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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지리산행기

지리산 한신지곡-향적사지-1박-칠선봉-작은새골

by 구상나무향기 2009.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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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동~한신지곡~장터목~향적사지

Cartographic Length = 9.8 km / Total Time: 06:30



향적사지~제석봉~칠선봉~작은새골~백무동

Cartographic Length = 14.2 km / Total Time: 08:10  

 

 

 

지리산의 산과 골은 몇개일까 ?

혹자는 아흔아홉골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99의 숫자는 가장큰 숫자의 배열로

'아주 많다'의 의미이지 실제 골과 능선의 숫자를 지칭하는건 아닐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껏 지리산의 많은 골짜기와 능선을 다녀보았다.

대충 올해 10번 정도의 지리산행을 한다고 가정 한다고보면 적어도 80-90여회

정도의 지리 방문을 지금껏 했으리라 추정되니(나도 정확하게 모른다.)

 

적은 숫자의 지리산 방문은 아닐것이다.

 

 

이쯤되면 한가지 물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럼 니가 그동안 그리 댕긴 계곡중 가장 좋은데가 어디고 ?"

 

이 우문을 현답으로 이르기 어려울듯 싶다.

폭포의 다양성을 구비하고  계곡미가 뛰어나며 원시림이 울창한등의 다양한 패턴을 자랑하는 계곡들이

지리산 구석구석에 박혀 있다.

 

내가 많이 다녔다손 하더라도 그걸 모두 알리없고 또한 그걸 판단할 근거 또한 없다.

 

지리산의 많고 많은 계곡중 위의 세가지 모두를 수반하는 계곡은 어디일까 ?

 

가장 마음에 들어본 계곡이 있는가 ?

그럼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

 

 

개인적으로 생사의 갈림길(본인의 견지에서는)에서 부딛혔던 반야봉 아래 협곡인

대소골이 가장 몸서리 쳐지는 계곡이라 할 수 있을듯 싶다.

 

홀로

폭우

원시림

그리고 두려움

 

복합적인 요소들이 믹서된 당시의 상황에서 본인의 견지에서 겪어본 최악의 계곡이였다.

지금도 그 일대를 바라볼때면 살며시 미소를 몸서리치게(?) 지어보기도 한다.

 

그후

딱 한가지의 원칙이 생겼다.

 

혼자는 절대 안간다.

 

 

이계곡 만큼이나 폭포가 여러 출현하는 장소도 지리산에서는 드물듯하다.

물른  나름 아름다운 소와 징담 그리고 폭포의 아름다움이 즐비한 계곡이야 많이 있을터이지만

 

이처럼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폭포의 비경을 보여주는 계곡은 한신지곡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다양한 폭포들이 보여주는 시각적 즐거움을 뒤로 하더라도 계곡 그자체를 산행코스로 하여

겪어보는 산행의 묘미 또한 솔솔한 장소라 할 수 있을듯 싶다.

 

 

 

입구에서 부터 국립공원직원의 수고는 남달랐다.

들머리 입구에 배웅까지 나왔으니 말이다.

 

50만원에 대한 조세징수에 대한 즐거움(?)이나 희귀적 생물체에 대한 조우에 대한 경외감에

대한 두려움 정도는 가지고 금줄을 넘어보자

 

그조차 가지지 않고 금줄을 뛰어넘는건 너무 미안하지 않는가

 

 

똥폼은 자연스럽게 취하는게 좋다.

손은 허리에 대고

시선은 정면에

 

몸은 살짝 틀어 오만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똥폼의 정석이다.

똥폼은 정상적 또는 큰바위 위에서 지어보는게 좋다.

 

 

 지세가 썩 요란하지 않다.

제법 얌전한 산행을 즐긴 계곡이라 말할 수 있을듯 싶다.

 

폭포에 대한 즐거움을 무척이나 많이 즐긴 계곡답게 사진 정리에 대한

수고가 남달랐다.

 

그런데 남은게 없다.

 

 

간만에 조은산 고문님과 함께 동반 산행했다.

얼마만인가 ?

 

하여튼 오래되었는데 항상 정맥이나 기맥에 심취한 명인이고 보면

지리산 산행이 오히려 외도에 해당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말이 필요한가...산행에 대한 심취도야 눈빛만으로도 대충 이해가 될정도지만

먹거리에 분배에 대해서는 나름 산신령에게 그 판결을 물어야 할판이다.

 

도대체 쌀은 왜 1인분만 들고 온거야 ?

난 그래도 햇반을 두개씩이나 챙겼는데 말이다.

 

 

폭포의 지세는 상류와 한신지곡이 만나는 하류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내림폭포나 장군대가 있는 최상류 부분을 제외하고는 지세는 거의 같다고 보면 되겠다.

 

폭포의 이름은 솔직히 기억도 잘나지 않는다.

천령폭포.내림폭포.함양폭포가 기억에 남을 뿐이다. 이름만 말이다.

 

한신지곡에서 이따위(?) 폭포는 그이름 또한 무명일 뿐이다.

 

예전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영웅'이라는 영화에서

이연걸이 주연했던 무사 이름이 무명이였다. 이름없는 검객이였지만 그는 영웅이 되었다.

 

이름이 없다고  물질적 본질이 없어지는건 아닐것이다.

이름이 없기에 오히려 다양한 이름을 지을 수 있다고 본다.

 

아래 폭포의 이름을 뭘로 지어볼까 ?

 

 

 

이게 아마도 천령폭포가 아닐지 싶다.

내리붇는 물줄기가 제법 시원해 보이는 산중 최고의 진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전날 내린 비가 그리 시원찮았지만 물줄기는 나름 세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최상단에 위치한 내림폭포다. 폭포세가 그리 크지 않아

암벽을 걸어 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위에서 바라보는 장면은 사뭇 긴장될 정도다.

바위에 물이 많다고 좋은건 아니다. 바위틈속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또 수많은 생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천적으로 부터 보호받고 악천후에서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나름 최고의 요람이

때론 바위틈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림폭포 도착하기전에 소위 좌골과 우골의  합수부를 만난다.

이곳에서 우골을 택하면 연하북릉으로 직등할 수 있고

좌골(장군대) 방향으로 향하면 장터목대피소 또는 그능선 어디쯤으로 향할 수 있다.

 

 

캠프라인 바닥창이 제법 잘 달라붙는다.

개인적으로 캠프라인을 많이 쓰는 이유가 바위가 많은 국내 지형에서는

나름 효과가 높다고 느낀 경험 때문이다.


 

마른 바위를 걷는데 쩍쩍 달라 붙는 소리가 날 정도다.

작은새골의 습기진 바위를 지날때도 제법 큰효과를 발휘한듯 싶다.

 

 

 

 

바위에 산구절초가 피어나고 있었다.

바야흐로 가을임을 알 수 있다.

 

이때가 되면 잠자리가 짝짖기를 위해 계곡주위로 많이 모여든다.

그리고 그들의 사체를 군데군데 많이 볼 수 있는데 

 

바로 가을 문턱에서 빚어지는 사건들이다. 바람은 이때부터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산구절초가 피고

잠자리의 사랑흔이 있을때 가을은 시나브로 시작되는것이다.

 

 

 

 

 

 

 

'산구절초'가 바위위에 탐스럽게 피었다.

잎이 가늘어 '가는잎구절초'라 부르기도 하지만 흔히 산구절초라 쉽게 부른다.

 

일반 구절초는 9월부터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줄기가 아홉마디라 해서 구절초라 부른다 하지만 실제 세어보면 아홉마디는 아니다.

 

음력 9월9일 중양절에 맞추어 채취하는게 가장 좋다고 해서 지어진게

구절초의 의미다. 그때가 약효가 제일 좋다고 한다

 

 

 

 

한신지곡 최상류에있는 함양폭포다.

함양폭포 인근에 있는 바위가 장군대인데

 

왼편으로 좀 우회해야 할길이다.

 

 

 

왜 장군대인가 ?

장군과 관련이 있는가 ?

 

요따위 의문따위는 올라올때 보았던 내림폭포의 아슬한 절벽으로 집어 던져주자

그냥 바위끝에서 똥폼 잡고 사진만 찍을일이다.

 

 

 

한신지곡을 계속 따르면

장터목대피소로 바로 나온다. 조세징수의 즐거움을 만끽할려면 그대로 직진하면 좋을일이다.

 

조세징수를 평소 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장군대를 어느정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때 살짝 왼쪽으로 틀어주자

그러면 장터목대피소 약100m 정도의 거리쯤에서 정상 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들머리였는데 정확하게 이곳으로 나올꺼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지리산 계곡의 지세가 어디 '여기 길이요'하고 반가이 맞아주지 않는탓도 있지만

 

들머리 날머리  좋은길 찾아 다닐 형편이 아닌탓에 짐승길과 비슷한 루트를 잡아

불쑥불쑥 넘나드니 항상 여불떼기로 나오기 일수다. 

 

 

 제석봉에 오를일 없었으나

카메라 둘러메고 장터목에 서성대고 있기도 괜시리 벌쭘해서 제석봉에 올라보았다.

 

때마침 구름이 장관이였는데

이구름은 약 10분 정도 보여주더니 홀연히 안개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역시 같은시각 제석봉에서 바라본 구름의 모습이다.

잠시후 밉상 같은 안개가 풀풀 날려오더니 내내 장터목과 향적대 일대를 구름속으로 가려버렸다.

 

 

이렇케 말이다.

심술보는 어디에서든 터지기 마련이다.

 

 

 

어찌어찌 안개속을 도와 향적대에 도착했다.

저멀리 똥폼 잡고 있는 인사는 민족의 영롱한 햇불이자 영양제 조은산님이다.

 


 

조은집은 앞뒤가 터인 전원 주택형이고

파란색 주택은 미분양된 반값 아파트다.

 

 

 

 

향적사터에 샘이 있는데

한여름 비가 졸졸 오는 시기가 아니라면 크게 믿음을 가질만한 샘은 아닌듯싶다.

향적사로 올라올때 군데군데 물줄기가 있다. 그기서 미리 물을 확보해오자

 

물은 고여 있지만 청량감도 있고 맛도 있다.

 

어제 똥폼잡고 서있던 민족의 영롱한 햇불이자 영양제인 조은산께서

시에라 바가지로 퍼내니 맑은물이 다시 고인다.

 

 

 

아적 나절 보았던 운해의 모습이다.

 

 

 

어제 똥폼잡고 서있던 민족의 영롱한 햇불이자 영양제인 조은산께서

이르길 금강대라 한다.

 

맞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 하기로 했다.

 

 

 

향적사터 이웃에 큰바위 하나가 있다.

그기에 습지가 조성되어 골풀과 당귀가 자라고 있는데

 

골풀은 등심초라하여 하얀 속심을 이용한다.

골풀이 많길래 속심을 뺄려고 하고 있는데

 

어제 똥폼잡고 서있던 민족의 영롱한 햇불이자 영양제인 조은산께서

한장 찍어준 장면이다.

 

 

향적사 터에서 제석봉 오르는 길은

한눈에 봐도 쉬운길이 아닐지다. 땀좀 나올길이다.

 

 

깔꼬막 능선길 치고 오르는일이  재미있고 즐거운 일임에야

체력이 되는 사람들의 낭만이다.

 

쎄빼고 헥헥되면서 못가겠다고 허우적되면 이또한 난감하니

비지정 따라 올일 있으면 체력을 보충할일이다.

 

아니면 사람 봐가면서 데려가자

 

 

30분 빠짝 치고 오르니 제석봉이다.

오르면서 곰취가 이리 많구나 하고 딴데 정신 팔고 있는거 보니

 

이제 어지간히도 이런 등산로에 적응되었는가 보다.

예전 같으면 쎄빼고 땀뺀다고 정신줄 놓고 있을텐데 말이다.

 

 

 

어제의 장터목 산장에 도착해서 받아든 캔커피 하나에 온몸이 행복해진다.

산속에서 뭐든 부족하기 나름이라

사소한것 하나가 행복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많고 풍족해서 행복한게 아님을 산을 통해서 배운다.

 

저 캔커피 평소때는 줘도 안먹는데

정말 맛있더라

 

군대에서 먹었던 라면맛과 비교되리라 싶다.

 

저표정은 연출된게 절대아니다.

어제 똥폼잡고 서있던 민족의 영롱한 햇불이자 영양제인 조은산께서

찍어준 장면이다.

 

 

구름속 운해가 연하봉을 넘어드니 남쪽능선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20여분 되었을까 역시 안개속에 사라져 버린다.

 

그리곤 남부쪽은 내내 안개속에서 지내야만 했다.

 

 

 

산중 화원이 많기로는 역시 이시기쯤 강원도산이 최고일것이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강원도로 꽃밭 볼려고 그리 먼길을 했었다.

 

사실 지리산이 보여주는 야생화 밭은 좀 신통한편이 아니였다.

연하선경이나 세석산장에서 보는 약간의 꽃밭 정도가 지금껏 여름나절 보여준

천상화원이라 불리는 지리산 꽃밭의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에 본 지리산의 꽃밭은 가히 전국에서도 최고의 수준이였다.

이름난 꽃밭은 모두 섭렵한 본인이라 자부하지만 오늘 이곳에서본 지리산의 꽃밭은

가히 천상화원이라 칭할만하다.

 

 

봄날 나물이라 뜯어가버리는 참나물이나 구릿대 그리고 곰취 모싯대등이 어느때보다

활기차게 꽃을 피워대고 있는것은

 

봄에 놔둔 나물이 여름나절 이렇케 아름다운 야생화가 되어 우리에게 보여주는것이다.

나물이라 뜯지말자

그건 야생화의 또다른 이름일뿐이다.

 

 

 

칠선봉을 넘어 작은새골로 넘어드니

길이 정신이 없다.

 

여타 지리산의 숨은 계곡이 그리하겠지만

 

이런데서 길찾는건 예의가 아닐지다.

지형에 따라 온몸을 맡기는게 지리산 계곡산행의 묘미가 아닐지 싶다.

 

 

그날 찍은 작은새골 사진은 메모리 이상으로 모두 하나도 출력되지 못했다.

어제 똥폼잡고 서있던 민족의 영롱한 햇불이자 영양제인 조은산께서 찍어준 사진 몇장이 전부다.

 

물른 산행하기에 바빠 사진 찍을 엄두가 나질 않았지만

결코 작은 지세의 계곡이 아니다.

 

그런데 왜 작은새골일까 ?

 

의문은 들지만 아까 장군대에서 가진 의문과 일맥 상통한 심정으로 대충 넘어가자 

 

 

 

 

그리고 계곡물을 마실때는 이렇케 마셔보자

바가지로 마시는것 보다야 맛이 더 좋다.

 

물로 팔에 기운이 없어 머리를 계곡속에 집어 넣는건 본인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이 사진 한장이 빠졌다.

그날 연하봉 어느쯤에서 바라본 남부쪽 운해다.

 

어때 ? 이런 장면 부럽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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