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인도네시아 배낭여행기

발리 누사두아(Nusa dua) 체험다이빙

구상나무향기 2018. 6. 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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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geant Major Fish>




"렘봉안으로 데려갈 가이드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전하는 나의 카톡메세지엔

당황스러움이 가득 묻어나 있었다.


먼 발리까지 온 낮선 이방인,

예약 부도라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는 중이었다.


항의한 후 돌아온 메세지엔

미안함이 가득 담긴 국내 여행사 담당자의 말이었다.


"발리 현지 여행사와 커넥션에 문제가 있어

접수가 안 되었답니다"


호텔 로비에서 렘봉안으로 떠날 채비를 마친 나로서는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클릭하세요>




렘봉안으로 떠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오늘 하루를 멍하니 보낼 수 없다는 결의가 가득.


'렘봉안 스노클링 데이투어'


멘장안에서 이미 스노클링을 원껏 했기 떄문에

딴은 미련은 퇴색하긴 했지만 그래도 렘봉안에서 보는 만타가오리같은

자연 생물체들과의 미지스런 조우에 대한 기대감은 가득했었다.


그러나 미련은 미련.










호텔 바로 옆.


마침 여행을 알선하는 여행사가 있었다.

발리 꾸타(kuta)엔 이런 여행을 알선하는 장소가 수도 없이 많은데


마사지샵 만큼이나 여행을 주선하는 업체는

10발자국 가면 만날 수 있을 만큼 가득한 꾸타다.


"렘봉안으로 가서 스노클링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니


사누아에서 배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한다.


"오 렘봉안 갈 수 있겠네"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사누아에서 렘봉안까지 가는 보트가 다 만석이라서

그날은 어차피 못 갈 사정.


발리엔 인터넷 시스템이 부족해

현지인이 오히려 한국에 있는 여행사보다 정보를  더 모르고 있었다.


대신 가장 가까운 누사두아로 가

스노클링을 해보기로 결정.












그런데 이거 또 웬일.


"오늘 파도가 쎄서 스노클링은 안됩니다."라는 답변.

역시 파도가 심하긴 했었다.



*사실 그날은 렘봉안도 파도가 심해

스노클링을 제대로 못했을 수도 있었음.




그대신 다른 해양스포츠는 다 가능했는데

돈이 되는 프로그램이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자꾸 다이빙을 권하는 게 아닌가.


사실 다이빙은 나의 여행 계획엔 전혀 없었던 사정이었다.


"내가 뭔 다이빙을 해"

나는 스노클링만 즐길줄 알았지 다이빙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해봤다.










그날, 렘봉안--->누사두아 스노클링--->체험다이빙으로

그렇게 계획은 수정되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영문으로 된 여러가지 서류를 주는데


대충 읽어보니


"너 죽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같은

짜릿한 문구들만 가득한 영문으로 된 면책을 강조하는 서명부였다.


"에라 모르겠다 설마 죽겠냐"라는

굳은 의지를 보이곤 다 체크외 동글뺑이 그리고 사인을 큼직막하 게 해주고 나니


웬지 불안 초초 긴장 100배였다.










역시 파도는 심했다.


누사두아는 해양스포츠가 가득한 장소.


작은 보트로 10여분 달리면 씨워커나 다이빙을 하는 모선이 있는데

그 모선이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수심도 탁한 상태.


그날 물속 조류도 심했다는 후문.

난들 뭐 아나 그냥 내 몸을 바닷속에 맡겼을 뿐이다.











처음 시작 할 때, 호흡이 곤란했었다.


스스로  천천히 안정을 취해가면서

호흡을 배워나갔다.


겁만 안내면 누구나 할 수있는 일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 나는 호흡이 불안정했었다.


서서히 난간을 부여 잡고

부들부들 내려가는 중, 가이드가 고프로로 이 장면을 리얼하 게 촬영해줬다.









이 난간은 5m 아래까지 이어져 있다.

체험다이빙 깊이는 10m 남짓.


모선이 세워진 곳, 

거기의 수심까지가 딱 한계.


하기사 체험다이빙하면서 더 깊이 들어갈 사정도 아니였다.










호흡은 점차로 안정을 취해갔고

수영에 기본적인 자신감이 있어 그랬는지

아님 모험심에 대한 호의도가 높아서 그랬는지

아님 개나소나말이나 다하는 다이빙이라서 그랬는지


어째튼 난

매우 빠르게 다이빙에 적응을 하기 시작했다.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나는 다이빙에 완전 적응했고 그제야 물속 세상이 정말 보이기 시작했다.





<클릭하세요>







부들부들 떨면서 난간을 부여 잡고

"오! 하느님부처님알라신시바신이여"을 외쳤던 나는 온데 간데 없고


생경한 물속 세상을 탐닉하며

가이드가 일러주는 데로 이리저리 온몸을 맡기며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다.


이건 신세계였다.








멘장안의 맑디 맑은 물속에서 봤던 니모.


누사두아에서도  살고 있다는데 말미잘과 산호초만 보곤

정작 니모는 보지 못했다.


탁한 물은 누사두아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

하지만 그날은 특히나 더 탁한 모습을 보여준 현실.


하지만 체험다이빙을 하는 데는

충분했었다.


뭐 그걸 아나

세상 처음 다이빙하는데 이 물속 세상이 맑은지 탁한지

원래 이런 지 나는 그런 건 생각도 못했다.










나중에 다시 다이빙을 할 기회가 있다면

누사두아가 아닌 멘장안이나 렘봉안 같은 맑은 물속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탁하지만 않다면

물에 대한 공포감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시야가 흐린 것과

맑은 것은 그만큼 심리적으로도 큰 차이를 보여 주는데

며칠 전, 멘장안에서 한 스노클링도 그와 같은 경우.


물이 워낙 맑으니 물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덜했다.










당황스럽게

취소된 렘봉안 스노클링 데이투어.


그런데 그 취소된 덕분(?)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이빙 체험을 해봤고


나는 매우 낮선 스포츠에

내 자신이 크게 동요하는 이색적 사실을 느꼈다.





<클릭하세요>




모험심과 그 동경심에 대한 짜릿함.


그날,  틀어진(?) 스케줄 덕분에

다음 여행은 '다이빙이 가능한 장소'여야 한다는

동기 부여의 결정적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어째튼

아재,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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