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태국 배낭여행기

태국 꼬창으로 호핑투어를 떠나다.

구상나무향기 2017. 10. 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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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 호핑투어 중>





EBS 세계테마기행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내가 가지 못할 발걸음을 대신해주는 나만의 아바타들.


그들은 생경한 문화 속에 들어가

기획되지 않은 날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장 리얼한 볼거리를 선사해주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꼬창 숙소>




2008년 이미 한차례 태국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땐 방콕과 정글인 치앙마이로 여행을 했기에

바다여행은 전혀 느껴보지 못했었다.


세계테마기행에서

태국에서의 섬 여행 기행을 보고 난 후부터 

호핑투어 여행에 대한 갈망은 더욱더 뚜렷해지고 있었다.


필리핀 세부에 여행을 해보긴 했지만

태국에서 행하는 섬 여행은 그 차원을 달리하는 멋진 풍경이었기 때문이었다.









"떠나자 떠나면 된다"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했다.


용기는 늘 내고 싶지만

그 용기보다 더 우선되는 건 역시나 시간이다.


직장인의 짧은 휴가.

이미 미얀마를 길게 다녀왔기에 더는 시간을 낼 순 없었지만


마침 10월2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어 

지체 없이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았다.







<꼬창 숙소>




몇 달 전부터 만석이었든 황금연휴 기간의 항공권.

여차저차 아주 어렵게 좌석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래도 늘 여행운이 따르는 거 보면 팔자는 좋은 편인가 보다.


누군 가고 싶어도 이래저래 발목 잡는 일이 많아 못 간다 하는데

나는 가고자 하면 언제나 조력자가 나타나 여행을 도와주니 말이다.


그저 이 복에 감사할 다름이다.





<숙소 앞 풍경>



꼬창 호핑투어에 대한 정보는 다소 부족한데

인터넷에 겨우 찾아보니 타이쿤투어가 나타난다.


그외 몽키트레블에서도 꼬창 호핑투어를 주선하지만

이 여행사들, 여행객을 모집하여 서로 합동투어를 진행하는

분위기인지라 어차피 여기나 저기나 같은 여행사다.


가격도 거의 대동소이해서 차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여행 프로그램도 동일해서 여행사별 차이란 거의 없었다.





<썬크림 바르고>




어쨌튼 중요한 건,

내가 여기 와 있고 여행을 떠나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행복한 것이다.


더는 따질 게 없다.


조금 불편해도 조금 아쉬워도 즐기는 게 여행인 것이다.






<선착장 가는 길>



때는 우기.

수시로 비가 온다고 하는데


아직 비의 기운은 없었다.

하지만 나중 마칠 때 내리 붇는 비가 다음 날 섬을 나갈 때까지 쏟아졌었다.


그날 호핑투어를 시작할 땐

비는 내리지 않았고 날씨만 흐려져 있었을 뿐이었다.











한국인 8명, 방콕에서 함께 출발했었다.


다들 다른 여행사로 부킹했지만

동행은 함께였다.


그래도 나름 인연인지라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대화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여행은 고단하며 피곤하다.

그래도 같은 동행자가 있어주면 객지에서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다들 수영은 귀신들이었다.

호핑투어를 즐기고자 오는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선착장 가는 길>




호핑투어는 총 4군데의 섬에서 진행되었고

마지막 원숭이섬 투어는 비로 취소되었다.


우기 때는 비가 수시로 쏟아지기 때문에 아차 하면 투어 못하고 숙소에서 죽치고 있어야 하는

사정도 생긴다.


직접 비를 겪어보니 실감 나더라

양둥이로 내리 붇는 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그런데서 뭔 호핑투어를 하겠는가.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다녀간 다른 분들은 정말 화창한 날씨를 만났다고 했는데

우기라고 하더라도 그날 날씨는 복불복인듯하다.






<물 만난 고기>




배엔 중국인들로 가득 찼다.

시끄럽고 소란했지만 그래도 나름 질서도 잘 지켰고 큰 소란은 없었다.


조용히 우리끼리 진행하는 호핑투어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현지에서 부킹 하는 것과 인터넷에서 사전 예약하는 것과의 차이는

바로 이런 점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더라


오붓하 게 즐기려고 했었는데

이런 중국인 대부대를 만날 줄은 생각 못했다.






<중국인들로 인산인해>




그런데 우기여서 그랬는지

파도가 제법 치는 상태였다. 멀미자들이 속출한다.


재미있게 놀고자 왔는데 멀미와 씨름이라니

저들도 참 딱한 사정이다.


해군 출신에 해기사 자격까지 있는 나로서는

멀미는 다른 사람 이야기지만 그래도 호핑투어 와서 이게 뭔 시추에이션인가


나름 답답할 노릇 아닌가

호핑투어는 역시 우기 때는 피해야 할 놀음이다.





<멀미 안 하는 자들>




드디어 첫 번째 스팟에 도착한다.

1시간은 더 걸렸든 것 같은데 참으로 지루했었다.


스팟에 도착하자마자 첨벙 물속에 들어간다.






<우기라 색이 우중충하다>




첫 번째 스팟은

물이 깊고 탁하고 또 파도까지 높아서 그런지


스노클링을 즐길만한 위치는 아니었다.


물고기도 보이지 않는데

갑자기 온몸이 뭔가에 할퀸듯한 화끈거림이 느껴지는 게 아닌가


등 왼쪽에 오른쪽 팔까지 화끈거렸다.

급히 물밖으로 나왔는데


해파리였다.


마침 독성이 없는 해파리여서 다행이었지만

혹시 예민한 사람들은 쇼크가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겠다.


여기저기서 해파리에 쏘인 사람들이 속출하니

스노클링은 중단하고 즉시 다른 스팟으로 출발한다.





<물 만난 고기>




두 번째 스팟은 완전 천국이었다.

물빛이 에메랄드같은 환상적인 해안가가 맞이하고 있었다.


물고기가 얼마나 많든지

나는 환호를 질러댔다.


큰 물고기도 제법 많아서 눈이 제일 호강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이었다.


꼬랑이라는 섬이었는데

정작 해안가엔 올라가지도 않고

나는 배 근처에서 종일 물고기만 쫒고 있었다.





<열대어>



배 근처에서 보는 물고기가 제일 많았다.


저 발판 밑에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가 움직이지도 않고 그대로 서있는 거 아닌가

참으로 볼게 많은 스팟이었다.


성게도 잔뜩 있었는데 밟을 때

조심해야 할 정도로 정말 많았다.


모래가 어찌나 부드럽고 물이 맑은지 여기가 천국이 아닐까 싶었다.

이런데서 며칠씩 쉬었으면 참으로 좋았을 그런 장소다.





<꼬랑>



다른 배도 정박했다.


저 배 근처에도 물고기가 잔뜩 몰려들어

난 이곳 근처에서 내내 수영을 했었다.









이거 아주 약과다.

여기에 먹을 거 좀 던져주면 떼로 물려든다.


예전 세부에서도 만났던 바로 그 물고기 종류였다.








이제 이곳을 떠나 3번째 호핑투어 스팟으로 이동한다.

다 비슷비슷한 풍경들인지라 사실 다 비슷하다.


여기도 물고기가 정말 많았다.

'물 만난 고기' 여기서도 실컨 자맥질과 수영을 반복하며 호핑투어를 만끽하고 있었다.


세 번째 수영을 했더니

급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나는 사실 세 군데에서 수영 후 더는 스노클링할 스팟이 없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네 군데 둘러보는 호핑투어.

마지막 도착한 네 번째 스팟에서 아마 제일 재미있게 놀았든 것 같다.


물고기가 제일 많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영으로 지친 사람들이 내려오지 않아

혼잡하지도 않았기에 나름 즐기기 제일 좋았던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이곳은 3번째 스팟>






먹이를 던져 주니 이렇게 물고기들이 몰려든다.

가장 많은 물고기떼를 만난 곳이었다.


이리 저리 먹이를 던져주니

내 온 몸을 감싸듯이 몰려든다.


정말 엄청 나게 몰려 들었는데

그러나 세부에서 본 산호초 옆에서 보는 풍경과는 또 달랐다.


꼬창은 세부나 보라카이 푸켓이나 발리에서

해보는 호핑투어보다는 풍경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저 시꺼먼게 다 물고기>





4번째 호핑투어 할 때 부터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었다.


비를 맞으며 수영을 즐겼는데

나름 색다른 경험이 아니였나 싶었다.


이젠 출발할 시간.


비가 억수로 쏟아지기 시작하고

배는 파도에 요동을 친다.









돌아올 땐 비는 점점 더 거세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스콜로 바뀐다.


시야가 흐릴정도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겨우겨우 선착장에 도착했다.


후줄근한 선착장.

폭력(?)적인 비를 맞으며 숙소로 돌아왔었다.







<숙소의 저녁>




밤에 몇 번을 깨었는지 모른다.

비소리에 말이다.


얼마나 쏟아지는지 쓰나미 오는줄 알고 내내 걱정이 될 정도였다.

후두두두두

쏟아지는 거센 빗소리에 정신이 다 없을 정도였었다.


다음 날, 방콕으로 돌아가는 길도 비에 매우 험난했었다.


곳곳에 침수가 되어 차량도 우회해서 돌아가야 했는데

혹시나 뜨랏 선착장에서 배가 뜨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정도는 아니였다.


방콕까지 8시간 30분.

도착하니 방콕은 그나마 비가 개어있었다.


추억에 찐하게 남을 꼬창 호핑투어.

"우기는 피하자라는" 교훈을 안겨준 여행이었다.






<카오산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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