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연하선경 4

백무동~장터목~연하선경~한신계곡

"단풍 구경 갑시다" 오래전부터 이미 점찍어둔 날짜. 지리산에 넘나들고 지리산 숲에 스며든 지 어언 20년. 하지만 그것도 나 같은 역마살 인간이나 그런 것이지 산행 경력에 비해 지리산 횟수가 적은 사람들. 오늘, 그분들과 사부 자기 걷기로 한 날이다. 그분들과의 맟춤코스 지리산의 국민 코스라 여겨지는 곳, 연하선경과 한신계곡으로 걸음했다. 비지정으로 가지 않고 지정된 장소로만 다녔기에 딴은 얌전한 산행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리산 산행이 쉽거나 편한 것 하곤 차원이 다르다. 지리산은 어디를 가나 힘들고 어렵기는 매한가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것 같아" 백무동 주차장에서부터 날씨는 서늘했는데 소지봉까지 올라가니 간밤에 내린 싸락눈이 곳곳에 가득했었다. 급기야 "어 저기 봐라 상고대다" 제석봉에 하얗게..

한신지곡~세석대피소 (1박)~한신계곡

한신지곡, 지리산에서 이렇게 멋진 계곡도 드물듯하다. 물론 뱀사골이나 칠선계곡 등 지리산엔 다양한 깊은 계곡을 품고 있지만 폭포로 나열되는 순위로 따지자면 사실 한신지곡이 단연 1위가 아닐까 싶다. 나는 20년 동안 200회 가까운 지리산행을 다녔다. 그동안 한 번도 형제들하고 같이 산행할 거란 생각을 못해봤는데 나 외엔 산행을 즐기는 형제도 없었고 다들 취미생활이 나랑 다른 탓이다. 그런데 어느부터인가 반백이 훨 넘은 큰형님이 산행을 시작하더니 이젠 제법 산꾼 티를 내신다. 산꾼의 기질, 산을 오르고픈 열망은 다들 똑같을 것이다. 더 깊고 더 멋진 산을 오르고 싶은 열망. 난 그 열망에 불을 지폈고 날아든 답은 역시나 "지리산에 가자"로 화답 받았다. 다만, 체력에 대한 안배를 위해 대피소에 하룻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