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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양등마을~송곳산~오두산~양등마을

by 구상나무향기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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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온다>




짧고 가볍지만 열정적인 코스.


영남알프스 코스 중 이 명제에 가장 적합한 명소.


오두산과 밝얼산 코스다.


밝얼산은 두 번 밟은 전례가 있어

이번에는 미답의 장소인 송곳산과 오두산으로 코스를 잡아봤다.




<저 뒤 봉우리가 오두산>




양등마을에서 시작, 오두산에서 능선을 타고

마을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


바래봉까지 가 밝얼산에서 내려와도 되겠지만

그날 몸상태를 고려해 적절한 코스로 잡았다.


짧다고 여겼지만

의외로 5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 짧지 않은 여정.


거리는 9.5km. 약간 쉬었고

줄 곧 걸었던 행보다.








마을에서부터

저멀리 오두산이 보인다.


배내봉은 가려져 보이질 않는데

대략 4~5시간 정도로 추정하면 무난한 코스.


배내봉을 찍고 밝얼산으로 내려온다면 6시간 정도 걸릴

코스다.









길은 송곳산까지 아주 무난하 게 이어진다.

뚜렷하고 넓직하다.


초반 이상한 길, 대숲과 잡목이 우거진 등산로 아닌 길을

걸었더니 온몸이 너덜하다.


"하여튼 어디를 가든 좋은 길로는 안 가네"


동료의 투덜거림이

귓속을 파고 들지만 어디 하루이틀인가


"늘 그렇치"


인생이나 매일반 뭐가 다른가.










얼마 전, 윤활막염 때문에

정형외과를 한달 동안 들락거렸다.


결국 한의원으로 바꾸고

봉침도 놓았더니 시너지 효과가 있는가 보다.


"이제 다시 뛰어도 될까?"


예전 인대염 때문에 고생했던 교훈이 있기에

그래서 더 신중하게 치료에 매진하는 이유다.


'쉴 땐 쉬자'


역시 교훈이 있음

뭐든 사는데 도움이 되긴 하는가 보다.


"머리가 멍청하면 손발이 평생 고생이다"라는

교훈은 만고의 진리.










송곳산에 오르니

오른편으로 가지산 풍경이 적나라하 게 드러난다.


정말 시원한 풍경.


고헌산과 외항재 그리고 운문령을 지나 상운산, 가지산까지

한 눈에 조망되는데


그날, 날씨가 좋은탓에 정말 시린 풍경을 보았다.


미세먼지로 뿌연 나날들이 얼마나 많았든가

그날 제대로 보상 받았다.






<송곳산 정상, 표지석이 싹 사라졌다>




송곳산부터는 오르막이다.

오두산까지는 거친 오름질을 해야 하는데


양등마을에서 사부 자기 걸었던 발걸음,

지금부터는 거친숨을 몰아 세워야 하는 시간이다.


자~ 힘을 내자.







"어...저놈이 뭐야"


귀엽고 깜찍한 생명체가 숲에 나타나더니

도망도 가지 않고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


살며시 다가가도 꿈적을 안 한다.


자세히 보니 들꿩.


보호색으로 찾아내기도 어렵다.




<들꿩>




잠시간 들꿩과 교감을 나눴더니

어느새 후드드득 날아가 버리는 게 아닌가.


"들꿩이 이리 무딘 새였나"


대게는 도망가기 바쁜 녀석들인데 말이다.


하여튼 간 큰 놈을 만났다.








거친 오름 끝에 드디어 오두산이다.

여기서 배내봉은 한참 더 가야 된다.


오늘은 여기가 목적지.


철퍼덕 앉아

겨울날 오수의 시간을 그렇케 은밀히 보낸 시간.


나는 이럴 때가 좋다.


산속에서 즐기는 쉼은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기에

역시나 산행은 이런 재미로 하는게 아니겠는가


찬공기를 실컨 마셔보자.








하산까지는 매우 순조롭다.


밝얼산과 더불어 이 능선, 낙엽이 엄청나 게 쌓이는 구간이다.


유독 두 능선에 낙엽이 두터운데

능선보다 등산로가 낮은데 있기에 거기로 바람이 몰아쳐

다 쌓아 놓기 때문이다.


밝얼산과 오두산

온 산이 참나무 숲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빛의 속도로 내려왔을까

하산 속도는 매우 빨랐다.


5시간 30분 정도의 만족스런 산행이다.


도시락 없이 가볍게 올라

하산해서 맛집을 즐기는 것도 좋으리라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기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은 저 하늘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발밑에 있어 줍기만 하면 된다."


행복, 내가 만드는 것이지

누가 쥐어 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해서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산행을 하고 나면 행복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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