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홍콩 배낭여행기

홍콩 최대의 도교사원 웡타이신

구상나무향기 2018. 2. 1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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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선사(黃大仙祠), Wong Tai Sin Temple

웡타이신 사원은 홍콩 최대의 도교 사원.


절이 아닌 사원이다.


홍콩 사람들은 대다수가 불교 및 도교 신자인데

우리네에겐 매우 낯선 종교가 바로 도교.










그중 황대선사 즉 웡 타이신 사원은

특정 인물을 신성 시 여겨 그를 기리는 사원으로서


홍콩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사원이다.


도교 사원은 일본의 신사와 비슷한 개념인데


다만, 일본의 신사는 그 지역의 유명한 인물이나

역사적으로 업적이 많은 인물을 기리는 곳이지만

도교 사원은 문창제군이나 관우 같은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들을 기리는 사원이다.


사찰(절)은 당연 부처님을 모시는 곳.

신사나 도교 사원 하곤 개념부터가 다르다.









웡 타이신 사원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웡 타이신’은 건강을 상징하는 인물로 절강성의 양치기 소녀였는데

한 명성 있는 사람으로부터 수은으로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수은으로 약을?

중금속인데...











그 이후 은둔 생활을 하던 그와 그의 양들을 찾아 헤매던 동생이 그를 찾게 되었고

웡타이신은 동생이 애타게 찾아 헤매던 잃어버린 양들을 대신하여 하얀 둥근

돌을 양으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어째튼 말 그래도 전설이다.








전설이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병도 낫게 해주고

재물도 준다고 믿는가 보다.


절에 가서 열심히 기도하거나 교회 가서 기도하는 거나

다 똑같은 믿음일 터.









몇 해 전 대만 용산사에서 본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 행렬, 터키 이스탄불에서 목격한 이슬람 신도들의  엄숙한 표정,

그리고 인도에서 힌두교 신자들의 막무가내 상식불가의 종교적 행위.

중국 운남성 승려들의 오체투지의 고통과 자학.


나는 그 모든걸 지켜보았다.


종교가 가지는 '쇄뇌의 무서움'은 국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내심 더욱 깨달았는데


힌두교나 이슬람 그리고 카톨릭 등등

수많은 종교적인 가르침은 사람을 사랑하자는 교리가 기본일터.


그런데도 어찌 그리 종교 믿는 사람들끼리 싸우는지 모를 일이다.


신들이 벌이는 싸움이 아닌

신을 빌은 인간들끼리의 싸움인 것이다.


정작 신은 사람을 사랑하고

싸우지 말라 했다. 싸우고 죽이라고 말한 신은 없을 것이기에









천원을 시주함에 넣을 때,

나는 부처의 깨달음을 알지도 못하고 불교가 전하는 교리 또한 더더욱 알지도 못한다.


내가 절을 하면

소원을 들어줄 것이란 맹목적인 믿음이 어디에서 발원했는지는 모르나


종교라는 게 그런거다.


그저 내가 아쉬울 때 만들어낸 신들이 바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우리네 앞에 다가 온 게 아닐까.


차라리 동구밖 느티나무나

산신령에게 기도하는 게 내 정서에는 맞는듯 하다.













황대선사, 웡타이신

종교의 신념을 넘어 내가 간절히 원하는 한 가지를 빌어보자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있겠는가

소원만 빌지 말고 그 소원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게 아닐지 싶다.












건강하게 해주세요

여행가게 해주세요

마라톤 완주하게 해주세요



내 소원이다.









<저마다의 소원을 빌며 향을 피운다>





오! 놀랍게도 인도에서 보았던 그 보리수나무가

여기서도 자라고 있었다.


작년, 미얀마 바간에서도 보았는데

기후가 뜨거워서 그런지 홍콩에서도 보리수나무는 자라고 있었다.






<보리수나무>




인도에서는 삐빨나무라고 부르는데

peepul tree (Ficus rellglosa)


달리 부다트리, 즉 부처님이 저 나무 아래에서 수행했다고 해서

붙힌 이름이고


우리는 사라수 또는 보리수라고 부른다.










웡 타이신 사원을 들러보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시간이 제법 남았다.


호텔에서 키핑한 짐을 찾고 찾아간 곳은

마사지 샵.


그런데 가격이 제법 높다.

결코 싸지 않는 가격인지라 내심 당황.


그러나 뻐근한 몸 마디 마디의 아우성이

결국 마사지를 받게 만든다.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 마사지를 받고나니

어느듯 홍콩 여행도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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