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죽을래 이런데 나를 데리고 와"
"아니 내가 오라고 한 건 아니야"
"니가 맨날 여기만 온다매 그래서 나도 와봤지"
하이스트cc에서 주고받은 내내 못마땅해하던 지인과의 대화다.
나는 주말 골퍼인지라 사실 조인에서 쉽게 다닐 수 있는
하이스트를 유독 많이 다녔고
그리고 여기서 단맛 쓴맛을 다 본 나름 이 구장을 잘 아는 골린이.
지인은 구력 4년 차의 중급 수준의 골퍼
그런데 백돌이급 실력을 보여주며 내내 궁시렁과 분풀이를 나에게 해댄 것이다.
"하이스트 더럽게 어렵네"하면서
내내 투덜거렸었다.
어느덧 완연한 봄의 색채로 가득한 하이스트.
나는 이곳만 주구장천 다녔기에 사실 누구보다 이 필드에서 대해선 잘 안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그건 실력과는 별개의 문제.
저번 차에 왔을 때 나는 이곳에서 79 타라는 내 개인적 라베를 달성했었고
그 후유증에 대한 앓이를 이번 라운딩에서 심하게 하고 말았다.
잘 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어깨에 힘은 잔뜩 들어갔고
악성 스트레이트와 세컷샷 와이파이 난발로 나는 결국 백돌이 신세로 전락하고 만 것.
거기에 장갑까지 말썽으로
비거리 손실과 방향성까지 나빠 이번 라운딩은 사실 최악이었다.
늘 서클 조인으로 이곳에 왔는데
이번에는 지인들과 어울려 이곳을 찾은 것.
계절은 최고의 시즌.
1부 시간인지라 쌀쌀했지만 곧 기온은 급상승해
in코스 때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었다.
연두연한 녹음의 빛과
새파란 잔디색이 어울려져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산세.
거기에 울리는 캐디의 목소리
"뽀~~~~~~~~~~~~~~~~올"
지금까지 나는 슬라이스로 고생을 엄청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악성 스트레이트로 OB로 날리고 만 것.
연속 두 홀을 에이밍 잘못으로 그대로 스트레이트.
슬라이스 구질로 약간 우측으로 휘어지기에 좌측으로 에이밍을 선 것인데
그게 그대로 뻗어 갈 줄이야
하이스트는 페어웨이 공간이 좁아서 약간만 벗어나도 바로 해저드나 OB다.
특히나 파5 홀은 모두 하늘을 보고 때려야 하기에
에이밍 방향이 애매하긴 하다.
후반 IN코스 때는 캐디 권유로 블루 티에서 티샷을 했는데
이는 이례적인 경우.
열댓 번 더 온 하이스트, 사실 나는 블루 티에서 티샷을 한 적은 없었다.
사실 하이스트 률은 OUT 코스는 화이트 티, IN 코스는 블루 티로 되어있지만
모두 화이트 티에서만 티샷을 시킨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룰을 지켜 블루 티에서 티샷을 한 것.
하이스트 블루 티는 구석지고 비기너가 치긴에 부담스러운 곳이다.
하이스트cc는 여타 잘 정비된 티박스가 아니다.
특히나 블루 티는 잘 사용하지 않기에 발판에 쑥이나 잡초가 자라고 있을 정도다.
뭐 이런 경우 아니면 골린이가 언제 블루 티에서 티샷을 해보겠는가
다행스럽게 슬라이스는 없었지만 비거리는 코앞이었다.
다른 동반자들은 OB 남발.
심지어 언덕 꼭대기에 블루 티 박스가 있는 7번 홀은 잡목에 가려
공이 어디로 날아 갔는 지도 모를 정도.
9번 홀 블루 티 박스에 서면 페어웨이가 빼꼼 보일 정도라
비기너들에겐 상당히 낮설고 어렵다. 생크 내거나 해저드로 치기 아주 좋다.
5번 홀은 하이스트에서 나에게는 핸디 1번이다.
페어웨이가 좁아 정말 직진성 좋아야 할 뿐 아니라
그린이 3단, 종이 구겨 놓은듯한 상태.
나는 이 그린이 정말 어렵다.
이번 티샷에서는 두 번 모두 왼쪽 언덕의 소나무로 날라가 숲에서 공을 찾아야 했었다.
한 번은 못찾았고 두 번째는 동반자의 도움으로 찾긴 했었다.
에이밍을 너무 왼쪽으로 본 탓.
이번에 에이밍의 중요성을 실감했던 순간이었다.
이번 경기는 오잘공도 없었고
기억나는 샷도 없을 정도로 그저 백돌이 실력 그대로 보여준 라운딩.
파는 불과 2개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버디 찬스도 없었고 그린에서 3 퍼터 난발.
저번 차의 라운딩과는 극과극의 온도 차이.
이렇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실력이니 여전히 백돌이다.
조용히 실력을 가다듬고
또 무언가 빠뜨린 게 없나 하고 조용히 명상을 해본다.
언둘에 따른 트러블 샷에도 뒤땅은 없었는데
대부분 어프로치와 퍼터의 실수로 마음에 들지 않는 라운딩이 되고 말았다.
이걸 더욱 가다듬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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