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일반산행기

백팔등능선~신불산~신불서릉~만길능선

구상나무향기 2022. 5. 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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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신불산의 철쭉은 그 색감이 짙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나 철쭉의 붉은 색감과 대비된 푸른 숲의 조화로운 색채가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철쭉 군락지란 찬사를 받는 곳.

 

특히나 색감이 다른 어떤 산의 것보다 찐하고 예쁘기로 유명해

신불산 철쭉이 피는 이 시기만 되면 나는 신불산으로 걸음해왔었다.

 

 

 

 

작년 자료, 신불산 철쭉. 색이 정말로 화려하다.

 

 

작년 자료, 색감 짙은 신불산 철쭉, 일반 산철쭉과는 다르다.

 

작년 자료, 신불산의 화사한 철쭉

 

 

 

신불산 오른 횟수와 더불어 이곳을 찾은 루트 또한 수십 가지 형태로

접근을 해왔었다.

 

청수골에서 영축산으로 펼쳐지는 능선과 골은 몇 가지로 나뉘는데

청수좌골, 청수우골, 청수중앙능선, 백팔등능선, 백련골 등이다.

 

모두 영축산으로 이어진다.

 

"오늘은 백팔등능선으로 가봐야지"

 

사실 이 백팔등능선은 아직 미답지로 걸음 하지 않은 곳.

이름부터 특이한 곳이라 딴은 그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긴 하지만

 

하산했던 만길능선도 그 이름의 어원이 딴은 궁금한 곳들이다.

 

 

 

 

 

 

계곡에서 좌측 능선이 백팔등능선, 캠핑장 방향으로 계곡을 잠시간 걸으면 바로 나온다.

 

 

 

청수골가든이라고 불렀는데 이젠 글램핑장인 '캠프포레'로 바뀌었다.

이 캠핑장 가기 전, 파래소교라는 다리가 있는데 그 우측이 바로 들머리

 

이곳으로 들어가면

위의 나열한 골짜기와 능선 모두 들. 날머리가 가능하다.

 

백팔등능선은 계곡이 나오자마자  좌측 캠핑장 철책 따라

계곡으로 약 5분간 걷다가 왼편 능선으로 올라타면 된다. (거기서 그대로 직진하면 청수좌골.)

 

 

 

 

 

 

 

백팔등 능선은 곳곳에 조망터가 많다.

 

 

정면 청수중앙능선, 뒤에 원동면에서 시살등 가는 능선

 

 

좌측 편으로 보는 풍경.

뒤에 신불서릉과 앞에 만길능선.

 

사실 만길능선은 그날 백팔등능선과 더불어 처음 걸어본 미답지였다.

 

즉흥적으로 신불서릉으로 가다가 왼편으로 열린 길을 보고서는

하산 루트로 결정한 것.

 

만길능선의 길은 하산 고도가 떨어질수록 급 내리막을 형성해

아주 고전했었다.

 

 

 

 

 

뒤에 신불서릉, 앞에 만길능선

 

 

백팔등능선의 길은 한갓지고 평화롭다.

곳곳에 조망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숲으로 우거진 답답한 지세도 아닌

여유와 낭만을 누릴 수 있는 천혜의 능선길.

 

길도 다소 부드럽고 고도차도 없어 어렵거나 바위 암벽 타기 같은

난코스는 없다.

 

 무난하게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길로 보면 된다.

 

곳곳 바위 터럭 위에 올라

쉼터 노릇하기 좋은 조망터가 곳곳에 있다.

 

나같이 앞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면 몰라도

망중한 즐기긴 딱 좋은 코스다.

 

 

 

 

 

백내장 눈수술 하고 이제부터는 선글라스 끼고 댕긴다. 다들 자외선으로 부터 조심하자

 

 

 

백팔등능선 끝자락에서 단조샘 

그리고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루트가 산발하여 길들이 나뉜다.

 

선택은 산꾼의 몫

 

시원한 단조샘 물이 생각나 일부로 단조샘으로 향해보았다.

 

백팔등능선 끝자락, 억새가 가득한 습지 풍경이 나오면

아래로 난 길을 따라가면 바로 단조샘. 거기가 바로 영축산 단조 늪지다.

 

 

.

 

사초 가득한 습지 풍경, 단조늪지가 가까워지면 억새가 가득하고 큰나무는 사라진다.

 

 

 

단조샘에 얽힌 추억은 참으로 많다.

등산 경력 20년이 훨씬 넘었으니 그 잔상이 어디 하루 이틀 추억이겠는가

 

이곳의 물맛은 원시 그대로.

이탄층의 필터를 뚫고 나온 맑고 계끗한 청정의 물이다.

 

일부러라도 마시고 가야 할 물이다.

 

마침 가뭄의 시기라 물이 졸졸 흐르는 탓에 물 한 병 받는데

시간 제법 걸렸다.

 

하지만 폐부를 찌르는 청량함은 역시나

천년 이탄층의 물맛이다.

 

 

 

단조샘, 습지 이탄층을 뚫고 나온 맑고 계끗한 물

 

 

"어 철쭉 다 어디 갔어"

작년 딱 이맘때, 화사하 게 어울려졌던 철쭉의 자태는 거의 없다.

 

"벌써 개화가 끝났나?"라고 의문을 자아냈지만

곧 의문은 풀렸으니

 

바로 철쭉 해걸이 탓이다.

작년 그리도 풍성하고 화려한 자태를 뽐낸

올해 똑같은 나무를 찾아갔는데도 철쭉이 핀 흔적조차 없다.

 

드문드문 피어나 벌써 지고 있는 철쭉의 모습.

 

작년 보았던 그 화려했고 색감 짙었던 철쭉의 때깔들은

올해 하릴없이 되었다.

 

해걸이가 이리 심할 줄 알았으면 오늘 다른 곳으로 갔을 텐데 말이다.

 

 

 

 

철쭉 사라진 신불산 능선.

 

 

철쭉이 없다고 그렇다고 오늘 산행의 재미가 사라진 건 아닐 터.

산행의 묘미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기에

 

철쭉은 하나의 구실일 뿐.

5월, 숲이 주는 맑고 상쾌함의 정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축복이다.

 

연중 최고의 시절.

 

녹음 짙은 여름 오기 전, 이런 상쾌한 연둣빛의 녹색을 언제 즐겨보겠는가

바야흐로 세상은 절정의 봄을 지나 초여름 문턱에 접어들고 있을 즈음.

 

 

 

 

철쭉이 꽃이 피지 않았다. 눈 앞에 있는 나무가 모두 철쭉. 꽃이 전혀 없다. 작년에 이 일대가 화사했었다.

 

드문드문 피어난 철쭉

 

 

 

신불재, 저 억새 곳곳 철쭉의 꽃들로 화사했는데 올해는 꽃이 피지 않았다.

 

 

 

눈 버렸다면 미안하다.

 

 

신불산 정상 올라가는 숲 곳곳에도 철쭉들이 화사하 게 

피어났는데 역시 올해는 철쭉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유독 찐한 붉은 색감의 색들이라

복사꽃 보다 더 짙다고 찬사를 했었는데 올핸 보지 못한 게 아쉽다.

 

내년에는 또 피겠지.

세월이야 어디 가겠는가 사람만 변할 뿐이다.

 

 

 

신불 평원

 

 

회자정리(會者定離)

사람은 만나면 헤어짐이 있는 것.

 

하지만 올해 보는 신불산이 내년에는 못 볼 이유가 없다는 건 우리는 안다.

산천은 의구하되, 사람만인 떠날 뿐이다.

 

 

 

 

인산인해 신불산, 야외 마스크가 해제된 봄의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이 신불산을 찾았다.

 

 

거리두기가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코로나로부터 두려운 시기.

수많은 사람들이 운집한 신불산.

 

하루 이틀 다녀온 곳도 아닌데 정상석 탐닉은 의미가 없어

서둘러 벗어난다.

 

이곳에서 신불서릉 들머리까지는 지근.

큰 바위가 보이는 전망 테크가 있는 곳, 바로 거기가 신불서릉 들머리다.

 

 

 

신불산에서 본 간월산과 간월공룡 능선.

 

 

간월재와 그 위 간월산

그리고 우측으로 이어진 간월공룡능선.

 

신불서릉에 서면 멋지게 바라다 보이는 명품 조망이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이곳에 서도 괜찮을 곳.

 

구름이 휘감기는 어느 날,

멋진 운해가 넘실대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는 조망처 제일의 장소다.

 

신불산 휴양림에서 시작했으면

이곳으로 내리 서면 원점회귀가 가능하기에 주로 이용해왔던 루트다.

 

 

신불서릉에서 본 간월재와 간월산

 

 

 

"좌측 능선 저 능선을 타도 휴양림으로 내리서는 것 같은데"라고

신불서릉의 암벽 위에서 나는 이 생각을 했었다.

 

능선에 서서 보면

좌측으로 짧게 이어진 능선이 보인다. 바로 그 능선이 만길능선. 

그때는 몰랐다.

 

신불서릉에서 한참 내리서다 보면

좌측으로 들머리 하나가 나온다.표지기가 몇 개 나풀 되고 있기에 이곳이

뚜렷한 능선길임을 눈치채고 오룩스 맵을 확인하니 그 능선이 바로 만길능선.

 

공비 지휘소가 있는 신불서릉까지 서너 번 경험을 해봤기에

이번에는 가지 않은 길을 가보자는 심정으로

만길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신불서릉의 상징. 큰 암벽이 버티고 있다. 이 바위가 보이는 곳이 신불서릉이다.

 

 

만길능선이 위험할까?

사실 경험하지 않는 길에 대한 모험심은 곧 위험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산행 경험상

암벽이 많은 곳의 길은 역시나 밧줄 구간도 있고 내리막이 심해

험했던 경우가 많았기에

 

혹여 만길능선이 위험하지나 않을까 우려했었다.

 

이름도 만길이지 않는가

 

"만길 낭떠러지가 있어 그런가?"

 

 

 

 

 

맞은편 백팔등능선 뒤에 영축지맥이 솟았다. 이 바위에서 아래를 보면 만길능선이 보인다.

 

 

 

백팔등능선과 만길능선.

 

두 능선으로 오르락 내리락 할 때, 나 혼자.

올라오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 한 명도 만나지 못했었다.

 

그만큼 한갓지고 조용한 이곳,

사실 사고나면 그만큼 위험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위험한 능선이었다면 어느 누가 날 도와줄 것인가

여긴 숲이라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는 곳이다.

 

딴은 걸음 하기 전, 등산 루트에 대해 검색을 하고

입산을 하지만 만길능선은 즉흥적으로 결정했기에

 

혹시나 이 능선에 대한 무지함에 위험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다.

 

 

 

임도를 만나면 바로 좌측 들머리가 만길능선으로 계속 이어진다. 임도 따라서 내려가면 파래소 폭포와 상단 휴양림이 나온다.

 

 

 

만길능선에서 뚝 떨어졌더니

임도가 나온다.

 

제법 수훨하 게 거닐고 내려온 곳.

여기 임도를 따르면 상단 휴양림과 파래소 폭포를 만난다.

 

거리를 재어보니 대략 만길능선을 계속 타고 가는 게 

거리와 시간상 빠르다는 판단이 선다.

 

오룩스 맵에서 임도에서 만길능선 끝자락까지는 1km 남짓 나왔기 때문이다.

임도로 애둘러 가는 것 보다 직진이 빠른 법.

 

하지만 마지막 내리막 길은 아주 고약했었다.

급내리막으로 무릅이 삐걱댈 정도였었다.

 

 

 

 

 

만길능선 끝자락에서 본 풍경

 

 

딱히 위험한 구간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마지막  내리막에서 혼쭐이 났었다.

 

엉덩방아만 세 번 연거푸 찍었으니

자갈로 미끄럽고 내리막 경사가 매우 심한 곳이었다.

 

올라오기도 힘들고

내려가기도 조심해야 할 곳.

 

정작 만길능선은 중간은 힘들지 않지만

마지막 구간이 내리막으로 제법 힘들다.

 

(휴양림에서 올라올 땐 시작부터 급경사의 오르막을 쳐야 하는 부분.)

 

 

 

 

 

이 암벽을 마지막으로 급내리막을 타야 한다.

 

드디어 다 내려왔다.

이곳이 혼숨터라고 곳인데 바로 만길능선 들머리이자 날머리다.

 

신불재 올라가는 백련골에 접어들자마자 바로 좌측

돌무덤으로 향하면 바로 이곳이다.

 

 

 

혼숨터가 만길능선 들머리

 


만길능선이라 했지만

만길 낭떠러지는 없었고 만길 만큼 먼 그런 능선도 아니다.

 

그냥 평이했고

마지막 내리막만 조심하면 충분한 난이도의 능선.

 

다만 혼자서 다니기엔 부담되는 아주 한갓지고 외진 곳이기 때문에

동료를 동반하는 게 좋을 듯하다.

 

 

 

 

저 바위 우측이 등산로, 시작부터 오르막. 내려올 땐 급내리막으로 식겁했었다.

 

 

코스는: 청수골가든~백팔등능선~단조샘~신불산~신불서릉~만길능선~휴양림~청수골가든

거리는 11km

시간은 6시간 남짓

 

 

 

 

 

 

딱히 어렵거나 힘든 곳은 없는 두 능선 타기 산행이었다.

다만 혼자 보다는 여럿이 가는 게 좋을 듯하고

 

산행 꾼들만 선호하는 대표적 산꾼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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