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등바위>
옹강산, 청도에 위치한 숨은 명산.
옹녀와 변강쇠의 기운이 서린 산이라고 말하면 지명에 얽힌
억지 논리라 말할는지 몰라도
산세의 지형은 결코 무시 못 할 수준.
시종일관 벅찬 오름과 가파른 내림의 연속으로 결코 만만한 산세가 아니다.
<전날 50킬로 훈련을 했었다>
전날 50킬로 마라톤 훈련을 했었다.
초반, 어제 8시간 남짓한 훈련때문에
허벅지와 종아리에 서린 근육통이 천추의 중량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곧 산행의 매력에 푹 빠져 들었다.
"역시 운동으로 생긴 근육통은 운동으로 풀어야지"하면서
힘차게 옹강산 오름을 즐겼었다.
<오진리복지회관 뒷편으로 올랐다>
산행 들머리는 오진리복지회관 바로 뒷편.
범숲상봉이라는 봉우리로 올라 옹강산에서 옹강북릉으로 다시 원점회귀하는 루트다.
이게 옹강산 하나만 가지고
즐기는 가장 짜릿한 루트다.
<안내도에 나와있는 분홍색 코스를 따랐다>
옹강산 산행은 다소 벅차다.
만만하 게 생각해 가볍게 올랐다간 큰코 다치기 쉬운 숨은 강자다.
개인적으로 지금껏 옹강산 산행은 두 번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었다.
첫 번 이유는 폭우가 쏟아져 포기했고
두 번째는 들머리에서 시작부터 일이 생겨서 포기.
옹강산은 아직 미답의 산으로 남아있었다.
<범숲상봉>
대게 옹강산은 문복산과 연계해서 산행을 이어가는데
흔히 수리덤계곡 에델바이스펜션부터 시작해 옹강산을 지나 문복산 계살피계곡으로
하산하는 게 일반적.
두 번 시도했던 전력도 다 그 루트로 접근했는데 그렇게 하면
다소는 쉽게 문복산까지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옹강북릉>
이번에는 아예 옹강산 하나만 생각했다.
원점회귀 루트로 가장 적당한 거리와 시간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코스.
난이도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미답의 장소에 대한 선정이 우선 순위였었다.
"야 전망 하나는 기가 막히는구나"
옹강산, 어느 산들 보다 탁 트인 전망을 선사하기에
산행을 즐겁게 해주는 조망의 명소다.
여러 진산명산들을 한 눈에 조망 가능하기에
영남알프스의 숨겨놓은 명산이라 할 만하다.
<저멀리 운문댐>
옹강산의 벅찬 오름은 여타 영남알프스의 어느 코스보다
난이도가 있는편.
가지북릉이나 운문산, 억산 일대의
바위와 암벽이 많은 곳들이 영남알프스 일대에선 제법 험한 곳들인데
여기 옹강산도 제법 만만찮다.
뭐 그래봐야 '하늘 아래 뫼' 아니겠는가.
때는 12월 초순.
갈잎이 등산로에 특히나 쌓여 있을 시기.
낙엽들이 얼마나 많은지 적설을 뚫고 가는냥 낙엽을 헤집고
나가야 하는 수준의 산행이었다.
이는 하산할 때 아주 식겁했었다.
미끄러워 당췌 걷기가 어려웠으니
맞은편 옹강북릉의 능선 길.
일견 걷기 좋아 보이긴 한데
낙엽 때문에 아주 힘들게 산행했었다.
지금보다야 낙엽이 등로에서 좀 흩어진 시기라면
산행하긴 그리 부담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옹강산 직전 급경사가 급하기에
내려가든 올라가든 그 구간은 좀 힘듬이 있을 것이다.
뭐 이나저나 '하늘 아래 뫼'라 여기고 즐겨보자.
<옹강북릉길>
저 앞에 뽀족한 봉우리가 옹강산 인줄 알았다.
힘겹게 올라보니 저게 아니라 정작 옹강산은 100m 우측에 위치.
올라가는 능선에서는 앞에 봉우리가 높게 보인다.
<옹강산은 우측에>
옹강산 직전에 보이는 말등바위
꼭 말의 잔등처럼 생긴 바위다.
여기까지 올라 왔다면 쎄가 좀 빠졌을 싯점.
하지만 산행의 열정은 극에 달할 시기인지라 산꾼이라면 이때부터 제대로 즐겨볼 시기다.
옹강산 하부는 소나무가 대거
분포하고 있으며, 중턱과 정상부는 참나무 숲 속이다.
단풍으론 꽝.
하지만 소나무와 참나무 숲 속이 넓고 광범위하기에
능이버섯과 송이버섯 산지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곳은 등산객이 함부로 출입해서는 안될 구역도 많다.
괜스레 오얏밭에서 갓끈을 고치지 말자.
<멋진 소나무>
주민들도 이곳의 참나무를 베어
표고버섯을 재배하는데 버섯 재배하는 가구 수가 제법 많다.
그만큼 버섯 재배지로는 적격인 곳.
야생에서도 버섯이 많이 나는 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버섯 자라기엔
기후 조건이 제일 좋은 곳이란다.
<버섯 안 따는 산꾼>
드디어 옹강산 정상이다.
옹강북릉길은 다시 되돌아가 우측으로 난 길로 접어들면 된다.
곧 삭풍이 불어올 겨울 문턱의 산중.
이제 동장군이 군림하 게 될 산 속이기에 적당히 쉼을 하곤
서둘러 엉덩이를 떨친다.
"아이구야 식겁 하네..니미럴"
욕이 절로 나는 구간이었다.
옹강산에서 내려가는 하산 길은 곤두박질.
그런데 그 급경사의 내리막에 온통 낙엽이 두툼하 게 내리앉았기에
스틱을 부러져라 움켜쥐고 게걸음으로 내려와야 했었다.
은근한 오름과 내림이 적절하 게 조화(?)로운 옹강북릉길.
낙엽 헤집고 다니기가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옛고개에서 좌측으로>
옛고개에서 옹강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도
낙엽으로 가득했었다.
낙엽 길도 제법 미끄럽다는 사실.
몇 번을 뒤뚱거렸다.
평생 밟을 낙엽 그날 다 밟았을 법하다. 진절머리 나게 밟고 또 밟았다.
그만큼 옹강산 전체가 참나무 숲 속이라는 반증이다.
<휴양림 치곤 좀 어설픈 옹강산휴양림>
가로수가 감나무인 청도.
마을 곳곳에 감나무 천지다.
아무도 감을 따지 않는 모양인지라
마을 곳곳에 홍시가 된 감들이 천지로 대롱 거린다.
몇 개 따서는 맛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그리 달콤하진 않더라 좀 더 농익어야 할 듯.
<홍시가 가득>
하나 따다가 얼굴에 떨어져
홍시로 범벅이 된 건 안자랑이다. ^^
<저 뒤편 봉우리가 옹강산, 그리고 옹강북릉 능선>
드디어 하산 종료.
아침에 출발했던 바로 오진리복지회관
거리는 10킬로 좀 되지 않는데
시간은 6시간 30분 걸렸다.
딱 적당한 산행 시간과 난이도.
개운하 게 즐긴 영남의 숨은 명산, 옹강산이다.
거의 안 쉬고 걸은 시간이다.
점심이라곤 샌드위치 하나 가볍게 먹은 게 전부이니
오롯이 산행시간이라 여기면 된다.
거리에 비하면 속도가 잘 안나는 구간이니
이점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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