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북알프스 산행기

일본 북알프스 산행기-4 (야리카다께에서 신호다께 온센까지)

구상나무향기 2009. 6. 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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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리까다께 산장을 벗어나 스고로꾸 산장까지 넘어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부터 급하강길이 시작되며
 
아주 위험한 너덜길이다. 낙석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구간이다
발한번 장난 삼아 자갈더미를 밀어 보았더니
 
우르르르 하고 쏟아져 내려간다. 시껍하겠더라
 
 

눈이 어질어질 고산병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밑은 절벽이고 사람 환장하겠다.
 
배낭의 짐은 계속 어께를 짓누른다.
 

그래도 참 풍경은 일품이였다.
밑의 협곡에서 구름이 잠시 개였다.
 
 
밑도 끝도 없는 너덜지대다.
저 자갈밭은 잘 무너진다. 그래서 가는길 아니면 다른길 가라해도 못간다.
 

길이 쫍고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올라오는 사람들이나 내려가는 사람들 모두 양보심이 필요하다.
 
밑에 사람이 다 올라올때까지 기다린다.
 

아득한 경사길이다. 저밑을 내려가는데
낙석 사고가 끊임없는 구간이다. 헬멧을 쓰는 이유가 있더라
 
 
위험한 너덜지대를 지나니 습지가 나타난다.
물이 귀한 북알프스다. 한국의 산처럼 샘터는 아예 없다.
 
이곳은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물웅덩인데
아마도 오아시스가 이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반갑게 맞은 물웅덩이다.
 
근처에 사는 원숭이들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군데군데서 원숭이들을 목격하기는 했는데 사진 찍는데는 실패했다.
 

 물은 의외로 맑고 시원하다.
모두 웃옷을 벗고 등목을 해본다. 정말 개운하더라. 이때는 고산병도 잠시 잊었다.
 
 
오른쪽으로 경치가 시원하게 들어난다
이때부터는 곳곳에서 야생화 밭이 나타난다.
 

지도상 야생화 군락지라고 표기된 구간이다.
정말 기가 막히더라
 

산의 흰부분은 소금이다.
일명 소금산이라 부른다.  이곳에 담자리꽃과 백산천조라고 불리는
고산 야생화가 지천이였다.
 

 
고산병으로 정말 힘들었다.
오르막 구간이 계속 이어지는데 이때는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수건을 입에 물고 오르막을 올랐다.
 
한발 한발 정말 천금만금 보다 무거웠던 그순간 이였다
 
같이 동행했던 일행이 그때 내가 쓰러지면 인공호흡을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을 했다고 하니 그만큼 내 사정이 위급했던것 같았다.
 
고산병이 왜 그리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지 절실하게 느낀 순간이였다
 

 

다음은 객꾼님 산행기 중 일부분이다.

 

모미사와다케 오르는 길이 참 길었다연못지나 삼규랑 꽃 찍는다 잠시 주춤한 사이 다들 앞서갔다 가만보니 이건 헐떡거리는게 아니라 거진 숨 넘어 간다내 앞서가면서 시간이 많아 이런저런 꽃 사진 찍는 척하며 참으로 별생각을 다 했다내 상식으로는 저노마 저거 쪼매 있으면 넘어간다 심장마비 정도야 아니겠지만 숨 못 쉬는 증산 그거 뭐라나아주 조금만 있으면 그냥 넘어 가겠다신경이 아니 쓰일 수 있나 내 이때쯤 심각했다는 거 아닌가저노마가 넘어가면 인공호흡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예전에 교련시간에 배운거 다 생각해본다흉부압박상지거상법이라고 있었는데, 이것이 가슴 다섯번 눌러주고 인공호흡 한번하고 그러는게 맞제 

 

 

휴~다행이다삼규 안 자빠지고 모미사와 산정에 이르렀다자칫 일본까지 와서 팔자에 없이 삼규랑 진하게 입맞출뻔 했다

 

 

 


산장에 도달하니 맞은편 능선에 구름이 개이더니
역시 좋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산장 옆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연못이다.
그근처에 야영장이 있다.
 

스고로꾸 다께를 지나 3시간을 더가면 능선에 있는 산장에 도착한다
산장이름이 뭐였더라 ? 저멀리 빨간 지붕이 그곳이다
 
이곳에서 3시간 거리다.
 

 
산장에 우동.라면.카레라이스.오뎅.소고기덮밥을 판다
이곳역시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산장인지라 친절하다
그리고 모든 편의 시설이 다 준비가 되어있다.
 
일본 사람들 돈 받을때는 확실히 해놓고 받더라
 
 
내일  넘어갈 봉우리인 유리오리다께다. 해발 2,588m다 
 

만년설이 그림같이 다가온다.
저밑에 모두 야생화 평원이다.
 

그런데로 죽다가 살아난 모습이다.
의사 치료에 힘입어 어찌 어찌 정신 차렸다.
전날 모든걸 다 토해내고 심장 마사지 받고 스트레이드와 아스프린을
먹고 잠들었다.

 

얼굴도 심하게 부었다. 아마도 며칠간 고생의 흔적이다동료들이 농담삼아 기압 때문에 얼굴이 부은거라 놀린다.

 

실제 라면이나 과자봉지등이 기압때문에 빵빵하게 부풀러 오른다.이때문에 밥이 제대로 안된다. 그래서 햇반을 그대로 먹는게 가장좋다.
 


역시 살만하니 똥폼이 잡힌다.
 

산장밑 협곡 풍경이다.
저곳 주위로 야생화 꽃밭인데 정신없이 뛰댕기면서 찍어댔다.
 
 
야생화들이 눈으로 보일란가 모르겠다
가보지 않고서는 그풍경을 말못할듯 싶다
 
마침 날씨까지 화창해서 더할나위 없었다.
사실 북알프스에서 화창한 날씨 접하기란 쉽지가 않다.
 
 
 

단체로 박았다.
저 펄럭이는 태극기 보이는가....
 
독도는 우리땅이다.
 
 
산장을 떠나 돌아서서 한컷했다
날씨 너무 좋았다
 
어제 그 지랄같은 날씨 모두 보상받은 날이다.
 

 

유미오리다께 가기전 만년설이 있는곳에서잠시 쉬었다

 

 

 

 

역시 이곳도 야생화 천지다.

 



 
산속에서 6일 있었더니
사람 몰골이 말이 아니다..세수는 수건에 물을 적셔 고양이 세수로 했고
면도는 꿈도 못꾼다..하물며 머리 감을 일은 더없다.
 
얼굴도 심하게 붓고 눈동자는 조금 풀려있다.
 
그래도 양치질은 먹을물로 했는데 몸에 나는 시큼한
땀냄새야 도리가 없다. 그냥 견디는거다.

 

가카미다이라 산장이 정말이지 그림같은 풍경으로 다가온다.산중 호수를 3개나 끼고 있는 산장이다. 해발 2,300m에 위치한다.
 

 
유미오리다께 정상 부분이다.
 

가는길에 만년설이 있어 잠시 쉬어봤다
만년설이 있는곳은 어김없이 야생화 밭이 나타난다.
 
저기 전부가 야생화 밭이다.

 
 
빨간꽃 노란꽃 흰꽃 다양하다.

 
 
유미오리 평전에서 한번 더 쉬었다.

 

유미오리 평전에서 바라본 가카미다이라 산장이 그림같다.
 
 
가카미다이라 산장이다.
산중 호수가 매우 인상적이다. 만년설이 녹은물이 고인것이라 하는데
물은 매우 차갑다 그리고 제법 맑다.

 
 
똥폼은 어김없다.

 

가카미다이라 산장이다.
이곳에서도 물은 유료다. 1리터에 200엔이다.
 

가카미다이라 산장을 벗어나면 지세는 아래로 뚝 떨어지며
그제서야 계곡을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는 고도가 순식간에 뚝뚝 떨어져 내린다.
 
 
내려가야할 계곡길이다. 아득하다.
 
 
놀랍게도 사진에 보이는 저 풀밭이 모두 당귀밭이다.
처음에는 뭔가 싶었는데 씹어 보니 당귀가 맞다.
 
자연 당귀밭이 저렇케 넓다니..
 
 
첫번째 만나는 계곡물에서 등목을 하고 잠시 쉬어간다
물이 얼마나 차갑든지 동료들과 누가 오래 담그나 내기를 했었다
 
30초를 견딘 사람이 이겼고
난 10초도 견디지 못했다. 물은 그냥 얼음물 녹인 그상태 수준이였다.
 
 
3시간쯤 걸으니 드디어 세상과 소통할 길이 나온다.

 

계곡이 넓고 시원하다
너덜 바위 밑으로 명경지수가 흐른다.
 

와사비다이라 산장이 나오기 전까지의 길을 고이켄신도라고 부른다
가을철 오면 풍경이 가히 환상적이라 할만하다.
 
실제 찍은 사진을 보았는데 정말 입 벌어지더라
활엽수림이 길 좌.우측이 빽빽하다
 
그리고 곳곳에 풍혈이라고 해서 얼음골 같은 장소들이 많이 나온다

 

 
 
와사비다이라 산장에 도착하니
6일만에 과일을 만난다.
 
사과.바나나,오렌지 토마토 오이가 넘실댄다
일딴 입에 물고 본다. 이거 안먹어본 사람 그맛 모른다.
 

와사비다이라 산장이다.
이산장 옆으로 계곡이 일품인데
 
저 사진 좌측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플라이 낚시를 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가을에 오면 단풍과 플라이 낚시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하산 거의 완료한 싯점이라
마음도 편하다. 똥폼도 즐겁다.
 
 
 일본 사람들의 행색이다. 사실 참 없어 보이더라
 
소박하고 소탈하고  참 검소하다는걸 많이 느낀다.
시장표 등산복에 배낭도 우리 80년대 륙색 비슷한걸
메고 다닌다.
 
그런데 비올때 꺼내 입는 옷들은 하나같이 최신식이더라.
텐트도 거의 명품들을 쓴다.
 
한국사람들이 겉 멋만 많이 들었다고 볼 수 있다.
행색은 저래도 제법 꾼들이다.
 
 
드디어 5박6일 북알프스 전일정을 마친다.
신호다께온천이 마지막 구간이다.
 
이곳에서 히라유로 다시 버스 타고 이동해서 나고야로 이동한다.
 
 
 
사람이 너무 고생하니까 아무런 생각이 없더라
사실 그때 그랬다. 내가 왜 이짓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문부호만 새길 뿐이였다.
 
그런데 돌아온 지금은 어떤가
 
그래 한번 더 가보자며 물고기 머리 마냥 그때의 고통은
망각하고 금방이라도 배낭을 꾸릴 태세다.
 
죽어봐야 죽는지 알고 가봐야 그고생을 알며 또한 그희열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항상 신뢰하는 말이 있다.
 
"발은 눈 보다 빠르다"
 
그렇다 세상 모든일들이 가보지 않고 또 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부딛혀 보자
 
까짓거 세상사는거나 마라톤 뛰는거나 또 저 멀고먼 산을 오르는거나
뭐가 다르겠는가
 
가봐야 안다. 그리고 해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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