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일본 배낭여행기>/대마도

이즈하라 아리아케

구상나무향기 2015. 12. 2. 11:25
728x90

 

 

 

알록달록 기능성 등산복을 입고,

배낭 꼭두리가 머리 끝에 다아있는 중년들의 모습에

 

"대마도에 히말라야가 있나?"

"저 배낭 속에 도대체 뭘 넣었지?"라고

 

작은 독백을 했었다.

 

 

 

<의례적 셀카>

 

 

 

대마도 이즈하라엔 히말라야 급 설산은 없고

아리아케(유명산)와 시라다케(백악산)가 존재한다.

 

아리아케 왕복 3시간, 두 산 종주하면 7시간가량이 소요되는데,

입.출국 배 시간이 빠듯하기에 사실 종주보다는 당일치기 산행을 주로 하는 편이다.

 

 

 

<하치만구 신사>

 

 

그렇다면 넉넉잡아 3~4시간 안팎의 산행에

장비는 거의 히말라야 정상이라도 올라가는 냥 다들 호들갑을 떨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인들의 허세에 불편함이 들긴 하지만

나 또한 중년의 한국인이 아니든가.

 

묘한 동질성과 이질성의 조화로움 속에

한국인 특유의 셀카질에 열을 올려본다.

 

 

 

 

<하치만구 신사의 고풍스러움>

 

 

 

하치만구 신사에서 아리아케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어

그리로 가봤다.

 

신사에 대해선 그닥 관심이 없는 탓에

들머리 기능으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이다.

 

예전엔 덕혜옹주 기념비가 있는 들머리 쪽으로 아리아케를 등산했었는데

 

하치만구 신사는

시미즈 산성에서 아리아케로 오를 수 있는 다른 루트다.

 

 

 

 

<시미즈 산성으로 가는 길>

 

 

한갓진 일본 특유의 정적을

즐기며 살며시 오르면 어느듯 시미즈 산성에 도착한다.

 

시미즈 산성은 토요토미히데요시가 조선 출병에 대비하여

축성하였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시미즈 산성은

매우 가까워 마치 뒷산 산보 하듯이 살짜기 오르면 딱이다.

 

딱히 이즈하라에 볼게 없다면

여기로 오면 제법 시원한 풍경이 자리한다.

 

평화로운 바닷가 한 켠에 자리한 이즈하라.

그리고 상록수림으로 뒤덮힌 아리아케의 드넓은 식생을 볼 수 있는 제법 명당이다.

 

 

 

<시미즈 산성 가는길>

 

 

풍신수길(토요토미히데요시)가 조선출병 시 축성 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즈하라 시내가 한눈에 드러난다.

이즈하라는 대마도에선 히타카츠 보다 큰 마을이다.

 

가장 번화하다고 보면 된다.

저녁나절에는 이즈라하로 유입되는 차량이 꼬리를 문다.

 

 

 

 

 

 

석위가 나무 밑둥에 잔뜩 자라고 있는 풍경이다.

석위(韋), 돌에 붙은 가죽이라는 뜻이다.

 

가죽질의 질긴 표면을 이루는 양치식물인 석위는

저렇게 오랜된 나무나 암벽에 풍성하게 붙어 자란다.

 

 

 

 

양치식물 답게 포자를 잔뜩 머금고 있는 모습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산성터의 너덜에도 석위 군락지가 잔뜩이다.

 

 

 

 

 

산성터 끝자락에서 바라본 아리아케 정상과

상록수를 이루고 있는 건강한 숲의 모습이다.

 

내가 대마도를 찾는 이유가 바로 저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아쉽게도 국내에선 저런 풍경을 가진 생태계가 없다.

 

 

 

 

본격적인 아리아케의 숲으로 들어가면

삼나무와 우거진 난대림의 풍경을 접하게 된다.

 

삼나무는 제법 큰 거목으로 자라는데

저런 밑둥을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히노끼라 불리는 편백나무 숲의 모습이다.

 

 

 

동백나무와 녹나무

그리고 여러 상록수들이 엉켜서 또다른 식생을 자랑하는 구간이다.

 

이런길에 취해서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어느듯 아리아케의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지나가는 선녀가 있어

붙잡고 찍어달라 했더니

궁시렁 거리면서 찍어준 장면이다.

 

 

 

 

 

 

정상 직전에는 동백나무가 무더기로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데

 

정상 풍경하곤 판이하게 다르다.

 

 

 

 

 

 

드디어 정상이다.

두 번째 찾은 아리아케의 정상이지만

 

나름 감회는 새롭다.

 

저 임도길을 따라서 가다보면 어제 뛰면서 지나갔던

가미자카 갈림길로 나오게 된다.

 

 

 

 

 

 

 

산세가 제법 깊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아리아케가 유명해서 이렇게 찾아왔지,

산 위에 서니 나름 높고 지세도 깊은 그런 봉우리들이 제법 많다는걸

알 수 있다.

 

지도도 없고 교통편도 부족해 이즈하라에선

늘 아리아케만 산행할 수밖에 없음이다.

 

뭐 산객들로 넘쳐나면 결국 훼손밖에 더 될터이니

오히려 알려지지 않은 것도 나쁘지 않음이다.

 

 

<맞은편 봉우리가 아리아케보다 높다>

 

 

 

의례적 똥폼의 셀카를 찍고서는

후다닥

이즈하라로 뛰다시피해서 하산을 마무리한다.

 

 

두 번째 찾은 아리아케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은 산길과 난이도다.

 

나름 외국의 산행이지만

마치 동네 뒷산을 오른 냥 편안한 그런 산!

 

바로 아리아케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