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지리산행기

피아골 단풍 (2021,10,30)

구상나무향기 2021. 10. 30. 19:13
728x90

평생 처음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해봤다. 눈수술 하고 처음이다.

 

 

 

눈 수술하고 난 뒤 처음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해봤다.

지금껏 운동 중에도 선글라스는 착용한 적이 없었던 지난날.

 

멋진 선글라스를 착용해보고 싶었지만

도스가 들어간 선글라스는 어지럼증이 심했다.

 

어찌 보면 평생 처음으로 선글라스 끼어 본 날이다.

눈 수술하니 이런 건 편하긴 하다.

 

 

 

 

 

 

"올해 단풍이 일주일은 늦어요"라고

이미 다녀온 지인들의 넋두리가 지리산을 맴돌았던 지난날.

 

하기사 지금쯤이면 지리산 어느 골짜기를 올라도

단풍이 절정이었을 시기에 새파란 연녹빛만 구경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하소연으로

 

혹여 이번 주 피아골 단풍도 사정이 저러지 않을까 저어기 염려했었다.

 

 

 

 

 

 

피아골로 산행을 잡은 이유는 딴은 한 가지.

다들 저질체력들의 집합체였기 때문.

 

사실 피아골은 단풍이 그리 화사한 곳은 아니다.

다만 이곳이 유명하 게 된 계기는 쌍계사나 화개장터와 더불어 이곳이 관광지로

일찍 개발이 되었기 때문.

 

피아골 대피소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산행길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곳이 단풍 유명지로 이름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지리산에선 이 정도 단풍 때깔은 차고 넘친다.

다만 그곳들이 많은 사람들을 유입시키기 곤란한 장소들이기 때문이다.

 

 

 

 

목표는 삼홍소.

 

연곡사 주차장과 피아골 주차장은 늦은 시간에 가면 이미 다들 만차다.

그래서 도로 끝까지 올라가서 식당 주차장을 이용하고 식사 한 끼로 주차비를 대신하자

 

그게 제일 현명한 방법이다.

 

 

 

기우와 달리 피아골 단풍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중.

불과 며칠 사이에 단풍이 더욱 더 붉게 물들어 버렸다.

 

며칠 전, 지인은 단풍에 대한 하소연으로 SNS에 넋두리가 가득했었다.

 

불과 며칠 후, 오늘은 완전 달랐다.

피아골은 딱 절정이었다.

 

 

 

 

단풍의 색감은 이번 주 정도가 가장 좋을 듯하다.

 

산행은 둘째고 오늘은 유람이 목적.

평소 바쁜 걸음으로 지나친 계곡미의 서정이 오늘은 피부에 와닿는다.

 

졸졸 흐르는 단풍 계곡 속, 저 안에서 하룻밤 잤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한 거 보니 꾼은 꾼인가 보다.

 

 

 

 

 

 

 

 

 

 

 

 

 

 

 

사실 삼홍소의 이름은 지나친 면이 많다.

 

뭐가 그리 붉은 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계곡, 물 세 가지가 붉다고 해서 삼홍소라 지었는 데 이는 서정적으로 다가가야지

실체적 측면은 과장되기 마련이다.

 

‘흰 구름 맑은 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가을의 붉은 단풍 봄꽃보다 고와라./ 천공天公이 나를 위해 뫼빛을 꾸몄으니/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어라.’

 

이는 남명 조식의 시 '삼홍소'에서 유래한 것이다.

 

 

 

삼홍소 단풍

 

 

대게 이코스는 노고단과 함께 연계해서 산행하는 경우가 대부분.

왜냐하면 노고단에서 시작하면

이곳까지는 줄 곧 하산길이기 때문이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올라 능선에 오르면 피아골까지는 내리막이기 때문에

산행하기가 편하다는 이점 때문이다.

 

피아골 대피소에서 노고단까지 올라가는 계단길은 사실 상당한 곤역으로

상당한 체력이 요구되는 인내의 길이다.

 

 

 

삼홍소 단풍

 

 

피아골 대피소에서 계곡만 치고 오르면 삼도봉과 반야봉 사이로 

뚫고 나온다.

 

소위 용수암골, 우측으로 오르면 무착대.

직진하면 삼도봉과 반야봉 사이.

 

두 계곡 모두 야영을 목적으로 산행한 적이 있었는데

산행 난이도는 우측 무착대가 훨씬 더 어렵다.

 

이유는 길은 없고 계곡의 너덜이 심하기 때문, 반면 직진하면 다소 길은 뚜렷하고

너덜지대보다는 산죽밭이라 산행이 그나마 편하다.

 

 

 

삼홍교

 

 

 

 

 

 

연곡사

 

 

 

 

 

당치민박산장, 산행 후 이곳을 찾은 이유는 바로 산닭구이 때문이다.

산닭구이와 나물 반찬이 아주 맛있기로 소문난 곳.

 

구비구비 길을 올라 "아니 이런 데 맛집이 있나"하고 의구심이 들 찰나에

나타난 인산인해의 장소, 바로 당치민박산장.

 

 

 

 

 

이 시간에 그리고 이 산골에

이런 맛집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이걸 알고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도 신기하다.

 

맛집은 어디에 있건 항상 붐비는 건

불문율인가 보다. 모두 테이블과 방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우리 또한 이미 예약했기에

맛 볼 수 있었던 산닭구이다.

 

 

 

 

당치민박산장에서 하룻밤을 잘 수도 있지만

근처에 좋은 펜션이 많으니 피아골 여행도 하고

 

이곳 근처 어디에서 자도 충분히 좋을 매력 만점의 가을 여행 장소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