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살은 거침없고 물살의 굉음은 우뢰와 같았습니다.
한신지곡으로 산행 계획을 잡았지만
초입부터 험난한 여정을 암시하는듯 그렇케 한신지곡의 물길은
거칠고 사납기만 했는데요
한신지곡은 계곡을 따라서 산행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이럴때는 한발 물러서는 것도 안전에 도움이 되리라 여기고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예전 대소골 산행시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이후 부터는
절대 비지정등산로를 혼자 가지 않았습니다.
그때 정말 죽는줄 알았지요
예전 같으면 길을 찾아 억지로 낑낑대며 올랐겠지만 그때 이후 부터는
'순리에 따르자'를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본인입니다.
한신지곡 들머리와 함께 연하북릉 들머리도 같이 열려 있습니다.
한신지곡 우측 계곡 건너 뚜렷한 등산로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연하봉까지 이어진 길고 긴 연하북릉길이랍니다.
한동안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봉우리 하나가 나타납니다.
2005년 5월경 연하북릉을 타고 하산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가물거리는 기억으로도 이능선은 지루하고 길고 긴 능선으로 기억됩니다.
이번에는 올라가는 길이니 얼마나 더 지루했겠습니까
하지만 지루함도 잠시
이틀전 내리 비때문에 곳곳에 표고버섯이 열렸습니다.
표고버섯은 또 발견됩니다.
곳곳에 널린게 표고버섯입니다.
바위 하나가득 자라고 있던 석이버섯 모습입니다.
조금만 거두고는 모두 남겨 두었습니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초래하는 법이지요
경치 좋은 전망대 바위에는 송라가 달렸습니다.
소나무겨우살이라고 하는 지리산의 높은 고산지대에 자라는
귀한 지의류랍니다.
송라는 나무에도 달리지만
이렇케 바위 겉면에도 붙어 자랍니다.
아스라한 절벽이라 이거 찍느라고
한쪽 다리 고생좀 했습니다.
송라가 달리는 바위에서 찍은 한신지곡 우골 모습입니다.
좌골하고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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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인 연하봉은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안개와 구름으로 잔뜩 싸여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 했지만
주능선에 도착하니 모두 개이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시간 경남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더군요
한참 오르니 이런 자그만한 굴이 하나 나옵니다.
조그만한 동물 하나 들어가 쉬기에 딱 좋을 장소네요
큰 음나무 한그루가 있었는데 아마도 그기서 나온 자손인듯 싶네요
참나무 뿌리에 박혀 같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음나무는 자랄때 가시가 있지만 크게 자라면 가시가 없어 진답니다.
신내가 풀풀 날때쯤 연하봉에 도착합니다.
"저기요 세석에 철쭉 보기 좋습니까?"
세석방향에서 오는 등산객 몇명을 붙잡고 물어보니
다들 그런데로 볼만 하다고 합니다.
세석철쭉을 해마다 가서 보니
이번에는 그냥 넘기고 장터목 산장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멀리 일출봉이 그림같은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불과 30분전만 하더라도 안개에 싸여 아무것도 안보였든 풍경이랍니다.
곳곳에 철쭉들이 개화한 모습들이 나타납니다.
연하선경의 모습도 담아봤는데 뒷배경은 모두 구름에 가려있군요
연하선경을 지나니 구름이 완전 개이고
제석봉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저멀리 천왕봉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입니다.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하니
자리 없으니 예약 못한 사람들은 일찍 내려가라는 멘트가 계속 흘러나옵니다.
여적 지리산에 그렇케 오면서 산장 예약할 생각은 항상 안하네요
만일 하룻밤을 보낼일이 있으면 대부분 비박짐을 짊어지고 오니 말입니다.
산장에서의 하룻밤은 결코 낭만을 제공하지 않는답니다.
그냥 맨땅이 편하다는건 겪어 보면 알일이지요
장터목 아래 중산리 방면입니다.
구름위의 산책이라 해야 할까요
이후 장터목을 벗어나 소지봉 근처에서
창암산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후 소위 오거리라고 하는곳을 20분 정도 지나니
상백무능선으로 빠지는 좌측길이 나옵니다.
그길을 따라 쭈욱 내려가니 굉장한 비탈길이 나오더군요
창암산 들머리에서 쉬지 않고 내려왔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든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상백무능선 또는 하백무능선으로 창암산 능선길로 이어지는
산행길은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관계로 등로가 매우 뚜렷해 길찾기가
어렵지 않답니다.
하지만 모두 비지정등산로입니다.
일반 등로에 비해 1.5배 가량 체력 소모도 더 심하며
나같은 짐승길 선호 하는 사람만 가고 그렇치 않다면 지정등산로를 이용하길
권유합니다.
어디 갔더노: 백무동-한신지곡초입-연하북릉-연하봉-장터목-창암산들머리-상백무능선-백무동
얼마 걸맀노: 10시간 30분 걸림
얼마나 걸었더노: 도상 17키로 정도
참고로 지리산에서 "길좋다"라고 말하면
그건 걷기가 편한 등산로의 뜻이 아니라
'길이 뚜렷하다'의 뜻입니다.
그만큼 지리산은 길이 희미하고 험하답니다.
의미의 해석을 잘못해 때론 항의(?)가 있기도 한데요
지리산은 길만 알아보기 편해도 좋은 등산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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