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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내원사계곡 입구~노전암 원점회귀

by 구상나무향기 202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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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사 계곡 입구 육교에서 시작,

정족산 방향에서 노전암으로 내려가면 깔끔한 원점회귀의 코스가 된다.


꼬리치레도룡뇽이 사는

1급수의 청정계곡과 빽빽한 극상림의 원시림.


천성산에서 가장 사람이 없는 코스 중 하나다.









작년 1월경, 정족산을 통해 대성암으로 내려와

상리천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걸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6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거리는 대략 16km.


오늘은 그 반토막 일정이다.










때는 바야흐로 완연한 봄의 날씨.

이미 산아래부터 진달래는 흐드러지 게 피어나고 있었는데


살방살방 봄처녀는 그렇게

동장군을 녹이며 산을 채색하고 있는 호시절.


인간 세상만 코로나 때문에

죽어라고 다들 고생이다.










내원사계곡 입구에서 정족산을 타면

마치 말등에 오른 듯 지세는 편안하다.


좌측, 영축산의 웅장한 지세가 아늑하게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천성산의 우락부락한 능선이 솟았다.


바람 좋고 풍경 좋은

바위 터럭에 앉아 한참을 쉬어도 좋을 곳들이 군데군데 나오기에


이 구간 살방스럽게 걷기 딱 좋은 코스다.




<좌측으로 보이는 영축산의 지세>




1시간 더 걸었을까, 지도에 487m 봉우리가 나오고

뚝 떨어지면 바로 임도다.


그 임도를 잠시간 걷다 보면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우측으로 내려가면 노전암 가는 계곡길.


직진하면 봉우리를 몇개 넘어 정족산이다.









정족산 가는 길 군데군데

노전암 길은 열려있는데 사실 이쪽 지세는 상당히 부드럽고 완만해

무작정 계곡 방향만 내려가도 길찾기란 어렵지 않을 정도다.


맞은편 천성산에 비하면 정말 수훨한 산행 코스.


천성산은 정족산 자락과 달리 우락부락한

산세를 가진 산이다. 정말 험하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참나무 숲이라 낙엽이 어마하게 쌓였다.


길은 다소 뚜렷해 찾기란 어렵지 않고

경사가 없어 내려가기엔 최적이다.


사람은 거의 없는 정말 외진 한적한 곳.

그야말로 청정의 숲, 극상림이다.





<노전암 가는길, 정말 완만하다>






계곡에 접근하자 마을 터가 나온다.

축대까지 쌓아 구간을 정리한 흔적이 나오는데


한눈에 봐도 규모가 제법 큰 산거촌락 마을 모습이다.


"이 산중에서 도대체 뭘 먹고 살았을까"


이런 의문이 드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온통 멧돼지 목욕탕이다.


멧돼지는 진흙 목욕을 좋아하기에 저런 습지 진흙탕이 있는 곳을

아주 좋아라 한다.


혹여 멧돼지라도 나타날까 싶어 신경을 곤두 세웠었다.






<멧돼지 목욕탕>






능선에서 노전암까지는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 가능한 거리.


계곡이 맑고 깨끗해

맑은 물소리에 취해 한참을 엉덩이를 붙이고 쉬어 본다.



'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곳에서 

살면 딱 좋을 장소.





<그 옛날 마을 흔적>





환율은 10년 만에 최대치

주가는 20년 만에 최저치


코로나가 인간세상의 먹고 사는 모든 문제를 막아 버렸다.


바이러스가

경제까지 막아버린 현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까지 우린 여러 펜데믹을 겪어 봤지만

이건 역대급 초유의 사태다.








<곳곳에 남은 마을 흔적, 돌담의 모습>





이곳에 살면 세상사 근심 다 잊고

건강해질까?


먹고 사는 문제도,

자식 걱정도, 인생 걱정도 이곳에 오면 다 내려놓게 될까?


누가 내 치즈를 이곳 산골에 숨겨 놓았다면

나는 산골에 들어가 살았을까?










내려 오면서 계속해서 마을터를 보게 된다.

이곳, 산중의 터는 제법 큰 마을의 모습.


노전암 가기 전, 계곡의 원시미는 더욱더 뚜렷해진다.


이런저런 상념 속에 한발 걷다 보니

노전암에 도착한 것도 몰랐다.









늘 노전암을 지나쳐 갔지

이곳을 산행하리란 생각은 처음이다.


꼬리치레도룡뇽이 사는 천성산.


원시림이 가득한

아직은 때묻지 않는 청정의 산.









험하지 않으면서도 사람 흔적 조차 없는 미지의 산을 찾고 싶다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 보라 추천한다.


도심 근교의 산에서 짧지만 강렬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


역시나 천성산이다.






<노전암>





계곡에서 음이온 기운을 잔뜩 맞았더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거리는 10km 남짓

빠른 걸음이면 4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충분히 쉴 요령이면 5시간 정도는

각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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