다 파야같은 경우는 순례객과 참배객들로 북적였는데 말이다.


*알고보니 인근 고도팔린 파야에 행사가 있어

사람들이 거기로 다 몰렸다.





<땃빈뉴 파야>




땃빈뉴 파야는 쉐산도 파야에 오르면 가장 멋지 조망되는 사원인데

가까이서 다가가니 흰색 바탕에 '세월의 색채'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참으로 고풍스런 유적지다.


검정색이 주는 세월의 미가

여러 사원들의 붉은색과는 달리 또다른 경외감을 주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사원.





<소박한 부처님>



웅장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매우 소박하게 꾸며져있는 게

되려 반전인 사원.


내부는 소박해도 때깔로 보면 유적지 중 가장 멋스러운 사원이 아닐지 싶은데

땃빈뉴는 '전지전능한 부처'라는 뜻이란다.





<세상 편하게 자는 견공>





내일 만달레이로 떠날 버스를 미리 예매했었다.

오후 2:30으로 예약했다가 나중에 다시 12:30 버스로 수정.


내일 뽀빠산 갔다가 오전내 출발이 가능할 듯 싶어서

택시기사랑 상의해서 수정했는데,

뽀빠산 다녀와 남는 시간 어디 빈둥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버스표는 미리미리 예약해야지 안 그럼

제때 출발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만달레이 가는 소형버스가 출발한 곳은

어제 새벽에 내렸던 외곽에 있던 그 쉐삐(shwepyi) 버스 정류장이 아니었고

올드 바간내 작은 버스 정류장이었다.





<만달레이 가는 버스표>



고도팔린(Gawdawpalin paya) 파야,


땃빈뉴 파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사원이다.

고도팔린, 땃빈뉴, 마하제디, 쉐구지, 마하보디는 모두 10분 이내에 접근 가능한 사원들.


그렇기에 이 사원들이 셋트 메뉴로 묶히는데,

유명한 사원들이 군집되어 있어 올드 바간내 최고 볼거리 스팟이다.









마침 그날 고도팔린 파야에 종교 행사가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볼 수 있었다.


탑 꼭대기에 성물을 올려보내는 행사인데

온 마을 사람들이 이곳에 다 몰려들었다.


저 밧줄이 탑 꼭대기까지 이어져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합심해서 줄을 당겨

올리고 있는 장면이다.








<줄달리기가 아님>




1975년 대지진으로 크게 훼손되었다가

1980년쯤에 대부분 보수되었고.


이 사원 뒤로는 에야워디 강이 흐르고 있어서

에야워디 강 위로 물드는 황금빛 일몰이 일품이라는데

그러나 지금은 사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폐쇄해서 올라갈 수 없다





<고도팔린 파야>



육중한 부처님이 근엄하 게 내려다 보고 계신다.

고도팔린은 '조상에게 경의를 표하는 곳'이라는 뜻.








3배를 정성들여 하고 나니 다들 나를 처다보고 있었는데

참배 방식이 달라 신기해서 그럴듯 하다.


이건 어디가도 마찬가지였다.










종교 행사는 극을 달하고 있었는데

스님의 우렁찬 주문 소리가 이 사원 전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저 꼭대기에 뭔가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저 물체가 꼭대기에 올라갔다 다시 내려오는데

그 밧줄을 마을 사람들이 부여 잡고 끌어 당기고 있는 것이다.


꼭대기에 도착하니

위에서 뭔가를 날려 보내면 밑에 사람들은 그걸 줍기 위해 한바탕 소란을 피운다.







바간 마을에 있는 주민들이 다 참여하는 행사로

제법 시끌벅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잠자리채 같은 그물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데


"저게 뭐지 왜 들고 있는 거야?"하고 한참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스님의 주문 소리가 극에 달할 즈음에

저 꼭대기 탑에서 무언가를 우르르 쏟아 낸다.


알고 보니

그걸 주워 담기 위해서 저 잠자리채를 들고 있는 것이었다.





<구경하는 주민들>










사실 저게 어떤 의미의 행사인지 나는 잘모르겠다.

택시기사 쪼쪼가 연신 설명을 하는데


대충 듣기론


"저 탑 꼭대기에 성물을 안치하는데 그걸 기념하기 위한 행사"라는

맥락만 파악했을 뿐이다.


탑을 새로 교체한다고 하는 것도 같았다.









스님이 연신 주문인지 불경인지 열심히

외우고 계시는 장면이다.


스님의 순서가 끝나니

나중엔 가수들이 나와 또 한판 어울러져 신나게 노는 행사였다.








종이들이 우르르 하늘에서 떨어지는데

그게 뭔가 성스러운 의미를 주는듯 하다.


설마하니 경품권이나 돈은 아닐터.







그런데 이게 경쟁이 치열하다.


너도 나도 잡자고 난리도 아닌데

탑을 오르고 잠자리채를 휘둘러 서로 잡아 낼려고 안간힘을 쓰는게 제법 진지하다.


이방인은 그 모든게 볼거리가 된다.

밋밋한 여행보다야 이색적 볼거리가 있다면 더욱 유익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여전히 밧줄을 부여잡고 있는데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곳에 모여들었다.


아마 이러한 행위가 '나름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이게 탑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바로 그 주인공이다.


뭐가 실려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공양물인가?

아님 탑에 모셔진 성스러운 물건인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건장한 청춘은 잠자리채 들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걸 주워로 가고

여자와 어린아이들은 이곳에서 밧줄을 부여잡고 있는 모습들이다.




<마을의 아낙네들>




스님의 주문 소리가 끝나니

이젠 본격적으로 가수가 마이크를 이어 잡아 흥을 돋운다.


밴드까지 나서서 제법 분위기 왁작하 게 만드는데


그렇다고 술이나 고기나 음식따위는 보이지 않는게

우리와는 좀 다르다.


아마도 불교 행사이기에 다소 차분한 듯 하다.





<초빙된 가수>



이제 다음 코스는 부(Bu) 파야다.

유명한 유적지가 옹기종기 모여있기에 택시에 올라타자마자 다음 유적지다.


이곳은 정말 올드 바간에서 최고의 유적지 스팟이라 생각하면 된다.

다른 데는 몰라도 아마도 이곳은 꼭 둘러야 할 장소일 것이다.






<이색적인 부 파야>



부 파야,

에야와디 강변에 면해 있어

올드 바간에서 가장 시원한 전망을 볼 수 있는 유적인데


황금빛 불탑과 푸른 강의 대조를 이뤄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에야와디 강>




맑은 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을 때와

흐린 날 잿빛 하늘일 때 탑의 느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갔을 때, 흐린 하늘이 개고 파란 하늘을

보여줄 바로 그 싯점이었다.











바간에서 가장 오랜된 탑으로 손끕히는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간의 왕족 소년이

신에게서 얻은 화살로 왕조를 위협하는 5가지 위험요소를 제거했는데


그 5가지 위험요소라는 게 참으로 참신하다.

새,멧돼지, 호랑이, 다람쥐 그리고 덩굴식물인 '박'이었다.


그 5가지 위협물을 제거한 장소마다

탑을 건립했는데, 박을 없앤 장소에 박 모양을 한 탑을 세운 곳이 부 파야다.



"그런데 박이 왕조를 위협하는 요소였다고?"







<호리병 모양의 부 파야>





부 파야 아래로는 선착장인데

이곳에서 배를 타고 강 건너로 투어를 다녀 올 수 있다.


이곳에 머물며 강만 바라보다 시간을 보내도

참 좋을듯한 평화로운 풍경이다.










사원 근처에 종이 있어

종도 두들겨 보고 먹거리도 팔고 있어 파인애플이나 망고도 사먹어봤다.



이 열매는 동남아 여행에서도 몇 번 봤는데

사실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팜 후르츠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듯 하기도 하다.

이 열매 뒤로 팔고 있는건 미얀마 전통의 간식거리인데 억수로 달다.








이게 단맛은 1도 없다.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과일인데 매우 심심하다.


니 맛도 내 맛도 없다. 예전 캄보디아에서 이미 먹어 본 기억이 있었는데

그 추억의 맛으로 사 먹어 본 것이다.







<꼭 떡 같다>



미얀마 사람들이 얼굴에 바르는 게 바로 '다나까'다.

식물을 갈아서 팩으로 사용하는 건데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미얀마 방식의 전통 자외선 차단제다.


다나까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또 어디든 바르고 다닌다.





<다나까를 개고 있는 아주머니>




살살 개더니 듬뿍 내 얼굴에 발라 준다.

사실 론지를 사러 간 것인데


너무 더워서 포기하고 그대신 다나까만 발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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