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의 지리산 산행, 아마도 겨울의 중심에서
이렇게 따뜻한 지리산을 밟아 보기란 처음인듯 하다.
아이젠 없이 천왕봉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길은 말랐고
길은 미끄럽지 않을 정도 였었다.
토요일, 간단하게(?) 천왕봉에 올랐다.
눈이 있을 거란 기대치에 저어기 바램을 보였지만
천왕봉 주위로 눈이라곤 없었다.
얼마 전, 내린 그때 그 눈이 그대로 쌓여 있을 뿐
따뜻한 날씨 탓에 상고대의 기대 조차도 하릴없는 푸념이 되어 버렸다.
<눈없는 지리산>
순두류까지 버스 타고 가서
그 길로 왕복했는데 대략 7시간 조금 더 걸렸다.
눈도 없고 해서
왕복으로 편하게(?) 다녀 온 그 날의 맥빠진 지리산 여정이었다.
일요일, 하릴없는 인간의 뒤척거림은
요일을 구분하지 않는다.
전날, 천왕봉에 올랐지만
근질거리는 다리의 후유증을 극복하고자 천성산 공룡으로
아침 일찍 걸음 해봤다.
한적하고 오붓한 산행길이었다.
자연의 생명체만이 간간이 침입한
이방인의 방문을 호들갑 스럽게 경계할 뿐, 조용하고 차분했던 산행이었다.
<우뚝 솟은 공룡능선>
애초 짚북재에서 공룡능선을 타고자 했는데,
정상이 멀지 않음을 알고서는 즉흥적으로 정상으로 향했다.
천성산, 아마도 20번도 더 넘을 방문이었지만
항상 야생화 때문에 계곡에 머물렀지 실제 정상을 밟아본 기억은 제법 오래되었기에
이번 차에 올라 보기로 한 것이었다.
내려올 땐, 천성중앙능선을 타고 내려왔었다.
내원사로 가고자 했는데 사실 길을 잘 못 들은 탓이다.
예전에도 공룡능선에서 길 잘 못 든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머릿속엔 어디서 잘 못 됐는지 헷갈리고 있는중이다.
단디 못하고 늘 어설퍼서 그런 탓이지
딴거 있겠는가.
<어설픈 산꾼>
중앙능선이
공룡능선보다 오히려 더 멀고 지루했다는 느낌이다.
주걱댕강나무때문에 자주 올랐던 경험이 있었지만
정작 반대 방향으로 타고 내려가니 다소는 방향감각이 둔해졌었다.
성불암계곡~짚북재~천성산2봉~중앙능선
대략 5시간 30분 걸린 개운한 코스다.
<공룡능선 뒤로 가지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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