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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채석장~밝얼산~배내봉~천상골

by 구상나무향기 201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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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전날 27km 남짓 마라톤 훈련을 했지만

또다시 발동 걸린 역마살 기운은 나의 정신력을 잠식하고 있었다.

 

결론은 하나.

떠나면 해결되는 문제다.

 

마침 설앵초도 이쁘게 피었다는 첩보(?)를 접하고서는

여차저차 가볍게 배낭을 꾸리고 느지막이 떠나 보았다.

 

 

 

<MTB>

 

 

 

전날, 오후부터 내린 폭우는 다음 날 산행 일정을 잡는데 제법 혼란을 야기 시켰다.

 

하늘나라선녀들은 오전까지만 비를 내리게 한다고 했는데

연신 들려오는 일기예보는 왠지 미덥지 못했다.

 

강풍, 엄청났다.

 

채석장에서 시작한 밝얼산 오름,

밝얼산에서 배내봉 구간이 가장 심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강풍에 휘청거리며 간신히 올랐다.

 

 

 

 

<산아래 채석장이 보인다. 저기서 밝얼산 능선으로 올랐다>

 

 

 

일련의 MTB 무리들이 신나게 내달려 내려간다.

배내봉에서 밝얼산을 거쳐 명촌마을까지 내려가는 코스다.

 

원점회귀를 위해 중간으로 뚫고 올라왔지만

이 능선을 타고 계속해서 내달리는 재미도 남다르다.

 

특히 가을에 이 길은 낙엽 밟는 재미가 솔솔하다는 후문이다.

 

 

 

 

<천길바위>

 

 

설앵초는 화사하게 피었지만, 강풍에 도저히 촬영할 엄두가 나지 않아

부리나케 뛰쳐 나왔다.

 

무겁게 카메라를 챙겼지만 단 한장도 찍지 않고 왔었다.

 

철쭉도 이르고

밑에 피는 야생화들도 다 이른 시기였었다.

 

 

 

<전 날 내린 비로 계곡미가 좋았던 천상골>

 

 

 

천상골은 제법 험하다.

내리막이 심하게 굽이치기 때문에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능선 상 들머리가 애매해서 잘 지나치기가 쉽다.

오룩스맵이 아니었다면 나도 지나쳤을 것이다.

 

예전 저승골(채석장에서 배내봉까지 골짜기)에서

천상골로 내려 갈 때도 사실 들머리를 지나쳤는데,

 

간월산 정상 근처에서 천상골 최상단으로 뚫고 들어간 적이 있었다.

거긴 길이 정말 위험하고 험한 곳이다.

 

이번에도 살짝 지나쳐서 가다가

오룩스맵을 확인하곤 제대로 들머리를 찾을 수 있었다.

 

 

 

 

<오룩스맵>

 

 

이래저래 삶에 지치고 혼란스러운 나날들,

내려오는 내내 연녹빛 녹음에 넋을 빼며 그 스트레스를 다 풀고 왔었다.

 

이렇게 나마 살짝 다녀오면, 다음 일주일을 견디는 거다.

 

무진장 불어댄 강풍을 뚫고 산행한 날.

바람 실컷 맞고 돌아 온 그 날의 짧은 영남알프스 산행이었다.

 

 

 

 

 

채석장~밝얼산~배내봉~천상골

 

원점회귀

8.33km

5시간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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