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일반산행기

대비사~팔풍재~억산~억산북릉~대비사

구상나무향기 2023. 1. 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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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청도 대비사

 

 

대비사, 신라시대 때 박곡리에 창건했고 고려시대 때 이곳으로 옮겼다고 하는

천년고찰이다.

 

신라 왕실의 대비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는 전설이 있고

대자대비한 부처님이 계신 곳이라는 뜻도 있다.

 

장유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꼬박 2시간이 걸렸는데

이는 웬만한 지리산 접근 시간보다 더 많이 걸린 시간.

 

영남알프스 어느 들머리 보다 더 멀었는데

지금껏 영남알프스 중 가장 먼 장소의 산행지가 아니었나 싶다.

 

맞은편 능선의 운문사도 접근 1시간 즈음이면 가능한데

청도 대비사는 시골 중 시골.

 

길은 좋았지만 마트나 식당도 전혀 없는 오리지널 시골.

 

맞은편 운문사의 시끌벅적한 관광지하곤 차원이 다른

정말 조용하고도 조용한 곳.

 

관광객도 없고 산행객도 거의 없어 진짜 조용한 사찰이다.

 

 

 

 

미세먼지는 전혀 없었다.

 

 

 

그날, 내가 가고자 했던 곳, 억산.

억산은 늘 석골사에서만 올랐지 대비사에서 오른 경우는 없어

 

'안 가본 길로 가보자'라는 취지의 행동으로

대비사로 온 이유다.

 

도착했을 시 영하 7도.

기온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서늘한 기온의 대비골이다.

 

대비골에서 팔풍재까지는 3.75km.

 

길은 아주 좋다.

산불진화용 산림도로가 팔풍재까지 이어져있어 임도 보다야 좁지만 걷기에는 최적.

대비골은 산길이 아닌 신작로 수준이다.

 

마지막 팔풍재에 오르막을 제외하곤

아주 평이한 수준의 길이다.

 

 

 

 

팔풍재

 

 

팔풍재에 이르니 그제야  따스한 햇살이 비춘다.

대비골은 음지의 사면.

 

햇볕 한줌 들지 않는 곳이라 눈도 그대로 남아있었기에 제법 추운 곳이다.

 

여기서부터 억산까지는 불과 500m

햇살이 비추니 제법 따뜻해진다.

 

겨울이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니 훈훈한 정도의 수준.

땀이 송글 맺힐 즈음에 드디어 억산 정상에 선다.

 

 

 

 

 

억산

 

 

억산에서 보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운문산 자락의 산세는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으뜸의 장관.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곳.

아마 지리산에 비해도 손색없는 험함의 장소다.

 

운문산 자락 어느 쪽으로 올라도 혀를 내두르는 곳이 정말 많다.

어렵고 무서운 릿지 구간이 가장 많은 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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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북릉, 운문중앙능선, 호거산능선, 함화산능선, 범봉북릉, 천문지골중앙능선, 비로암능선은

위험한 곳도 많고 능선 길이도 제법 멀다.

 

멀리 운문산 그 밑에 상운암이 보이고 그 뒤로 가지산이 조망되는

그날 미세먼지가 전혀 없었든 날.

 

전국으로 미세먼지가 엉망이었든 날이었는데

어찌 그리 맑았는지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만끽한 하루였었다.

 

 

 

 

우측 운문산, 정면 솟은 봉우리가 가지산.

 

 

 

산객 한 명이 억산 쉼터에서 반가운 인사를 한다.

그날, 산객은 거의 만나질 못해

 

시린 겨울날의 산행 다운 한적함을 즐겼다.

그런데 나중에 뜻밖에도 억산북릉에서 단체 산행객을 만날 줄은 몰랐다.

 

시린 하늘을 맘껏 즐기며

"역시 겨울 산행은 이맛이야"을 연신 외치며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가득하다는 그날의 일기예보에

저어기 행운이 깃듬에 맘껏 시리고 맑은 시야를 즐긴다.

 

 

 

 

호거산 능선 뒤로 사리암이 위치한 신원봉, 지룡산 복호산

 

 

저 아래 대비지 그리고 대비사를 비롯

중앙에 대비골

좌측 억산북릉

우측 호거산능선(삼지봉으로 이어진다)

 

선명하 게 조명되는 천혜의 장소다.

저 멀리 사리암이 있는 신원봉과 지룡산과 복호산 자락도 뚜렷하다.

 

사실 봉우리가 어디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가 있겠냐 만은

딴은 20년 경력의 산꾼, 제법 봉우리 이름들이 보인다.

 

 

 

 

왼쪽 억산북릉, 중앙 대비골, 우측 호거산 능선

 

 

대충 햇볕 드는 자락에 앉아 점심을 해결한 후

억산북릉을 향해 구만산 방향으로 향한다.

 

구만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봉리'라는 지명이 나오는 이정표가 나온다.

오봉리 방향이 바로 억산북릉 길.

 

억산 정상에서도 구만산,오봉리 방향이 나오는데

오봉리가 바로 대비사 위 귀천봉 건너편 마을.

 

억산북릉을 타다보면 왼쪽 편에 조그만한 마을이 보이는데 바로 오봉리다.

대비지 끝자락까지 가면 박곡리.

 

 

 

 

억산북릉

 

 

억산북릉의 길은 어렵지 않다.

 

"어 저기 암자가 뭐지"

 

산 중턱에 멋지게 자리 앉은 암자가 멀리서 보인다.

한 눈에 봐도 높은 곳에 자리한 암자.

 

억산북릉을 한참 타다 보니 우측 아득한 곳, 멋드러진 암자가

나오기에 저어기 궁금했었다.

 

"아..사리암이다"

 

맞다 사리암.

복호산과 지룡산이 뒤 산세로 이어져있는

신원봉 아래 세워진 사리암.

 

뜬금없이 암자가 보이길래 사리암 인줄 모르고 한참을 생각했었다.

시야가 맑아서 보였지 사실 육안으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먼 곳이다.

 

 

 

 

 

정면 능선이 억산북릉

 

 

억산을 흔히 깨진바위라고도 부르는데

그건 멀리서 보면 마치 바위가 절반 정도 깨져 있는 듯한 모습이라 깨진바위라 부른다.

 

억산북릉을 타면

맞은편 운문북릉의 독수리바위가 선명하고 깨진바위도 아주 웅장한 모습으로

목도하 게 된다.

 

억산북릉, 나름 꼭 걸어볼 만한 천혜의 조망을 가진 멋진 길이다.

 

"반갑습니다"

전혀 사람이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이 길을 통해 올라오는 한 무리의 산객들을

뜬금없이 만났다.

 

남녀 포함 5명 정도가 이 길을 통해 올라오는 게 아닌가.

 

사실 억산북릉은 평소에도 사람이 드문 길인데 특히나 이런 겨울에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은 곳.

 

다들 반갑게 인사하고 갈 길로 나눈다. 덕분에 길이 러셀되고 낙엽까지 치워져 있어

길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깨진바위라 불리는 억산. 억산북릉에서 보면 웅장한 억산을 보게 된다.

 

 

목적지는 대비사.

귀천봉을 지나 대비지까지 갈 계획이 아니라

 

귀천봉 직전에서 우측으로 빠져 대비골로 빠지는 게 오늘의 루트.

 

"우와 뭔 이런 길이 다 있어"

사면길의 위력은 대단했다.

 

거리는 짧은듯 보였지만

급경사의 내리막과 지그재그의 사면길에 온통 낙엽이 뒤덮혀 제법 미끄러웠다.

 

40분 가량의 사투 끝에

진을 빼고 내려오니 그제야 아침에 지나갔던 대비골을 만난다.

 

한겨울에 땀을 제법 뺐을 정도로

쉽지 않은 길.

 

차라리 앞에 만났던 팀처럼 오르막으로 이 길을 택하는 게 나을듯.

내려오는 건 만만찮다.

 

 

 

 

대비사에 내려오니 따뜻한 오후

 

 

서늘했던 아침과 달리 햇볕이 드니 훈훈한 기운이 도는 이곳. 대비사.

7.66km, 4시간 20분 정도 소요.

 

반나절 개운하 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아주 멋진 산행지다.

나는 거의 쉬지 않고 걸어 저 정도 시간이 걸렸고 다들 5시간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대비사 환종주를 하고 싶다면

대비지 근처 들머리에서 호거산 능선을 타고 삼지봉에서 억산으로 한바퀴 돌면 대략 17km 정도의

거리가 나온다.

 

 

 

 

억산북릉에서 대비골로 내려오는 사면길은 쉽지 않다.

 

 

사면길이 다소는 어렵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한 곳이라

 

어려움 없이 영남알프스의 산세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길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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