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TMB(몽블랑)산행기

TMB트레킹, 보나띠( BONATTI)~엘레나(ELENA)~Grand col Ferret

구상나무향기 2016. 7. 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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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atti 산장의 아침>

 

 

"Wow! Look at that clear blue sky"

 

다인실 한 켠에 널브러진 동양의 이방인.

낯선 말투에 눈이 게슴츠레하게 뜨여진다.

 

또다른 이방인이 외친 한마디에

창가를 주시했더니 세상에 청명한 날씨가 펼쳐져 있는게 아닌가.

 

 

 

<blue sky>

 

 

 

전날, 설산을 넘실대던 구름은 단 하나도 남지 않고 모두 사라진

청명한 날씨를 보여주고 있었다.

 

행운의 날!

 

알프스에서 이렇게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행운은 그다지

흔하지 않은 장면이기에 더욱 그렇다.

 

 

 

<Aiguille de Leschaux가 웅장하게 바라다 보이는 BONATTI>

 

 

 

어딜 가나 아침은 늘 이랬다.

곡물과 우유 그리고 빵.

 

든든하게 먹어둬야 된다. TMB 구간에선 딱히 먹거리를 취식할 방법이

잘 없기에 더더욱 그렇다.

 

ELENA 산장에 들러 '커피의 낭만'을 즐겨보리라 여겼지만

산장의 문은 굵게 닫혀있었다.

 

 

 

 

<아침 메뉴>

 

 

 

느긋한 아침을 먹고서는

그렇게 뜨루 드 몽블랑의 아침을 열어본다.

 

청명한 하늘과 너무나도 뚜렷한 설산 파노라마.

 

즐기고 또 즐겨본 낭만의 시간이었다.

 

 

 

 

 

 

 

 

고개에 이르니 하늘은 더욱 푸른색을 더해간다.

 

오늘은 스위스 구간으로 넘어가는 길이기에

스위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저번 도전에서 밟지 못했던 스위스이기에

기대감은 사뭇 남달랐다.

 

 

 

 

 

 

 

 

멀어져가는 보나띠 산장이 그림 같은 모양새다.

도대체 어떻게 저기에 앉을 생각을 했을까

 

알프스 자락 어디에 앉아도 다 그림 같겠지만

보나띠 산장은 유독 아름다운 산장이다.

 

 

 

 

<그림 속 산장, 보나띠>

 

 

'초원 위에 그려진 한 줄의 사선'

뜨루 드 몽블랑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특히 이런 길이 아름다운 곳은 베르나르다 능선과

메종 빌 산장 가기 전의 풍경이 TMB에서는 으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원 위에 그려진 길>

 

 

 

 

온갖 야생화가 흐드러져 피어있는데

야생화가 가장 많기로는 6월 말에서 7월 초순이다.

 

물론, 각기 시기에 맞는 볼거리 요소는

늘 충만하기에 어느 계절이 더 좋다라는 언쟁은 의미가 없다.

 

 

 

 

 

 

 

나중 스위스 구간에서는 더 많은 야생화들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정말 상상을 초월할 수준의 야생화가 반긴다.

 

명불허전! 당연코 알프스다.

 

 

 

 

<팬지를 닮은 야생화>

 

 

 

구름이 말끔히 치워진 파란 하늘.

그랑조라스와 레샤 봉우리가 화사한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왼편 그랑조라스, 정면 봉우리가 Aiguille de Leschaux  >

 

 

 

시야는 점점 멀어져 보나띠 산장 정중앙에 보이던

레샤 침봉(Aiguille de Leschaux)은 어느듯 왼편에 자리 잡는다.

 

 

 

<왼편 봉우리가 레샤>

 

 

여기서부터 FERRET계곡으로 뚝 떨어지는데

그러다가 ELENA을 거쳐 COL DE FERRET까지 거침없이 올라야 한다.

 

 

<이젠 급 내리막>

 

 

정신없이 치고 내려오면 'CHALET VAL FERRET'이라는 호텔을 만난다.

산장은 아니고 호텔인데 여기까지 버스가 다닌다.

 

여기서부터 ELENA 산장까진 임도 길로 연결되어 있어서

차량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즉, 꾸르마예르에서 ELENA 산장까지 한 방에 점프가 가능한

곳이기에 체력적으로 불리하다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코스다.

 

 

<아르프누바(Arpnouva)에 위치한 호텔>

 

 

라바쉐(LA VACHEY)가 바로 인근에 있기 때문에

이곳엔 숙박지가 몇 군데 된다.

엘레나 산장까지 가지 않더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어서 여유를 부려볼 만한 장소다.

 

다만, 계곡으로 점프하기엔 TMB 루트가 너무나도 멋있고 아름답기에

되도록 TMB 루트를 따르기를 추천한다.

 

 

 

<저 아래 버스 정류장이 있다.>

 

 

하지만, 패키지 여행사들은 주로 이 계곡을 많이 이용하는데

왜냐하면 시간이 줄고 길이 편하기 때문이다.

 

볼거리는 TMB보다야 훨씬 못하지만

애초에 보지 못한 사람이야 지금 이 풍경 아래에서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LA VACHEY에서 이곳 아르프누바(Arpnouva)까지

차량으로 10분 거리다.

 

 

 

<아르프누바(Arpnouva)에서 엘레나 가는 길>

 

 

아르프누바(Arpnouva)에서 엘레나 산장까지는 1시간 거리도 안 된다.

약간의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나타나는데

임도 길을 따라서 걸어도 산장에 도착할 수 있다.

 

아마 tmb에 위치한 산장 중 이렇게 차량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산장 중 하나다.

 

 

 

<습지>

 

 

"야~ 구름이 봉우리 끝에 멋지게 걸렸네"

 

봉우리 높이를 갸름할 수 없을 정도로 짙은 구름이

휘감고 있는 모양새를 보곤 나직이 읊조렸다.

 

사실 저 구름 끝에 걸린 봉우리로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저때만 해도 전혀 몰랐었다.

 

 

 

 

 

"그런데 페렛 고개(Grand col ferret)는 어디로 이어지는 거야?"

 

그 고개가 제법 높다고 알려졌는데

이어지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에이 설마 저 구름 끝에 걸린 봉우리를 넘어가는 건 아니겠지"

 

 

 

<Granf col ferret는 저 봉우리를 넘어간다>

 

 

기우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삐뚤삐뚤 이어지는 길은 어느새 저 흰 구름이 끼어있는

산마루의 끝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달리 Grand란 단어가 붙은 게 아니었다. 

 

"설마! 저길 오르겠어?"했는데

그 설마가 사람 잡았다.

 

 

 

<습지 근처에서만 피는 특이한 야생화>

 

 

tmb 구간 중 다양한 야생화를 많이 만났지만

이곳에서 보는 야생화 종류들이 아마도 가장 많았지 않았나 싶다.

 

매우 다양성있는 생태계를 접하게 되는 코스다.

 

 

<팬지 닮은 야생화>

 

 

엘레나 산장 가기 전 큰 폭포를 만나는데

습원이 존재해서 흘러가는 그런 계곡이 아니라

 

눈이 녹아 만들어진 폭포라

당연히 겨울엔 보기 힘들다.

 

이 위엔 빙하가 없기에 순전히 눈이 녹아서 

만들어진 협곡이다.

 

 

 

 

 

엘레나 산장 직전 모습이다.

 

여기를 올라가면 산장이 나타나는데

이 사진을 찍을 땐 몰랐다.

 

저 언덕을 올라가면 짠~하고 나타난다.

 

 

 

 

 

 

ELENA 산장이다.

바람이 매우 매섭게 불었는데, 금방 추워져 재킷으로 무장까지 했었다.

 

엘레나 산장에서 커피의 낭만을 부려보고 싶었지만,

산장은 굵게 닫혀있었다.

 

산객을 다 내보고 잠갔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닫혔는지

그건 모르겠다.

 

 

 

<엘레나 산장>

 

 

 

쭈뼛대다가 일어선다.

춥고 바람만 불어대는 황량한 산장이었다.

 

이곳을 지나면 더는 취식할 장소는 없기에

가방 속 먹거리는 필수다.

 

 

 

<문은 왜 닫았는지 모르겠다>

 

 

 

오른쪽 모습을 보면 알겠지만

차량까지 올라올 수 있는 산장이다.

 

계곡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꾸르마예르 시내까지 연결된다.

 

 

 

 


 

이름도 거창한 Grand col ferret이다.

'거대한 페렛 고개'라는 이름에서부터 주눅이 든다.

 

얼마나 높기에 이름부터 저리 거창한가 걱정했었다.

 

 

 

 

<고개를 오르는 트레커들>

 

 

잠시 고개를 오르니 벌써 엘레나 산장이 그림 같은

장면으로 다가온다.

 

한 발 내디딜수록 엘레나 산장의 뷰는 秘景으로 다가온다.

 

페렛 계곡의 아름다움을 가장

수려하게 접할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엘레나 산장>

 

 

 

저 뒤로 ferret 계곡과 더불어

설산의 침봉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광각렌즈가 딱히 필요 없을 정도로

뷰는 엄청난 시야감을 자랑한다.

 

 

 

 

<페렛 계곡 그리고 설산>

 

 

 

페렛 고개로 올라가는 길은

지그재그로 계속해서 고도를 올린다.

 

엘레나 산장이 해발 2,062m, 페렛 고개가 2,537m다.

즉, 475m을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야 한다.

 

 

 

 

 

 

<페렛 고개 올라가는 중>

 

 

뭐 이정도 고도차는 TMB에서 기본인데

세이뉴, 포르스 , 본 옴므, 트리코트 대부분 500~800m 고도차가 난다.

 

가장 심한 아르페떼 고개는 1,199m 고도차가 난다.

 

 

 

 

<페렛 고개 올라가면서>

 

 

 

'col de'라고 붙은 지명이 있다면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불볕더위 속에서 오름 짓을 할려면

체력이 상당히 고갈된다.

 

또한, 비가 쏟아지는 white out 상태에서도

이런 길은 특히나 주의해야 한다.

 

탈출로?

없다. tmb는 대부분 외길이다. 무조건 극복하고 넘어가야 된다.

 

 

 

 

 

 

이스라엘에서 온 청년 몽부세다.

 

이 친구와 샹팩스까지 함께 걸었었다.

 

 

 

 

 

 

 

저 뒤 봉우리가 M. Dolent 해발 3,820m

 

 

 

<똥폼은 역시 이 자세가 최고다>

 

 

 

 

고개 위에 서면

저런 풍경이 아스라히 드러나 보인다.

 

계속 쉬고 싶지만 워낙 바람이 심하게 불어

추워서 오래 있지를 못했다.

 

그러다 바람 불지 않는 곳에 있으면 또 엄청 덥다.

고개를 넘어 스위스 라쁘르 산장에 도착했을 땐 열기에 후끈 했었다.

 

 

 

 

<여기가 포토포인트다.>

 

 

저 위에 아슬하게 걷고 있는 트레커들의 모습이 보인다.

눈길을 어렵게 걷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눈 지대를 건너게 된다.

아차 미끄러지면 아래로 그대로 곧두박질이다.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기에

그저 조심해서 건너야 한다.

 

8월에 다녀간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이곳에 눈은 없고 초원과 야생화만 가득한 모습을 보곤

지금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랬다.

 

 

 

<어렵게 건넜다>

 

 

 

드디어 Grand col ferret에 도착했다.

해발 2,537m, 백두산 높이(2,750m)와 좀 비슷하다 여기면 될 터이다.

 

페렛 고개는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을 경계하는 지점이다.

 

 

 

 

 

<Grand col Ferret>

 

 

 

내가 서 있는 장소가 스위스.

반대는 이탈리아다.

 

 

 

<스위스 국경>

 

 

 

스위스 국경은 S

이탈리아 국경은 I

 

 

 

 

 

<이탈리아 국경>

 

 

 

페렛 고개에 서니 바람이 그제야 잦아든다.

 

바람 한 점 없는 페렛 고개에서 바라보는

눈 시리도록 푸른 풍경은

 

TMB가 유럽에서 마테호른이나 융프라우 등을 제치고

최고 으뜸으로 꼽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페렛 고개에서 본 풍경>

 

 

 

역시 알프스다!

정면 봉우리가 M. Dolent 해발 3,820m.

 

 

 

 

<페렛 고개에서 본 설산 풍경>

 

 

 

페렛 고개에서 바라본 스위스 방향.

눈길을 한참이나 치고 내려가야 되는 미끄러운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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