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스카이힐 김해 CC.
나에게 참 어처구니 없는 인연을 가진 골프장이다.
바야흐로 골프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든 시절.
산행과 마라톤에 빠져 있을 시절에 이 골프장과의 나름 인연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대게 산행을 하다 보면 이래저래 골프장을 만나게 되는데
진례 환종주를 하겠다고 나선 2019년 12월 경.
황새봉을 지나 무척 지맥을 통해 용지봉으로 가겠다고 내리 선 길이
하필 바로 이 골프장이었다.
골프에 대한 무지와 내가 골프를 칠 이유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시절.
멋모르고 내리 선 길이 바로 이 롯데스카이힐 김해 CC였었다.
"여기로 오시면 안 됩니다"
안전요원이 나를 잡고 카트로 이동하라는 걸 나는 그냥 서둘러 떠나버렸다.
그땐 이 골프장의 이름도 몰랐고
여기 올 이유도 없었기에 나에겐 그냥 무념으로 넘겼을 곳.
그랬던 내가 2021년 07, 10 처음 머리를 올리고 골프에 눈을 뜬 후
드디어 오늘 이곳을 찾은 것이다.
세상은 알 수 없고 단정하면 안 되는 일 투성이다.
그때만 해도 나에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포츠, 골프였다.
롯데스카이힐 김해 CC는 양잔디다.
골프장에 사용하는 잔디는 몇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난지형(페어웨이용 조선잔디, 그린용 버뮤다 그라스)과 한지형(양잔디)으로 구분한다.
양잔디는 내한성이 뛰어나 겨울에는 죽지 않고 푸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겨울에도 싱싱한 푸른 골프장을 만들어 주는 장점이 커다.
그렇기에 일부 골프장이 선호하고
특히 제주도엔 대부분 양잔디로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양잔디는
잔디의 잎이 가늘고 부드러워 짧은 잎으로 인해 골프공이 지면과 거의 맞닿아 있어
정확한 임팩트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어프로치를 해야 하는 경우 잘 뜨지 않고 탑볼이나 뒤땅을 때려
실수 하는 경우가 서너 번 있었는데 실력도 실력이지만 무엇보다 양잔디이기 때문에
겪는 불편함이다.
사실 그날 뒤땅이나 뱀 샷을 가끔 때렸는데
잔디 위가 아니라 장판에서 때리는 듯한 느낌의 양잔디라 중요한 순간에
공을 띄우지 못하고 탑핑이나 뱀 샷을 때린 것이다.
이는 초보 골퍼가 꼭 알고 가야 할 내용이다.
힐 코스와 스카이 코스로 나누는데
전.후반 나눠서 돌기 때문에 어차피 모든 코스는 다 섭렵한다.
힐 코스 1번 홀이 언덕 위에서 계곡을 건너 때리는 파 4.
이 코스가 시작과 동시에 제일 신나는 곳이다.
정중앙에 떨어지지 않으면 막창 나서 OB로 가기 십상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OB 티에서 시작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다행히 첫 티샷은 매우 양호했고
첫 홀부터 파 세이브. 시작부터 느낌은 좋았다.
하지만 양잔디의 불편함을 그후부터 느끼기 시작했었고
어프로치에서 뒤땅을 때리는 탓에 온 하지 못하고 그린 가까이에서 한 번 더 어프로치를 하는
불상사가 연이어 이어지기 시작.
즉 한 타로 끝날 것 두 타로 온을 해야 상황.
퍼터는 그렇다 하더라도 어프로치에서 계속 실수 연발.
이번에 처음으로 유틸리티를 꺼내 보았다.
지금까지 필드에서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유틸리티와 우드.
실력이 없어 언감생심 꺼내지도 못했는데
롱 파 3을 대비하여 연습했던 유틸리티의 실력을 그날 체험했었다.
"생각보다 양호한데"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으로 활용, 의외로 잘 맞았고 방향성은 우측으로 약간 휘었지만
그래도 잘 살아 유틸리티 효과를 제법 보았다.
오히려 아이언은 뒤땅 난발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그날.
파 3 난이도는 매우 높고 거리도 롱.
게다가 앞에 워터 해저드가 도사리거나 낭떠러지가 있어 정교한 샷과
비거리가 동반되어야만 온이 가능한 홀들이다.
힐 코스 파 3은 아이언으로 승부했지만 모두 해저드에 퐁당
후반 유틸리로 승부한 것들은 그대로 살아서 보기 성공.
힐 코스: 3번 홀 161m, 8번 홀 148m
스카이 코스: 3번 홀 180m, 7번 홀 182m
파 3가 쉽지 않은 곳이다.
특히나 양잔디 임을 감안해 짧은 어프로치는 과감한 샷이 필요하다.
어디 가서나 숏게임을 잘해야 골프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역시나 롱 파 3에서의 숏게임은 나 같은 골린이에게 어렵기 마련.
어떤 파 3은 벙크가 그린 앞.뒤로 도사리고 있어
벙크에서 빠져 나온 공이 다시 벙크로 들어가는 비극이 발생.
하지만 벙크 샷 만큼은 모두 성공했었다.
하여튼 하나가 잘 되면 또 하나가 잘 안 되는 그런 징크스다.
티샷은 그런대로 양호.
슬라이스는 없었고 직진성도 좋아 몇 홀 빼고는 거의 대부분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어떤 홀에서는 비거리가 동반자 중에서도 제일 많이 나간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온을 해도 결국 어프로치와 퍼터에서 문제.
여기 그린 상태는 매우 양호.
퍼터 실력이 문제지 그린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벙크가 너무 많이 도사리고 있어
아차 하면 그냥 벙크로 골인이다.
그날 벙크 샷을 유독 많이 했는데
티 샷도 세컨 샷도 가보면 벙크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탈출은 잘했고 턱이 높지 않아 웨지로 잘 올려
벙크 샷으로 인한 트러블은 거의 없었던 라운딩이었다.
스카이 코스 파 3은 명불허전.
모두 180m 남짓한 롱 파 3.
실제 가면 블루 티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고
홈페이지상 화이트 티 거리는 무시하면 된다.
초보가 뭔 재주로 180m을 원 온하겠는가
드라이버라도 치고 싶지만 그래도 파 3 품격이 있어 유틸리티 꺼냈다.
이번에 처음으로 꺼낸 유틸리티.
두 번 다 원 온은 실패했지만 나름 해저드에 빠지지 않고 생존에 성공.
그래도 보기로 마무리하여 유틸 공략은 성공이었다는 자찬이다.
유독 이곳은 OB 벌타가 심하다.
모든 홀이 좌. 우측 OB가 대부분.
티샷 망하면 끝. 어쨌든 살고 봐야 한다.
비거리가 중요한 게 아님.
진례 능선이 한눈에 드려다 보이는 멋진 풍경.
내내 무척 지맥과 진례 능선을 바라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다.
난이도는 무난하지만
파 3가 지독하다.
거리는 제법 길고 초보들은 역시나 고전하는 필드.
그린 상태 매우 양호
양잔디라 뱀 샷 가능성 높고 탄도 낮음, 언듈 다소 심해 뒤땅 발생
거리도 매우 길어 파 온하기 쉽지 않음.
도전적이고 모험심 요구하는 필드, 무난한 필드가 절대 아님
각 홀 대부분 OB 벌타가 많아 점수 관리 매우 힘든 곳.
티샷 망하면 점수도 같이 망함.
관리가 아주 잘된 괜찮은 필드지만 난이도가 높아 점수 잘 안 나오는 곳임.
양잔디라 장판에 친다고 생각하고 때리면 됨. 어프로치 잘 안 뜸.
'골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의 골프, 용원cc(무학~백구) (0) | 2022.05.25 |
---|---|
백돌이의 무덤, 양산cc 3부(누리~마루) (0) | 2022.05.17 |
양산cc 3부 (0) | 2022.05.15 |
5월의 골프, 하이스트 cc (0) | 2022.05.02 |
경주신라cc 3부, 천마 OUT (0) | 2022.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