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일본 배낭여행기>/대마도

대마도 마라톤 여행-히타카츠

구상나무향기 2013. 3. 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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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카행 버스>

 

 

대마도의 아래쪽 하대마(下対馬)인 이즈하라에서

上対馬(상대마)인 히타카쓰까지 382번 도로 상 길이는 구글맵스 기준 86km 남짓이다.

 

즉, 횡단을 할려며 86km의 거리를 뛰어내야 한다.

 

하지만 위성 상 그어내는 gps 거리와 실제 두발로 뛰는 감각의 차이는 언제나 괴리감이

있기 마련이다.

 

또한, 굴곡이 심한 대마도 도로를

감안한다면 86km는 수치상의 거리일뿐 실제로는 더 걸린다고 봐야한다.

 

"너무 힘들어..대마도는 길이 꾸불거려서"

"고도 차이가 많이 나서 MTB 자전거로도 1박2일로는 힘들어 해"

 

 

 

 

 

 

 

대마도를 여행 해 본 사람과 그리고 여행사 직원들의 말로도

길이 매우 험함을 강조하고 있었다. (실제로 뛰어보니 10%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

 

인터넷을 아무리 검색해도 대마도를 뛰어 본 사람은 없었다.

횡단이나 또는 마라톤으로 뛰어 본 사람들의 기록은 존재치 않았기에 참고로 해 볼 자료도 없었다.

 

대부분 MTB 내용이 주로고

그나마 있는 건 7월에 열리는 대마도마라톤대회 (하프) 내용뿐이었다.

 

 

 

 

 

<MTB 횡단 지도>

 

 

대마도는 선박편을 이용해야 하기에

입.출국 시간이 정해져 있는 제한적 조건이다.

 

뛸 수 있는 시간이 녹록치 못하기에

시간 안배가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난관이라 하겠다.

 

조금만 늦게 도착해도 배는 떠난다.

 

실력 좋은 사람들이야 훨~훨 뛰면 되겠지만

나같은 헐랭이 뜀꾼은 언제나 시간에 맞추기란 버거운 노릇이다.

 

 

 

<히타카츠 터미널>

 

 

울트라마라톤 형식으로 넘어가기엔 조건이 까다로운 대마도의 현실이었다.

음식물 보충만 된다면 어렵고 힘들더라도 밤을 세워 뛸 수 있을것이다.

 

생각보다 고저의 차이가 심하지는 않지만 다소 꾸불되는 길들이라 실거리는 더 많이 나간다.

총 86km지만 10%을 더해 95km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면 맞을것 같다.

 

 

 

 

 

 

구글맵스로 캡쳐한 이번에 뛴 거리다.

41.2km 나온다. 실제로는 조금 더 나올거다.

 

 

 

 

 

 

인프라가 가장 문제다.

도로엔 가게도 편의점도 없다. 실제 뛰어보니 규모가 그런데로 있는 마을에만 마트가 한 군데 있는 정도고

거리 자판기가 전부였다. 식당은 아예 없었다.

 

밤이 되면 오고가는 자동차도 없는 어두캄캄한 길을 홀로 독주를 해야 한다.

뭐...그런 정도야 울트라마라토너라면 즐기는 수준이겠지만

 

무엇보다 횡단할려면 음식물 보충이 가장 큰 문제다.

 

문제는 마을에 도착해도 식당이 없다는 사실이다.

부피가 큰 도시락을 넣고 뛰어야 된다는 게 어려운 점이다. 베낭을 좀 더 큰걸 가져와야 한다.

 

 

 

 

 

 

대마도 횡단을 한다면 쉬면 안된다.

쉬면 다음 날 뛰기란 더 버겁다. 신체적으로 근육통으로 인한 부담감이 생기고

심리적으로도 나태함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선박 출발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남은 거리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새벽같이 일어나 뛰어야 하기에

쉬나 안쉬나 사실 크게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숙박시설이 별로 없기에 딱 중간지점인 미네 마을이 거의 50KM 수준이다.

자고 나면 절반을 더 뛰어 가야한다.

 

숙박시설이 제한적이란 게 아쉽다.

만일 더 연구해서 숙박시설이 더 적당한데 있다면 잡으시길 바란다.

 

 

 

<382번 국도>

 

 

 

 

선박 출발 시간은 선박에 따라서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다. (비틀과 코비에 따라서 다르다.)

선박 출발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혹시 횡단을 계획하고 있다면

쉴 생각말고 무조건 뛰는것으로 계획하길 바란다.

 

다음 날 선박 출발 할 떄까지 뛴다고 생각하고 가야한다.

일찍와도 쉴 곳도 머물 곳도 없는 시골 마을이다.

 

 

 

 

 

 

 

 

일단 가보기로 했다.

횡단을 위해서라면 사전 답사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험하면 얼마나 험하길래??"

 

가보면 알것이다.

 

일단 상대마인 히타카츠에 도착해  40여분 떨어져 있는 오시카 마을까지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 56번 지방도를 이용해서 382번 국도를 이용해 돌아오는 방법을 택했다.

 

 

<오시카 마을로 가는 길>

 


사전 답사지만 계획은 충분히 했었다.

워낙에 교통편이 열악하기에 버스시간표를 꼼꼼히 체크해서 알아낸 버스다.

 

 

대마도버스시간표[1].pdf

 

비틀호로 부산에서 히타카츠항까진 10:10분 도착인데 맨 앞에 서서 빨리 내렸다.

큰 짐은 물품보관소에 보관한 다음 (나중에 문이 닫혀 배낭을 못 빼내 난감했었다. ㅠ.ㅠ)

 

 

 

 

<히타카츠에서 제일 큰 벨류마트>

 

 

작은 울트라배낭만 메고서는 길을 나섰다.

11:00에 히타카츠항에서 출발하는 오시카행 버스를 타면 된다.

 

벨류마트에 들러 도시락과 음료를 챙겨 작은 베낭에 억지로 구겨넣고서는 버스를 탔다.

식당이 없기에 음식물은 필수 구입이다.

 

벨류마트의 도시락이 정말 맛있는데,

웬만한 식당보다 나은 지경이다. 주먹밥과 김밥 도시락을 사서는 챙겨넣었다.

 

만일 당일로 모두 다 뛸거라 계획했다면

부피가 작은 주먹밥을 많이 챙기시라...든든하고 무척 맛있다.

 

 

 

 

 

이번에 뛰어 볼 거리는 총 42km다.(구글 맵스 기준)

선박이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해서 충분히 안배했던 거리였다.

 

지도 상 오른쪽 아래 오시카마을에서 뜀박질 시작이다.

히타카쯔항에서 오시카마을까지는 버스이동

 

코스는

오시카-56번 지방도-니타-382번 국도-사스나-히타카츠항

 

 

무엇보다 핵심 도로인 382번 국도 구간을 포함하고 있고

56번 지방도를 통해 원시적인 숲 속의 기분도 느껴볼 수 있을것 같아서 선택했다.

 

원점회귀 코스를 이리저리 연구하다 찾아낸 코스다.

거리가 너무 멀어도 당일 무리가 있기에 적당한 코스를 찾아내야만 했기에

 

버스+뜀박질로 접목한 코스다.

 

 

 

 

 

 

 

버스로 이동한 거리다.

이만큼은 버스로 이동하고 돌아올 땐 뛰었다.

 

 

 

 

 

오시카 마을까지는 히타카츠항에서 48분이 걸린다.

슈시강 가는 버스행을 타면 오시카가 종점이다.

 

 

 

 

 

 

 

드디어 오시카 마을에 도착했고

뜀박질은 시작됐다.

 

오시카 마을은 조그마한 항구가 있는

참 소담스런 어촌이었는데, 이런 어촌들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대마도는 산.바다가 공존하는 곳이다.

 

 

 

 

 

56번 지방도로 들어가는 길이다.

 

여기서 382번 국도를 만나는 니타마을까지는 13KM다.

꼬박 2시간 30분 걸렸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제법 걸렸다.

 

입구에 '쓰시마야마네코' 즉, 대마도 삵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천연기념물로서 대단히 중요시 여기고 있었다.

 

도로내내 정말 숱하게 세워져 있다.

삵이 갑작스럽게 달려드니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마을은 고즈늑하고 아담하다.

일본 여행을 지금껏 15회 이상을 했지만

 

"정말 정이 안 가..."라는 독백을 갈 때마다 했었다.

 

정갈하고 깔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서가 없다. 그 깔끔함에 우리네식 포근한 인정은 잘 찾을 수 없다.

 

그 깔끔함 속에 칼 같은 냉정함이 있기에 가능한 일상이니

우리네 정서와는 상반된다 하겠다.

 

(각자의 철학이니 그러려니 하자)

 

 

 

 

 

 

어느 오르막을 오르면서 바라 본 산야의 모습이다.

대마도의 산림은 아주 잘 보존되어 있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네라면 펜션.식당.모텔.암자 등으로 도배를 했겠지만

이곳은 도로 딱 하나 뿐이다.

 

그들의 자연사랑 정신은 정말 배울만하다.

그리고 감탄스럽다.

 

 

 

 

 

드디어 내가 그토록 동경했던

삼나무 숲 속을 뛰어 볼 기회가 생겼다.

 

삼나무를 쓰키, 편백나무를 히노키라 하는데

구스노끼라 불리는 녹나무와 더불어 대마도를 뒤덮고 있다.

 

 

 

 

 

니타마을까지

13KM, 2시간 30분을 뛰면서 차량은 단 3대를 만났을 뿐이다.

 

 

 

 

 

삼나무 숲 속 곳곳에서 표고버섯 재배를 하고 있었다.

자연성이 좋아 표고버섯 재배가 잘되기 때문이란다.

 

대마도 숲 속 전체에 엄청나게 재배하고 있었다.

 

졸졸 흐르는 도랑 같은 개천도 맑고 깨끗하기만 하다.

 

 

 

 

 

멀리서 보니 다슬기가 있는것 같아 찾아보니

역시 토실한 다슬기가 물에 널려 있었다.

 

개천 전체에 다슬기는 지천으로 깔려 있었는데, 대부분 오동통했다.

 

반디불이가 다슬기를 먹이로 하는데

그렇다면 이곳도 반딧불이의 천국이 아닐지 싶었다.

 

역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마도와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늦반딧불이가

대마도에 많이 서식한다고 한다.

 

여름나절 밤에 이 숲 속을 뛴다면

번쩍번쩍 늦반딧불이의 불빛을 겪어볼 수 있을것이다.

 

 

<인증샷 찍고 모두 개천으로..>

 

삼나무 숲 속 아래에 저렇게 개천이 흐르고 있다.

더 그늘 진 숲 속으로 들어가니 표고버섯 재배를 엄청 하고 있었다.

 

 

<개천 곳곳에 다슬기가 지천이다>

 

 

정말 뛰기 좋은 조건의 도로다.

자연성 좋은 뜀박질 장소를 찾아내는 건 마라토너의 숙명이기도 하다.

 

언제나 그런곳을 찾고 또 찾아간다. 그리고 늘상 동경한다.

그 재미는 해보지 않으면 모를것이다.

 

물론 개고생은 덤이다.

 

 

 

 

 

 

반사경에 비친 삼나무 숲 속 길이다.

엄청 재미나면서도 행복한 뜀의 시간을 즐겼던 코스였다.

 

나중 382번 국도는 오르막도 많고 차량도 많아

이 코스만큼 좋지는 못했다.

 

 

 

 

 

 

s자로 휘어진 길은 계속해서 구비대며 이어진다.

 

 

 

 

셀카로 함 찍어봤다.

 

 

 

 

 

숲 속 길을 벗어나니

이윽코 골프장이 나타난다.

 

골프장 뒷쪽으로 휘어진 길이 아늑히 멀게만 느껴지지만

뛰어보면 금방이다. 실제로는 1km도 채 안되는 거리지만 눈으로 보면 엄청 멀어보인다.

 

 

 

 

또한번 놀랐다.

숲 속으로 들어가니 개천에 저런 큰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었다.

 

한 두마리도 아니고 덩치 큰 물고기가 5마리나 노닐고 있었다.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겠다.

 

잉어나 붕어는 아닌듯하다.

잉어가 이런 산 중 계곡에 서식한다는 건 나도 처음 듣는 일이기에 아마 다른 어종이 아닐까 싶다.

누치로 보이기는 하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물 속 곳곳에 물고기들은 천지로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잡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보전이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항구에서 일본인이 낚시를 하는데

들이대는 족족 물고기들이 잡혀 나오는 풍경도 봤고

 

계곡 아래에 물고기떼가 줄지어 다니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생태 환경이 깨끗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네 ?...아마 그물쳐서 다 잡았을 것이고

다슬기는 싹쓸이해서 씨가 말랐을 게 뻔하다.

 

그나마 몫 좋은데 펜션 안짖고 살면 다행이다.

 

우린 개발이 먼저고

이들에겐 보전이 먼저다. 이들의 철학이 솔직히 난 부럽다.

 

 

 

 

드디어 니타마을에 도착했다.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수수하기만 하다. 하지만 마을의 규모에 비해 자판기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을뿐 어떤 편의시설도 찾질 못했다.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들 마다 인사를 한다.

 

생긴 때깔과 풍모에서 (얼굴 넓고 덩치 크니) 한국인임을 바로 알았을 것이다.

사람들 인사성은 밝더라

 

 

 

 

여기서부터는 382번 국도 길이다.

대마도의 핵심 도로다.

 

382번 국도는 히타카쓰에서 이즈하라까지 이어진 도로다.

총 91km의 거리다.

 

 

 

 

 

 

여기서부터는 내내 낑낑댄다.

체력도 어느듯 소진되고 길의 굴곡은 더욱 심해진다.

 

하지만 못 갈 정도는 아니다.

꾸역꾸역 다리품을 늘려 계속해서 목적지를 향해 뛰어간다.

 

오르막은 걷고

내리막은 뛰고...

 

사스나 마을이 나오기까지 내내 뛰었다.

 

 

 

 

 

 

드디어 사스나 마을이다.

여기서 히타카쓰항까지 11km 거리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어느듯 렌턴을 꺼내 불빛을 밝히며 어둠 속을 뛰고 또 걷고하면서 히타카쓰로 향했다.

 

 

 

<사스나 마을>

 

 

사스나 마을은

제법 규모가 있는 어촌이었다.

 

풍경이 아주 아름다운 마을이었는데 바쁜 와중에도 멈춰서

한참을 바라보고 갔었다.

 

 

정말 아름다운 어촌이었다.

 

 

 

 

어쩌다 지나가는 차량의 운전자가

신기한듯 쳐다보고 지나간다. 하기사 뛰는 내내 다들 쳐다보고 가곤 했었다.

 

대마도를 뛰는 한국인이 그리 흔하지는 않을터이다.

적막강산 시골 산길을 누가 뛰어가겠는가...

 

해는 이미 지고

정신없이 걷고 또 뛰고를 반복했다.

 

히타카쓰항까지 5km가 채 남지 않았던 순간이다. 이 후부터는 사진 촬영은 못했다.

 

 

 

 

 

 

드디어 히타카쓰항에 도착했다.

오전에 출발했던 바로 그 장소다.

 

쓰시마 택시가 그나마 불이 밝혀져 있어 시간 계산용으로 찍어보았다.

 

오전 12:00 오시카 마을

        14:30  니타 마을

        17:35 사스나 마을

        19:30 히타카쓰항, 도착 후 저녁...

 

총 7시간 30분 걸림

구글 맵스 42km, 실제거리 약 45km 추정

 

항에서 호텔까지 2km는 별도(30여분 걸림) 

 

 

 

 

 

 

시골이기도 했지만

워낙에 인프라가 없어서 그런지 8시쯤에도 모두 불이 다 꺼져 있었다.

 

터미널 물품보관소도 문이 닫혀져 있어 큰 배낭을 찾지못해 난감했었다.

호텔바우처.여벌옷이랑 카메라랑 다 거기에 있었는데 무용지물이 되었다.

 

 

 

<히타카츠항에서 호텔까지 2.1km>

 

호텔이야 사전에 검색을 해서

위치를 알아둔 탓에 어찌어찌 30분을 걸어서 겨우 찾아갔었다.

 

하지만 여벌옷이 없는탓에

땀에 쩔은 옷을 다음 날에도 입어야만 했었다. ㅠ.ㅠ

 

9시쯤 호텔에 도착하니 카운터 직원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왜 늦었냐고 물어봐서 지금껏 뛰어왔다고 지도를 보여주니

 

"스고이..스고이(대단해)"를 연발한다.

 

美친짓이지...대단하기는 뭐....

 

 

<야에 식당에서 먹었던 저녁>

 

 

행여 대마도 횡단 마라톤을 준비하는 울트라 런너가 있다면

주저말고 질문을 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나름 많은 준비를 했고 답사까지 했기 떄문에

조금 알고 있는 지식이라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마도버스시간표[1].pdf
3.4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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