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30km 걸린다>
두 번의 경험이 있는 내서환종주 30km 구간이다.
지금껏 화개산~중리역 코스로만 밟아온 걸
이번에는 역으로 중리역~화개산 코스로 돌아봤다.
혹여 좀 더 쉬울까 싶어서...
but
난이도는 거기서 거기다
힘든건 매한가지.
중리역에서 무학산 정상까지는 5.8km.
딱 2시간 만에 논스톱으로 올랐다.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몸풀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코스로
아무런 생각없이 산행에 몰두하기 참 좋은 등산로다.
뭐
이래나 저래나 머리 속엔 별 생각도 없었다.
<중리역 입구>
황사로 뿌연 하늘이 내내 이어진 그 날의 일기였다.
거침없이 내달아 무학산을 넘어 대곡산까지 넘어갈 때까지
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셨을 것이다.
김밥 한 줄 사서 갔는데 30km 산행하면서 그 김밥 다 못 먹고 결국 버렸을 정도로
먹지 않고 줄 곧 내달렸다.
무학산에서 바라보는 대산과 광려산은 시선으로 따지면
지척이다.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 거리감인데
실제 걸어 보면 곡소리 난다.
전체 코스중 대산~광려산이 제일 힘든데
역으로 광려산~대산으로 넘어갈 때 역시 마찬가지다.
30km, 중반쯤 되는 구간이라 심신이 제일 지칠 시기가 딱 저 코스다.
하산 루트가 어느 방향이든
상투봉~화개산(7.3km), 그리고 무학산~중리역(5.8km) 코스를
하산으로 선택했다면 줄 곧 내리막이다.
거리는 멀지만 신나게 내달리기 좋은 코스라
속도감을 제법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여튼 신나게 뛰어 내려왔던 기억이다.
<철쭉>
대곡산에서 쌀재로 내려오니
임도길이다.
다소는 지겨운 구간인데, 머리 푹 숙이고 앞만 보고 걷고 걸어
바람재 그리고 대산으로 힘겨운 오름짓을 이어간다.
쉴 마음도 쉴 정신도 아니였다.
<대산 오르기 전>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대산에서 일련의 무리를 만났다.
"중리역에서 출발했습니다"
라고 답했더니
"내서환종주 하시는가 보네요"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이 무리는 화개산에서 시작했는가 보다.
나중 하산했을 때, 딱 중리역에서 이 무리들 만났는데
정확히 같은 시각 반대편에서 하산한 것이였다.
<대산>
대산은 어느 방향에서 오르든 힘든 구간이다.
저쪽 편 광려산에서 와도 오름 짓을 해야 하고
이쪽 편 바람재에서 와도 오름 짓을 해야 하는 봉긋 솟은 봉우리이기 때문이다.
30km의 중앙에 있는 지점.
심신이 지칠 때 이 대산을 지나기에 더욱 힘든 곳이다.
<무지 더웠다>
대산에서 광려산까지 이어지는 2km 구간도 만만찮은 귀찮음을 주는 구간이다.
상투봉까지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지루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구간인데, 30km 이상 걷다 보면
다 이런 식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구간은 언제나 존재한다.
저번 날 불어댄 강풍에 등산로에 어찌나 많은 나무가
쓰러져 있는지 진행하는데 상당히 귀찮았다.
결국, 등산복까지 찢어지고 말았다.
광려산에서 상투봉까지도 오르막이지만
이 오르막을 오르면
화개산까지는 줄 이어지는 내리막 코스다.
하산까지 오르막은 없는 코스가 바로 상투봉~화개산 구간이다.
물론, 역으로 오른다면 7.3km 동안 오름세를 유지하는 구간 역시 이곳이다.
상투봉에서 오렌지 하나를 벗겨 먹고서는
없는 힘을 불끈 자아내본다.
상투봉에서 화개산까지
신나게 뛰어 내려왔던 기억밖에는 없다.
정신없이 스틱만 불끈 쥐고 거의 뛰다시피 내려왔으니 말이다.
두 번의 도전에서 11시간 걸렸든 완주 코스를
이번엔 9시간 20분에 완주했으니 제법 빨랐다.
중리역~화개산이 그래도 좀 편했는가 보다.
두 번, 화개산~중리역으로 시도했는데 항상 11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으니 말이다.
<팥배나무>
옷이 찢어진 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내달렸는데
하산을 다 하고 보니 저랬다.
등산로에 어찌나 많은 나무가 쓰러져 있는지
회피하다 결국 찢어진듯 싶다.
걸어올 때, 창피해서 바지를 동동 걷어 올리고
차량까지 걸어왔는데
누가 보면 논매러 가는 줄 알았을거다.
내서환종주(중리역~무학산~대곡산~대산~광려산~상투봉~화개산~중리역)
총 30km
소요시간 9시간 20분
반대편 코스는 아래 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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