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일반산행기

신불산휴양림~간월재~신불산~신불산휴양림

구상나무향기 2021. 9. 3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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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래소폭포

 

 

 

지금 이 시기, 가장 산행하기 좋은 곳을 꼽으라면

여러 군데가 있겠지만 당연코 으뜸은 영남알프스 억새 평원인 간월산과 신불산일 것이다.

 

수십 번도 더 간 곳이지만 늘 가고프고 설레는 곳, 특히나 지금 이 시기.

이곳에서 누리는 정서와 감정은 딴은 특별하다 할 것이다.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어느덧 폭염의 기세를 누르고

구절초와 쑥부쟁이 하늘거리는 가을 내음이 가득한 영남알프스 신불산으로 걸음 해봤다.

 

 

 

 

구절초

 

 

 

코스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날 날씨가 흐렸기에 다행히 무난한 임도 코스로 정했다.

 

땡볕이라면 임도는 대략 난감하겠지만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지금의 시간.

딱 걷기 좋은 곳이다.

 

신불산 휴양림에서 간월재 억새를 보기 위해서라면 

임도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인데 임도의 길은 신불산 상단 휴양림에서 두 갈래로 갈린다.

 

 

 

 

 

휴양림에서 바로 우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걸으면 간월재와 신불산으로 오를 수 있고

직진하면 죽림굴을 지나 간월재로 오를 수 있는 선택의 장소다.

 

오붓하고 가을꽃이 가득한 낭만을 원한다면 사실 우측 임도로 진행하는 걸 추천.

거긴 차량도 안 다니고 사람도 없는 가을꽃이 하늘거리는 '나름의 가을 길'이기 때문이다.

 

 

 

 

 

임도는 3km 남짓. 사부자기 걸으면 1시간이 좀 더 걸리는 길.

 

그날 바람이 시원해서 힘든 줄 모르고 곳곳에 피어난 들국화를 보며

가을 정서에 푹 빠져 걸은 길이다.

 

꽃향유, 쑥부쟁이, 구절초, 누리장나무 등 가을꽃들이

대거 피어나 산꾼의 방문을 반기는 모양새다.

 

들국화라 불리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참취와 까실쑥부쟁이들도

이곳에 가득히 피어나 가을 정서 그날 제대로 맛 본 날이었다.

 

 

 

쑥부쟁이

 

날씨는 적당히 흐려

걷기에 최적이었는데 나중에 이윽고 비가 내리더니 또 거치길 반복했었다.

 

 

저멀리 재약산과 천황산

 

 

간월재엔 수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억새의 향연을 즐기기 위해

찾아들었다. 

 

이제 억새는 피기 시작, 아마도 10월 초가 되면 이곳은 수많은 산꾼들로 인해

더욱 인산인해가 될 것이다.

 

나 역시 억새 시기가 되면 신불산 테크에서 몇 번 야영하기도 했었다.

 

신불산 테크와

간월산 언저리는 산꾼들로 몸살을 앓는 시기 또한 지금이다.

 

 

 

간월재
간월재
간월재, 간월재 휴게소
간월재
간월재

 

 

사람에겐 늘 시절인연이라는 게 있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오는 인연 가는 인연이 다 있을 것이고

그 인연을 막거나 잡지 말라고 했었다.

 

시절인연, 원망과 갈망이 있다 한들 어쩌랴

영원한 것이 없으니 욕심부릴 것도 아니다.

 

갑자기 왠 시절인연 인가 싶지만

지난 세월 수많은 사람들과 이 길을 함께 걸었기에 그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싶어 시절인연 운운해 본 것이다.

 

 

 

신불서릉에서 바라본 간월재와 간월산
간월재

 

 

바람이 차더니 갑자기 매섭게 불어 닥친다. 급기야 비까지 내리고

산야는 온통 구름으로 뒤덮인다. 

 

1분 전 풍경과  사뭇 다른 반전의 모습.

맑고 갠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돌려놓았다.

 

바람을 피해 숲으로 스며들어 라면을 끓여 끼니를 대신하니 

 

역시나 산중라면은 진리라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점심 먹고 있으니 잠시 하늘을 열었다 싶더니

또 구름 속으로 덮어버려 내내 오리무중 속내다.

 

잠시 하늘이 맑은 틈에 저 멀리 신불평원 넘어 영축산을

잠시나마 마주한다.

 

 

 

저멀리 보이는 영축산

 

 


신불산은 가을 바람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코로나의 엄중한 시기, 제빨리 사람들을 피해 신불재로 내려선다.

 

신불재 샘터의 시원한 물이 그리울 싯점.

당장 달려가 시원하 게 마시는 나만의 즐거움이다.

 

이 신불재 샘터의 물맛은 가히 일품이다. 탄산이 들어있는지 약간 톡쏘는 맛이

느껴지는 산중 최고의 물맛.

 

아마도 영남알프스의 샘터 중 이곳 신불새 샘터의 물맛 만큼 좋은 곳도 드물 것이다.

 

 

신불재

 

신불재에서 신불산휴양림 방향으로 내리서면 

길은 약 3km 정도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의 여정이 걸린다.

 

오전, 그많은 사람들을 다 품어낸 신불산. 인파는 엄청났다.

이제 그 사람들을 내보낼 시간. 

 

서둘러 입산했더니 하산도 빨랐다.

 

코스는

신불산휴양림~파래소폭포~신불산휴양림상단~임도~간월재~신불산~신불재~신불산휴양림

 

14.3km 남짓, 시간은 6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가지산에서 본 송이버섯을 동료가 보내왔다.

영남알프스는 유독 참나무가 많은 곳 인데

 

이제 능이버섯이 출현할 시기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다들 능이버섯 딴다고 난리법석. 남의 땅에 들어가서 어먼짓은 하지 말자.

 

나는 되려 귀한 송이버섯은 봤어도

아직 능이버섯은 보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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