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지리산행기

겨울에 걷는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상나무향기 2023. 1. 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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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이들

 

 

지리산 둘레길 걸어 본 지가 어언 8년이 다 되어가는 듯하다.

총 275km.

 

그중 주천~하동호까지, 둘레길 중 대략 절반 이상을 걸었고

하동호에서 스톱한 지는 어언 8년.

 

사실 둘레길은 차량 회수 등 교통이 불편하고

먼 길 찾아 간 지리산, 산행이 우선이었지 둘레길로는 성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둘레길도 절반 이상 걸어봤기 때문에 둘레길에 대한 낭만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었던 탓이 컷을 것이다.

 

 

 

 

 

인월~매동까지는 길이 거의 다 얼었다 음지라 눈이 녹지 않았다.

 

 

 

둘레길은 사철 어느 때라도 좋지만

특히 4~5월 경, 봄의 정서가 가득한 농촌 특유의 아련한 정취를 즐기며

지리산이 주는 굴곡진 산수화를 보는 그때가 둘레길 걷기엔 최적이다.

 

울긋불긋 꽃대궐이 차려진 둘레길의 봄.

하지만 지금은 삭풍이 몰아치고 내리막은 온통 빙판과 눈길로 쉽지 않은 시기.

 

마침 전 주에 폭설이 내려

음지엔 눈이 가득했고 빙판길도 제법 길었다.

 

하지만 눈 없는 남쪽나라 사람이 언제 또 이런 눈을 밟아볼 기회가 있겠는가

생경한 눈의 낭만에 심취했던 둘레길이었다.

 

 

 

 

이 감나무에서 홍시 몇개를 서리했다.

 

 

녹지 않은 눈으로 빙판이 되어 버린 임도.

군데군데 운행을 중단한 승용차가 방치되어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미끄럽고 굴곡진 임도에

차량을 몰고 온 사람의 강단과 무모함에 경의를 표한다.

 

결국 그 강단한 사람들도 포기했는지

승용차는 겨울 내내 이곳에 머물게 될 운명으로 보인다.

 

이 임도는 음지라 햇볕이 거의 들지 않는 곳.

 

"아니 어찌 이런 빙판길에 차를 몰고 올 생각을 했을까?"

 

 

 

 

수성대부터는 산행길이다.

 

 

 

인월에서 장항마을까지는 사실상 빙판 길.

 

눈이 제법 쌓여있었고

거의 녹지 않아 빙판과 눈길로 제법 조심해야 할 구간.

 

임도도 심했지만 산길에서도 내리막 구간은 빙판으로

조심조심 거북이 걸음을 했어야 했다.

 

장항마을부터는 양지쪽이라 눈이 거의 다 녹아

걷기에는 제법 수월했었지만

 

하지만 등구재에서 창원마을까진 또 음지 구간에서

빙판길을 만나 식겁했었다.

 

겨울에는 아이젠을 준비해야 할 구간들이다.

 

 

 

 

 

장항마을 소나무

 

 

20km 구간, 인월~금계

 

다소 짧게 진행하고자 한다면 매동마을에서 스톱하는 게 일반적.

거기가 딱 중간 10km 지점.

 

한겨울이라도 둘레길의 낭만은 어느 계절 못지않다. 어느 계절이건 둘레길이

가지는 정서는 매한가지.

 

마침 춥지는 않아 걷기에는 좋았지만

빙판길의 위험도는 절대 방심하면 안 될 정도의 수준.

지금 이 시기에 방문할 거면 아이젠을 꼭 준비하자.

 

특히나 장항마을~중군마을 구간은 아이젠 필수 구간.

 

군데군데 천막하우스들은 겨울이라 그런지

영업을 하지 않았고

 

등구재에서만 문을 열어놨었다.

 

 

 

 

 

 

 

창원마을에 들어서니 천왕봉 풍경이 기가막히게 다가온다.

소위 뷰 맛집 코스.

 

군데군데 이런 발목 부여 잡을 풍경이 많은 곳, 인월~금계 구간이다.

5시간 30분에 완주했는데 이는 겨울이라 그다지 쉴 것도 없어 쉼 없이 걸은 시간.

 

거리는 20km

걸음 빠른 자 5시간. 파전에 막걸리에 낭만을 부여잡고 사부자기 걸을냥이면 6~7시간.

 

웬만하면 대략 6시간 정도에 완주가 가능하다.

 

둘레길 중 난이도는 '상'으로 표기해놨다. 하지만 그건 저질체력 수준

웬만한 산행 해 본 산꾼이라면 큰 어려움은 없다.

 

일행 중 초보가 있다면 매동마을까지만 진행하자.

 

 

 

 

창원마을에서 보는 지리산 천왕봉

 

 

인월에 왔다면 흑돼지 구이는 꼭 맛을 봐야할 메뉴.

 

여긴 군데군데 어디 가나 다 흑돼지 맛집들이다.

그중 산골농장이 유명하기에 나는 늘 거기에 간다.

 

고기 육질이 좋고 나름 밑반찬이 좋기 때문.

 

산행의 피로감을 싹 가셔줄 최고의 만찬.

 

 

 

 

흑돼지는 비계가 많다. 그래서 호불호도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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