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미얀마 여행: 인레 트레킹

구상나무향기 2017. 11. 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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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루프탑 식당에서 본 풍경>




날이 밝았다.


오늘도 무더위는 좀처럼 가실 기미는 보이지 않고

되려 더욱 열기만을 뿜어 낼 뿐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여행의 열정'을 뿜어 내야하기에

더위에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인레스타호텔에서 본 풍경>




오늘은 인레 트레킹을 하는 날.


사실 트레킹은 냥쉐 인근에 있는 깔로에서 하는 편이다.


여행 일정이 부족해 깔로는 들러보지 못했는데

마침 냥쉐에서도 트레킹 프로그램이 있는걸 확인하고 냉큼 신청했었다.





<가이드>




태국이나 라오스, 베트남에서도 트레킹을 통해

제법 생경하고 재미있는 여행 체험을 했었다.


또한, 이런 걷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상당히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


이런 프로그램을

찾아서 신청하는 '개고생체험형'에 해당하는 게 본인이다.




<냥쉐의 학교>




여행의 재미는 무릇 그 나라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사람들 삶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게 아닐까 싶다.


그들의 문화를 단 며칠 동안만 한정된 여행자가

모든걸 체험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 삶 속에 잠시나마 녹아들어

낯선 곳에서의 '모험'을 즐겨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 모험을 가볍게 나마 체험할 수 있는게 바로 트레킹이다.




<냥쉐에서 출발하는 인레 트레킹>




개인적으로 '등 따습고 배부른' 소위 함포고복형 여행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낯선 곳의 여행이 내 입맛에 맞고 내 비위에 맞을 리 없다.


체험형 배낭여행은

기꺼이 그 개고생과 낯선 곳의 생경함을 즐겨야 하는 것.


'셀프개고생'


각자의 철학이니 그러려니 하자

내가 추구하는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거는 방법일 뿐이다.









트레킹을 가벼운 도보 산책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경사가 꽤 가파른 언덕을 여러 번 넘어야 한다.


한낮의 더위에 걸음 걷기가 쉽지 만은 않다.







처음 도착한 곳은

동굴 사원.


특별한 것은 없다. 바위 암벽 아래 자연 동굴이 있는데

그 안에 부처님을 모신 사원이다.


박쥐도 있다.







동굴 사원 내부에 모셔져있는 불상.








평소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맞춤형 코스를 계획한다면 트레킹에 도전해볼 만하다.


그런데 역시나 더울 때는 하지 말자.

사실 나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체력이 문제가 아니다.


불볕더위 트레킹, 정말 짜릿하다.





<더워도 신났다>




이게 뭔가했는데

나중 알고보니 강황이었다.


이 사람들 강황 재배 엄청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강황을 좋아하는가 보다. 밭이 제법 넓었다.




<강황꽃>



이런 밭이 모두 강황밭이다.


수확을 끝내고 다른 작물을 심기위해 서레질을 해놓은 상태인데

풍경이야 계절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날 것이다.


내가 찾았을 때는 대부분의 작물들 수확을 끝내고

이모작을 준비하는 시기였었다.










여행자들을 매료하는 것은 새로운 길에 접어들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그 속에 깃든 이야기들이다.


평화로운 산마을의 정취, 수많은 작물들이 자라나는 밭,

들소가 풀을 뜯는 목초지, 순박한 미소를 간직한 농부.





<젊은 가이드>




무엇보다 트레킹을 가진 목적.

바로 그들의 삶의 모습을 지근에서 지켜보는 거 아니겠는가


여행 와 정형화된

관광만을 즐기고 가는 것도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배낭여행자라면 그러지 말자


도전해보고

그리고 부딛혀 즐겨보자








군데군데 위치한 가옥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들이다.


서레질 하는 엄마와 딸의 모습.







야생 바나나.

그냥 풀숲에 매우 흔하다.







일련의 가족이

걸어오는 풍경이다.


마치 우리네 시골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빠는 아들을 업고

엄마는 그 뒤를 따른다.







산과 들 바람을 따라 떠나는 트레킹

벌써 걸어온 길이 아득하기만 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정글이 아니다.


火田, 즉 약탈농법으로 인해 이곳의 터전은 오래 전부터

개간되어 우리가 아는 동남아식의 그런 정글의 모습은 없다.


예전 태국과 라오스에서 대단한 정글을

겪어 봤기에 사뭇 풍경에선 다른 모습들이다.










등에 혹이 있는 미얀마의 소,

앞전에도 소개했듯이 버팔로는 이놈들이 아니다.


미얀마에서

농사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는 소다.


물소는 시꺼멓게 뿔이 멋지게 돋아나는 물을 좋아하는 종류인데

베트남에 가면 정말 물소가 많다.


나중에 진짜 물소를 만났다.





<등에 혹 달린 소>





밭일에 열심인 두 청년.









날씨는 무덥기만 하다.

사실 여행 일정에 따라 이 트레킹을 선택했지


날씨를 고려했다면 트레킹은 이 계절에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더울지 몰랐다.

신청하는 어제만 해도 이렇케까진 안 더웠기에


무한한 인내심으로 즐겨본 시간이었다.





<더워도 즐겁다>






야생 고추다.

예전 라오스에서 정글 트레킹할 때 아주 작은 고추 하나를

따 먹었는데 입에 불이나서 쓰러지는줄 알았다.


역시 이 고추 또한 그 냄새부터가 후끈했었다.

우리가 동남아에서 수입하는 고추가 바로 이놈들이다.


이놈이 바로 쥐똥고추.









생긴 것만 봐도 맵다.






이건 잭후르츠.

아주 큰 열매를 다는데 속 열매는 노란색으로 아주 달다.


동남아 어디를 가더라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예전 네팔 포카라에서 엄청 큰 나무도 본 적 있다.



<잭후르츠>



아보카도 나무도 여러 봤는데

재배하는 듯 여러 그루가 나란히 자라고 있었다.


이방인에게 모두 낮선 풍경이라

이런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아보카도 나무를 보기란 그리 쉬운 게 아닐 것이다.




<아보카도, 열매가 주렁주렁>




가이드가 저거 뭐라고 알려줬는데

짧은 영어 실력과 '머리 속 지우개' 탓인가 기억이 전혀 안 난다.


이거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재배하고 있었는데







아낙네가 옥수수밭을 일구고 있는 장면이다.









어느듯 산의 중턱에 올라서니

저 아래 인레 호수와 냥쉐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게 아닌가

역시나 이런 재미를 즐기기 위해 이런 고생을 자처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런 장면은

동남아 특유의 풍경들이다.


마을이 있는 곳이라면 라오스나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이나 태국에 가더라도

다 이와 비슷비슷하다.


다만, 정글 속에 들어가면

우리가 아는 바로 그 빽빽한 숲이 나온다.









밭일을 하고 있는 농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소를 이용해서 밭갈이를 하고 있는 장면인데

농기계는 거의 없고 지금도 가축에 의존해서 농작하고 있는 미얀마의 농업이다.








밭일하는 풍경이 너무 서정적이다.







아직 학생처럼 보이는 또래가

소를 이용해 서래질을 하는 모습이다.








그때가 7월 초순이었는데

이모작을 위해 새롭게 씨앗을 뿌리고 있는 장면.


이미 강황이나 다른 작물을 수확하고

옥수수나 기타 작물을 심고 있는 모습이다.







옥수수밭을 걷는 여인.






가족들일까?

반가워 하는 아낙네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를 보더니 환하게 미소 지어주는 순박한 농민들이다.







트레킹은 정상만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올라가는 등산이 아니다.

대자연을 벗 삼아 걷는 여정이기에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이런저런 낯선 풍경에 즐거워하다 보니

어느새 중턱까지 올라오 게 되었다.





<온통 옥수수를 심었다>




옥수수밭을 일구고 있는 아낙네들.







손을 흔들어 보았더니

다들 웃어보인다.








"밍글라바"했더니

저마다 밍글라바하며 크게 인사를 해준다.








미얀마의 대표적인 농부들의 모습들이다.







드디어 만난 물소.

바로 워터버팔로다.







덩치나 포스가 장난아니다.

혹에 등이 있는 소와는 완전 다른 때깔이다.







이놈이 '워터버팔로'

*버팔로는 아메리칸들소만을 지칭한다.


가이드가 절대 물소 몸에 손대지 말란다.


"돈터치 돈터치"를 외친다.


왜?


냄새가 장난 아니기에

몸에 손 댔다가는 냄새가 종일 가시지 않는단다.




<물소, 냄새 작렬이다.>




어느새인가 다른 코스에서 올라온 웨스틴 무리가

우리를 앞지르고 있다.


이 더운날씨에 나만 미친(?) 건 아닌 모양이다.





<프랑스 청년들>





어디서 왔냐고 했더니

프랑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특이하 게도 미얀마 여행하면서 많은 프랑스 사람들을 본 듯하다.


내 눈에만 그리 보였는지 몰라도

프랑스 사람들이 특히나 미얀마 여행을 즐기는지 모르겠다.


사실 미얀마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트레킹에 참여한 프랑스 청년들>




배낭을 간소하 게 꾸린 게

이 사람들도 당일로 하는 트레킹의 일정이었나 보다.


인레에서 역으로 깔로로 향하는 트레킹을

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1박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잠시 그들의 쉼터에 들렀다.

벌러덩 그렇게 더위에 지쳐 나도 모르게 쓰러지다시피 했는데


어느 순간 불어온 한 줄기 바람.


어찌 그리 시원하든지


폐부 깊숙히 정화되는 느낌이었을 정도로

그 청량감은 지금도 생각날 정도다.






<한참 쉬다가 간 나무 정자>




야생 칸나를 보았다.

나는 키우는 칸나만 생각했지 이게 야생에서 자라는 걸 본 건 처음이다.





<야생 칸나>





이것 또한 야생 난초다.

가이드에서 혹여 난초가 있음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걸 기억해 날 숲 속에 인도하더니

보여준 난초다.


알고 봤더니 이 난초 종류가 이곳에는 매우 흔하다고 한다.

마을에 들어갔더니 숲 속에서 이걸 키우는 것도 봤다.




<야생 난초>




드디어 오늘 트레킹 종착지에 도착.


저 오른쪽 파란 창문이 있는 집이 바로 트레커들의 쉼터로

내놓은 가옥이다.





이런 구조가 바로 미얀마의 전통 가옥의 구조란다.


그들의 삶 속에서 조금

접근했더니 이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넓고 높이가 높다.

장작을 때다보니 연기가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지붕을 높게 설계한 듯 하다.






<미얀마의 가옥 구조>



그러나 시원하지는 않다.

너무 더워서 눈 돌아갔다.








곧 나를 위해서 밥상이 차려지는데

꼭 우리네 손님을 맞이하는 냥 비슷한 모양새다.


특히 저 바나나 정말 맛있었다.

지금껏 내가 먹은 바나나 중 최고의 맛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게

그냥 달기만 한 바나나와는 차원이 다른 종류였다.


누룽지를 튀긴 듯한 먹거리와

비스킷이 나왔는데 어찌나 고소하든지 다 먹고 말았다.




<망고, 누룽지튀킴, 바나나, 비스킷>




이게 메인 요리 팟타이.

다 맛있게 잘 먹었다.


입이 건 탓도 있지만 배도 고팠고 무엇보다 맛이 매우 훌륭했었다.


이 집에 할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그 할머니가 장작을 지펴 직접 해주신 요리들이다.









집에서 1시간 가량 뒹글다가

지루해질 즈음에 길을 나선다.


아까 올라 온 길과는 다른 길.

이 길로 내려가니 인레 호수가 그림 처럼 펼쳐진다.








중턱에서 바라본 인레 호수 풍경이다.


호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규모.

어제 저 호수 속에 있을때는 이런 규모인지 몰랐었다.







하산은 빨랐다.

하산 내내 인레 호수 풍경이 뒤따르며


시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은 간이 구멍가게에 들어가니 냉장고가 없다.

비록 냉장고는 없었지만, 큰 콜라와 환타를 사서는

두 개 모두 가이드와 함께 원샷을 했었다.


더운 탓에 갈증이 심했다.





<어린 학생들>




인레 토마토는 미얀마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여기가 수집소인 모양이다.


미얀마 각지로 보내는

토마토가 상자마다 가득이다.






<토마토 수집소>




드디어 호텔로 무사 귀환했다.

이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동네 냉장고 찾기도 쉽지 않다.

호텔 속 냉장고를 찾아 음료수 몇개를 사서는 그대로 다 마셔 버릴 정도였는데


나는 "할렐루야"를 외쳤다.


오! 문명의 소중함이여






<호텔 옆 선착장, 목욕하는 아낙네들>





씻고 에어컨 바람 속 한 숨자고 일어나

찾아간 식당이었다.


지도에 인레스타호텔이 내가 묵은 숙소 인데


호텔 아래편, 

비욘드 테이스트라는 레스토랑을 찾아갔었다.





<아래쪽에 있는 비욘드테이스트>



정작 비욘드테이스트에 갔더니 와이파이가 안 되어

바로 앞 다른 식당에 들어갔었다.


나는 식사보다 한국과의 소통이 필요한 싯점이었다.

사실 인레스타호텔의 와이파이는 고장이었기 때문. 며칠 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했었다.





<선착장은 여인네들의 샤워장 역할도 한다>




거기서 먹은 면 요리와 토마토 요리.


마사지 샵을 찾았지만 너무 빨리 문을 닫아

식사 후, 그냥 호텔로 돌아와 편하게 누워 버리고 말았다.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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