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숲의이야기

야생화 이야기 - 복주머니란

구상나무향기 2021. 6. 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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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알꽃이 국명인 복주머니란.

 

 

 

복주머니란(개불알꽃)은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에 해당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정한 보호식물입니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산야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젠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어진 야생화입니다.

 

정확한 국명은 '개불알꽃'입니다. 이명이 복주머니란으로 불렸는데

그 이름이 민망하다 하여 지금은 복주머니란으로 대부분 부르고 있지만 사실 국명은 개불알꽃입니다.

 

 

 

 

 

 

1753년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는 복주머니란의 속명을

시프리페디움(Cypripedium)이라고 했는데

 

입술꽃잎의 모양이 “비너스가 신고 다니던 슬리퍼”와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랍니다.

시프리스(cypri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 비너스를 뜻하죠.

 

 

 

 

 

 

미의 여신 비너스를 닮은 이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반해

무작정 캐와서 심기만 하면 번식되는 줄 알겠지만,

 

사실 이 야생화는 흙 속에 살아가는 공생균과 함께

공존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번식할 수가 없는 식물이랍니다.

 

복주머니란의 종자는 배유가 없어 공생균의 도움을 받아야 발아하는 데

이 같은 환경을 조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유: 식물의 종자에서 씨눈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그것이 발아하여 성장할 때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조직

 

 

 

 

 

복주머니란의 씨는 거의 발아하지 못합니다.

공생균과의 메커니즘이 없으면 번식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자생지에서 캐다가

다른 지역에 옮겨 심으면 모두 죽어 버립니다.

 

당분간은 피어있겠지만, 수명을 다하면

번식은 못하고 그대로 소멸되어 버리는 거죠.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단채취를 계속함으로써

식물 자체가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된 것입니다.

 

 

 

 

 

 

종 복원 기술원이 복주머니란을 옮겨 심은 장면을 보시면

대략 짐작이 되실 겁니다.

 

이건 지리산에서 옮겨온 건데

아예 주위의 식물과 흙까지 몽땅 같이 파 와서 옮겨 온 겁니다.

 

복주머니란만 캐와서 옮기면

공생균이 없기 때문에 이후에 번식이 되지 않고 죽기 때문입니다.

 

 

 

 

<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 식물복원센타의 복주머니란 이식 모습>

 

 

 

키우려면 저런 식으로 정성을 많이 들여야만 키울 수 있는 야생화가

바로 복주머니란입니다.

 

지리산의 풀숲에서 흔하게 자란 복주머니란이지만

이젠 거의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눈으로만 보고 절대 훼손하면 안 될 야생화입니다.

 

 

 

누가 캐어 가버려 지금은 사라진 개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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