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하늘이 다노랐네'
간만에 오르는 힘든 오름질에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다.
사실 크게 오름질도 아닌데도 신체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다.
불과 몇달전 상황만 하더라도 적어도 이정도에서 허걱대고 있지는 않을터이다.
지리산 정도라면 사실 가리산의 코스는 거의 식은죽 접시에 부어 마시기 수준이라면
너무 건방진 태도인지는 몰라도 사실 가리산 산행코스는 매우 부드러웠다.
그런데도 불과하고 이내 몸뚱아리는 온몸 통증과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었으니
신체적 부담감이 예전에 비해 훨씬 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유가 뭘까 ?
그래도 지리당일종주에 태극종주까지 했다는 내몸뚱아리가 왜 이렇케 망가졌을까 ?
대답은 간단했다.
<나비>
부산에서 규칙적으로 적응했던 몸이 서울로 발령을 받으면서
여러모로 어긋나면서 많이 망가져 있었다.
몇달동안 술에 밤샘에 ....
운동도하고 항상 산행을 하면서 단련했던 신체가 몇개월동안 무방비 상태로
방치 되다시피 했으니 사실 오늘의 결과가 당연한게 아닌지 싶다.
산행코스가 힘든건 아니였지만 몸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식은땀이 줄줄나고 심장은 고동치고 속은 울렁대고 있었다.
"준비없는 결과는 없다" 이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나무 쉼터>
겨우 몇달음에 능선하나을 오르니 그제서야 안정을 찾지만
몸의 버거움과 힘듬은 쉽게 치료되지 않고 있었다.
산행은 순조롭고 등산로는 매우 부드러운 산길이였다.
도대체 강원도 산골에도 이런 산길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이다.
강원도라하면 설악산의 험악한 인상만이 가득한 이미지가전부인
부산 촌놈이기에 ,이러한 부드러운 길들에 대한 추억은 생경할 뿐이다.
<하늘말나리>
가리산(1,051m)은 해발 1,000을 살짝 턱걸이하는 강원도에서 제일 조망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산중 하나이다. 위치는 홍천에 있으며 이번 수해을 살짝 비켜간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그대로 이야기한다면 조망에 대해서는 불만이 조금은 따를수 있겠다
멀리 바라다보이는 소양호의 머쓱함이나 설악산의 희미한 잔상도 그렇커니와
산행좀 해본 사람이라면 사실 가리산 조망에 대한 인심을 그리 후하게 처주지는 못할듯하다.
그러나 가족단위의 산행이나 또는 연인등 오붓하게 즐기고 싶은 산행코스가 필요하다면
지체없이 가리산을 추천하고 싶다.
부드럽고 오름도 들하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지세의 시원함이 딱 고생한 만큼 그보람을
찾게 해주는 산행지가 바로 가리산이다.
<2.3봉>
지세가 부드러운 소등같은 능선을 타고 약 1시간을 내달리니 드디어 밑에서 바라보았던
큰 집체만한 바위덩어리가 나타난다.
이 바위덩어리가 바로 가리산 정상이다.
<가리산의 암벽은 정상부위에만 있다>
2.3봉이 먼저 나타나고 바위 암벽 사이로 이어진 아슬아슬 등행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심한 된비알길이 한차례 나타난다. 바로 가리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다.
<힘차게 올라보자>
숨한번 크게 들이쉬고 힘껏 오름질을 치면 하늘향해 탁트인 가리산 정상을 밟을수있다.
<1996년 홍천군수가 세운 가리산 정상석>
이곳에서 소양호가 바라다 보인다고 하는데 그날 구름의 장난으로 그다지 맑은 조망을
지켜보지 못하였다.
심하게 안개가 왔다갔다 장난질을 치고 바람과 함께 악동짓을 하더니 이윽코 구름이 개이고
잠시간 그모습을 살짝 보여주곤 하였다.
실제 소양호는 아주 멀리 위치하고 있었다. 소양호가 보인다길래 나는 가까운곳에 있는줄
알았더니 딴은 그런것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멀리있어 아득히 드러나는 비경의 장소을
보는듯 소양호가 신비롭기만 한데
아마도 그날 안개의 요동침이 없었다면 또 다른 느낌을 받았을터이다.
우락부락 설악산에 비해 이곳 주위의 산군들은 모두 부드러운 육산의 형태로 이루어진 곳들이라
지세가 다들 부드럽고 소잔등처럼 사뿐하게 다닐수 있을듯한 지형들이 아닌가 싶다.
<올라온 능선>
식사을 하려하니 주위의 다람쥐가 얼굴을 경계심 짙은 표정으로 드리민다.
설악산의 다람쥐들도 등산객들을 무서워하지 않든데 역시 이곳의 다람쥐들도
그 유전자을 받았는지 등산객과 친한모양이다.
고시레도 던져준 밥한술로 유혹하니 10여분만에 촬영에 성공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그리매의 압박이 즐거운 가리산 정상일듯 싶다.
저기 봉우리가 어디인지 알수는 없어도 우리땅 우리산의 즐거움이야 똑같지 않을까..
서둘러 하산을 시작하니 내려가는 길이 그리 만만히 열려있지는 않다.
가파른 길에 발판을 두었고 옆으로 쇠봉을 잡고 내려갈 수 있도록 배려해두어
사뿐사뿐 내려온다면 육안으로 보는 어려움만큼이나 힘들지는 않을듯 하다.
<내려가는길이 가파르다>
요상한 모습의 바위틈도 있더라
하산길도 올라온길 만큼이나 부드럽고 힘들지 않게끔 배려되어 있다.
가리산에 산신령이 있다면 정말 부드럽고 인자한 그런 신령이라 여길정도이다
험산궂은 산들만 다녔다면 한번쯤 가리산에 올라 후덕함을 배워보는것 또한
나쁘지 않을터이다.
정상밑에 있는 샘터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며 잠시간 달려가니 안부에 도착한다.
바로 무쇠말재이다.
주위의 배테랑 산꾼의 귀뜸에 의해 이곳이 한강기맥과 이어진 마루금이라 한다.
무쇠말재에서 본 한강기맥의 모습이다.
약 한시간 20여분 동안 하산을 하니 가리산휴양림에 도착한다. 바로 올라왔던 그들머리 지점이다
수해로 인해서인가 주말인데도 휴양림이 텅비어 있어 고즈넉하기만 하다.
전체적으로 약 3시간에서 4시간 정도의 시간이라면 가리산의 산행을 즐겁게 해볼수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부담도 그다지 없으며 가리산휴양림의 목조 펜션에서 하룻밤 유한다면 참으로 즐겁고 시원한
여름휴가를 보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가족단위의 산행지와 그리고 휴식처로는 참으로 보물같은 장소가 가리산이다.
올여름 휴양지로 추천하는 바이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가리산 정상과 휴양림>
혹 가리산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인터넷에서 조회하면 더욱더 자세한 정보를 알수있을터이다.
이번 수마로 인해 설악산 일대의 교통사정이 악화되어 들머리 접근 자체가 차단된 사정이고 보면
앞으로 가리산같은 대체 산행지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지 않을까 싶다.
아쉽게도 설악산 산행은 당분간은 자제해야 할듯한데 고통받는 수재민을 보며
한가롭게 산타령 하기가 상당히 머쓱하다.
그리고 다시 헬스을 시작하고 체력관리좀 해야하겠다.
준비없는 산행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뼈저리게 알수있었다.
<병아리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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