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일본 배낭여행기>/대마도

대마도 마라톤 여행-이즈하라

구상나무향기 2013. 11. 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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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하라! 대마도의 핵심 도시다.

대마도(쓰시마,對馬島)는 히타카츠와 이즈하라 두 도시로 나뉘는데

 

거리는 약 90km 안팎으로 차량으로 2시간 거리다.

 

 

 

 

<이번에 도전한 코스>

 

 

앞전 히타카츠를 깃점으로해서 42키로를 뛴 경험이 있는바

이번에는 이즈하라를 중심으로해서 뛰어보기로 계획을 잡았다.

 

 

 

 

 

자! 이번에 도전한 전체적인 지도다.

이즈하라항을 깃점으로 산림 임도와 44번.24번.192번 지방도를 거쳐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전체적으로 50km로 맞췄고 시간은 9시간으로 잡았다.

언제까지나 계획이었다.

 

 

 

<총 50km>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참..착각도 자유십니다"를 '192번 지방도 아유모도시 자연공원 입구'에서 외치고 말았다.

 

결국 본의아니게 트럭에 실리면서 "give up"을 외치고 말았는데,

쉬운게 없었다.

 

특히나 길이 얼마나 꾸불대는지 구글맵스에서 나온 거리와 실제 거리와의

이질감이 상당했다.

 

 

 

 

<이즈하라 국제터미널>

 

 

이즈하라 대교를 지나 도로를 쭉 따라가면

이즈하라 번화가가 나온다.

 

웬만한 숙소 및 식당들은 거기에 다 모여있다.

 

 

 

 

 

 

 

센료 민숙이 하룻밤 머물 장소였다.

처음에 부킹했던 호텔이 만석이라 급히 변경되었던 숙박 장소다.

 

이런들 저런들 나에겐 별 의미가 없다.

그저 씻기만 하고 잘 누워자기만 하면 그뿐이다.

 

 

 

 

 

 

 

티아라 몰이다.

대마도 탈탈 털어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이즈하라는 히타카츠보다야 인프라가 그래도 나은편이다.

여긴 쇼핑몰도 있고 대형마트나 각종 식당이나 편의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들 여기에 오면 우글우글 바글바글 댄다.

 

 

 

 

 

 

뛰는 내내 임도 길과 한적한 국도 길을 뛰기 때문에

식당이 없다. 점심을 위한 도시락과 물을 넣고 뛰어야 한다.

 

급수에 대한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마을 곳곳에 자판기가 많아 마실 물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식당은 단 한군데도 찾질 못했다.

 

 

 

 

 

서둘러 길을 나서야했지만

숙소에 짐을 맡기고, 가벼운 먹거리를 사는 것만으로도 1시간을 더 보내고 말았다.

 

오전 11시부터 뜀박질 시작했다.

 

 

 

<이즈하라>

 

 

 

제 1코스, 2.3km 구간이다.

이즈하라에서 산림임도 길로 접어드는 구간이다.

 

주유소를 지나 우측으로 접어들면 된다.

들머리를 몰라 1키로 정도 엄한대를 뛰어 갔다 돌아왔다.

 

 

 

 

 

<1코스,2.3km>

 

 

오징어를 저렇게 건조하고 있었다.

돌리면서 말리는 오징어 건조 기계다.

 

 

 

 

 

 

야타테 산 인근으로 24번 지방도에서 44번 지방도로 이어지는

산림 도로다.

 

여기서 조금 더 가서 우측으로 들어가야했는데  주유소에서 난 우측 길이

들머리인 줄 알고 잘 못 들어가 버렸다.

 

결국, 조금 헤매다가 길은 제대로 찾아들었다.

 

 

 

 

 

제2코스, 3.4km

산림 도로는 번호가 없다. 차량이 다닐 정도의 정비된 길이지만, 우리처럼 도로 번호는 주어지지 않는다.

24번 지방도에서 44번 지방도로 연결해 주는 그런 산림 도로다.

 

구글맵스가 아니면 몰랐다.

 

 

 

 

 

 

길은 험하지 않고 충분히 다닐 정도다.

차량 왕래도 빈번해서 오히려 조심해 할 정도였다.

 

녹나무와 동백나무 등 상록수림이 울창한 오르막 길을

내내 걸어 올랐다.

 

여기서 좌.우측 갈림길까지 3.4km 거리다.

우측으로 가야 44번 지방도를 만나는 계획된 코스가 된다.

 

 

 

 

 

천남성 열매가 붉다.

여기 종류가 남달랐다. 국내에서 자라는 어떤 천남성보다 굵고 컸다.

 

 

 

 

 

제3코스 6.9km 구간이다. 

점심을 먹고서는 서둘러 걸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당연히 나온다.

 

내리막에서 신나게 뛰었다. 

 

 

 

 

 

전체적으로 산을 뚫고 내려온다.

야타테라는 산인데 아마도 그 산에 놓여진 산림 도로가 아닌가 싶다.

 

44번 지방도를 만나면 다시 산림 도로 길을 찾아 나서

반대편 마을로 넘어가는 여정이다.

 

 

 

 

 

 

마을이 고즈늑하게 다가온다.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린게 마치 우리네 시골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을 내려오니 이런 넓은 길을 만난다.

대마도에서 이정도로 폭이 넓은 길도 드물다.

 

 

 

 

 

어느듯 44번 지방도를 만난다.

여기서 우측으로 틀어도 이즈하라로 향하게 된다.

 

 

 

 

 

 

 

 

대마도의 울창한 원시림을 느껴보기 위해서

떠나 온 여정이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로 우거진 숲 길을 뛰어보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는 상태였다.

 

이제 정말 숲 속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제4코스, 12.9km

이번 여정 중에서 가장 멀고 힘든 구간이다.

 

산을 내려 오자마자 다시 올라서 건너편 마을까지 가야 할 여정이다.

 

 

 

 

 

 

변수가 발생했다. 이 도로는 알고보니 거의 차량과 사람이 이동하지 않는 

산림 도로였다.

 

길은 정비되지 않았고 잡목과 이끼들로 가득차 있어

차량의 왕래가 거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적막강산의 숲 속이었다.

 

 

 

 

 

조금 오르니 표고버섯 재배 막터가 나온다.

히타카츠 숲 속을 뛸 때도 저런 풍경들을 자주 만났었다.

 

서늘한 입지 조건으로 표고버섯 재배가 아주 성행하고 있었다.

특히 대마도 산 표고버섯은 본토에서도 꽤 알아준다고 할 정도다.

 

 

 

 

 

도로 끝에 있었던 외딴집의 풍경이다.

볏단을 저렇게 늘어놓고 있는 풍경이 이채로웠다.

 

군데군데 감나무의 감들이 붉게 물들어가는 서정들이

꼭 우리네 농촌 들녘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남오미지의 모습이다.

한국에서는 전라도 지역의 섬에 드물게 자라는데 여기에서 만날줄 몰랐다.

 

 

 

 

이건 멀꿀이다.

으름과 닮았는데 그 맛도 닮았다. 달달한 바나나맛이 난다.

 

 

 

 

 

이제 산림 도로에 접어든다.

사진과 같이 차량이 거의 다니질 않는 낡은 도로였다.

 

건너편 마을에서는 제대로 된 44번 지방도로 넘어오기 때문에

 

구태여

꼬불대고 험한 이 도로를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다 넘어가니 도로가 왜이리 정비되지 않은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뜀박질 해보겠다고 덤벼든 용감한 이방인은

정말 환호하면서 뛰었다. 길은 원시적이면서도 아주 한적했기 때문이다.

 

차량의 방해도, 소음도 그리고 사람도 없었다.

근 13km을 2시간30분에 걸쳐 뛰면서 제대로 된 힐링타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본인도 잘 모르는 길이었다.

원점회귀를 위해 구글맵스에서 찾아 낸 길이었는데

 

올레~를 외쳤다.

 

 

 

 

 

 

오르막이 있으면 역시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한참을 신나게 뛰어서 내려갔다.

 

편백나무(히노끼)와 삼나무(츠끼)로 우거진 원시림을 마음껏 즐긴 뜀의 시간이었다.

 

 

 

 

 

쭉쭉 뻗어진 저 울창한 숲을 보시라

느낌 제대로다.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무가 편백나무다.

종일 그 숲 속을 뛰고 또 뛰었다.

 

 

 

 

 

지루한 숲 속 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조망도 간혹 나왔는데

 

뛴다고 몰랐지만, 제법 깊숙한 숲이었다.

조망터에서 바라 본 장면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능선과 능선이 제법 깊고 아늑했었다.

 

 

 

 

 

이런 숲속이다.

한참 오르다보니 이런 깊은 곳까지 오르게 되었다.

 

 

 

 

 

 

군데군데 오렌지 종류로 보이는 귤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마을 어귀에선 오렌지와 자몽 그리고 금귤(낑깡)도 보인다.

 

아무래도 부산보다 더 아래에 위치한 탓에 재배가 가능한 모양이다.

신기한 건 이 나무들이 숲 속에도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르막을 다 오르고 이제 내리막을 뛸 차례다.

신이 나게 마을까지 뛰고 또 뛰어봤다.

 

마라톤의 묘미는 이런 재미고, 또한 이러한 숲 속 길을 뛴다는 희열에

대마도를 찾은 거다.

 

 

 

 

 

 

드디어 44번 국도 합류지점을 만났다.

이제 제대로 된 정비된 길을 만나게 되었다.

 

마을까지 신나게 내리막이다. 줄 곧 뛰고 또 뛴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살떠나 활마냥 쏜살같이 지나가고 있었다.

예정된 시간을 많이 초과해 버렸다.

 

 

 

 

 

 

 

해가 뉘역뉘역 떨어지고 있을 찰라에 만난 해변가에 있는 마을이다.

이즈하라마치 '고쓰키'다.

 

시작부터 여기까지가 누적 25.5km다.

시간 엄청 걸렸다.

 

여기서 192번 도로입구 사스세 마을까지

약 8km을 더 가야한다.

 

 

 

 

 

 

시작부터 고쓰키마을까지 25.5km, 4시간 30분이 걸렸다.

불과 25km 남짓 오는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다니...

 

자책도 나름이지만, 실제 산림 도로가 엄청 꼬불대고 오르막이 심한 탓도 있었다.

 

무엇보다 빨리 뛰질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실력 탓도 있지만

산림 도로의 난감한 난코스가 결국 시간을 잡게 만든 효과다.

 

 

 

 

 

고양이 들이 한군데 다 모여있다.

키우는 고양이들인지 아님 동네 고양이들의 마실 장소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양새가 귀엽기만 하다.

 

 

 

 

 

 

유일한 식수 공급원 자판기다.

150엔 정도하는 녹차가 가장 낫다.

 

이 자판기가 마을어귀에 군데군데 놓여져 있기 때문에

그나마 물걱정은 덜었다.

 

마트나 편의점은 없다. 식당도 없다.

 

 

 

 

 

해안가 도로가 잠시간 나오더니

다시 오르막이 이어진다.

 

오르막이 끝나면 내려가고 또 오르막이다.

해안가 도로가 험한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명불허전이다.

 

 

 

 

 

제5코스, 8.6km 구간이었다.

고쓰끼마을에서 192번 도로, 합류지점까지 거리다.

 

 

"아이고 아직 멀었나"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었다. 정말 지루했던 시간이었다.

행여 들머리를 지나쳤다 싶어 지도를 보고 또 봤다.

 

신나게 뛰었는데도 1시간30분이 걸렸다.

 

 

 

 

 

 

이 도로에서는 평화로운 저녁 풍경을 보았다.

 

개천에서 무와 푸성귀를 씻으며 저녁을 준비하는 일본인들의 일상과

아늑하고 평화로운 그들의 생활에서 많은 정서적인 풍요로움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오롯이 뛰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낭만들이다.

차량으로 휙 지나면 절대 볼 수 없고 느껴볼 수 없는 풍경들과 감정들이다.

 

 

 

 

 

 

 

렌턴과 깜빡이로 무장하고 불을 밝히니

드디어 192번 도로와 합류했다.

 

엄청나게 늦었다. 이 정도로 늦어질 줄 몰랐던 시간이었다.

 

여기까지가 시작부터 34km 지점이었다.

 

 

 

 

 

제6코스와 제7코스, 16.5km 구간이다.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이 있는 192번 도로를 횡단해서 24번 지방도와 만나

이즈하라로 돌아가는 코스다.

 

 

 

 

 

여기서 돌발사항이 발생했다.

어둡고 컴컴한 밤 중 도로를 뛰고 있는 정체불명의 사람을 본 일본인이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이 시간에 길을 잃고 헤매고 있구나, 내가 가서 태워줘야지"

친절한 일본인의 생각은 그랬든것 같다.

 

소형 트럭이 내 곁에 오더니

타라고 한다.

 

지금부터는 일본어다.

 

"어디까지 가는가 젊은이 "

"난, 이즈하라까지 갑니다"

"아이고 미친놈아, 거기가 어디라고 여기서 뛰어간다 말이냐"

"난, 마라토너고 이런 경우에 익숙합니다"

"잔말 말고 트럭에 타라 여기서 이즈하라까지는 엄청 멀다. 이밤에 위험해"

 

 

 

<트럭 짐칸에서...>

 

 

순간 그 분의 '친절한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다.

트럭에 올라 타는 순간, '마라토너의 숙명'에 짐짓 아쉬움이 뜨올랐지만

 

결국은 잘한 일이 아니였나 싶다. 트럭에 타서 오는 길을 보니 정말 멀고 험했다.

아마도 밤 11시가 넘어야 도착했을 사항이었다.

 

구글맵스에선 16.5km 남았다고 했지만, 실제 트럭에서 느낀

거리감은 그 이상이었다. 실제 어느정도의 거리인지는 몰라도 괴리감이 제법 심했다.

 

 

 

 

 

<도시락점 혼토모토에서...>

 

 

어째튼 구글맵스 기준 총 36km 남짓,

시간은 7시간 40분 정도를 뛰고 결국 트럭에 얹혀 오면서 이번 대마도 뜀박질 시간을 끝냈다.

 

36km에 저정도 걸린 시간을 보면 정말 험했던 코스였다.

쉬운 코스가 아니다. 농띠 부려가면서 뛴 시간이 아니였기에 더더욱 코스의 험함을 몸소 느낀바다.

 

 

 

 

<센료, 회정식>

 

 

이즈하라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다.

 

친절했던 일본인의 자상한 행위 덕분에 일찍 마칠 수 있었다.

덕분에 넉넉한 저녁과 충분한 이즈하라에서의 여유로움도 가져볼 수 있었다.

 

 

 

<세슘 함량 초밥>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렸는데, 예정된 코스를 다 소화했다면

아마 밤 11시까지도 못 들어오고 낑낑거리고 있었을 것이다.

 

어째튼, 이번에도 멋진 뜀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나에게 건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지게 해준 신에게 감사할 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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