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산행기/일반산행기

백월산~구룡산~천주산~청룡(작대)산

구상나무향기 2015. 4. 2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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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런 멍청한 xxxxxxxx"

 

백월산 자락에 울러퍼진 이 어설픈 산꾼의 한탄스런 독백은

그렇게 욕지거리로 얼룩지고 있었다.

 

사연은 이랬다.

 

일욜, 할 일 짜달시리 없었든 헐랭이 산꾼이

산행 좀 해볼 요령으로 벅찬 오름짓을 통해 백월산 자락에 도착한 게

불과 1시간 전이었다.

 

 

 

 

 

 

구룡산으로 넘어가기 위해

마루금을 쫒아 한참 내려가는데....느낌이 좀 이상했다.

 

구룡산까지는 대체적으로 내리막이라

당연히 내려가야 된다고 여겼든 혼자만의 오판이 결국 사고를 내고 만 것이다.

 

내려가고 내려가니....이런 니미럴....

 

 

 

 

 

백월산 다른 자락으로 고스란히 다 내려와 버린것이다.

백월산을  한바퀴 돌아버린 억울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를 우야꼬"

 

멍청한 머리를 제 아무리 두들겨 때려봐도 답은 안나온다.

 

답은 하나

다시 백월산을 오르는거 외에는 어떠한 해답도 없었다.

 

 

 

<두 번 오른 백월산>

 

 

꾸엿꾸엿 다시 오르니 40분이 걸렸다.

시간을 살펴보니

 

정확히 1시간 30분을 더 소모했으며, 그에 따른 에너지 소모도 더 늘어났을 터.

앞으로 가야 할 저 길고 긴 마루금을 소화할 생각을 하니 절로 한탄스럽다.

 

"아이고 이 멍청한 놈아..그래 니가 하는게 그렇지..&^%%$%***"

 

 

 

<백월산 다시 오르고 빡친 모습>

 

 

 

사실 지도를 보면

백월산 자락에서 구룡산까지는 계속 이어지는 능선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다.

 

나는 완전 착각했는데, 구룡산 방면은 백월산 정상에서 다시 돌아나와 우측 헬기장 방면으로 가야된다.

지도 상 보면 이어진 능선이라, 정상을 지나 가야 된다고 생각한 게 오판이었다.

 

뒤늦게라도

신나게 내달려 1시간5분만에 화양고개에 도착했었다.

 

여기서 구룡산은 왼쪽 들머리다.

 

 

 

 

 

 

 

쌀산이나 용천암 그리고 구룡산까지는

길이 제법 희미했다.

 

"이거 길 맞나?"하는 소리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과수원도 두 번이나 지나쳤는데

대충 감 잡고 오른 길이지, 뚜렷한 형태의 등산로는 없었다.

 

희미하나마 이어진 길을 따라서

전체적인 마루금만 확인하곤 방향만 잡고 걸은 길이다.

 

 

 

<식수 공급원, 용천암>

 

 

 

용천암에서 흘러나오는 불경 소리에 이끌려

구룡산으로 이어진 길을 찾으며 올랐다.

 

주위로 두릅이 지천으로 있었지만, 채취한 흔적이 없는 걸로 보아

등산객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그런 등산로인듯싶다.

 

"와우 식겁하겠네.."

 

전체적으로 백월산에서 구룡산까지는 200m~400m 높이의 산이다.

높지 않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능선으로 이어진 구간이 아니라

아래까지 내려와 다시 치고 올라야 된다는 사실이 전율스런 것이다.

 

이는 천주산이나 작대산에선 더욱 심했는데,

구룡산 역시 난이도는 매우 높았다.

 

 

 

 

<정말 힘들었던 구룡산>

 

 

희미한 길을 따라 악착같이 치고 올라가니 구룡산이 그제서야 나타나는데

 

오늘 가야 할 길의 압박감에,

쉴 시간이 없었다는 게 그만큼 노역을 더 가속시켰는지 모를 일이다.

 

구룡산에서 보는 풍경이 매우 훌륭한데,

정병산이나 천주산이 멋지게 나타난다.

 

 

 

 

<구룡산에서 바라본 정병산>

 

 

굴현고개가 이제 1km도 남지 않았다.

구룡산을 벗어나니 길은 제법 좋고 상당히 뚜렷했다.

 

유독 화양고개~구룡산 구간의 산길만 희미하고

힘들었을 뿐 다른 코스에선 길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드디어 굴현고개다.

 

6시20분 북면 공설운동장에서 시작

굴현고개에 13시40분에 도착했으니

 

7시간 20분 걸렸다. (알바 1시간 30분 및 휴식시간 포함)

 

 

 

<굴현고개 천주암>

 

 

 

"창원이나 부산 근처

30킬로 남짓 되는 원점회귀 비슷 무리한 코스 부탁합니다."

 

조은산님에게 청을 넣은 게 불과 며칠 전이었다.

정맥.기맥.지맥의 달인 조은산님이 알려주신 코스가 바로 이번 백월산~작대산 코스였었다.

 

전날 30킬로 남짓한 마라톤 훈련을 했었든 터라, 사실 산행길을 다 이을 수 있을까

내심 걱정도 했지만, 생각보다 신체는 잘 버텨주고 있었다.

 

산행경력 15년

마라톤 경력 9년

 

알아서 버텨주는 몸뚱아리에 늘 미안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천주산에서 바라본 청룡산>

 

 

 

굴현고개에서 1시간 20분이 걸린 천주산이다.

다행히 산태샘이 있어 물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기온은 거의 여름인듯 무덥기만 했던 그날의 날씨다.

산태샘에서 담은 물은 작대산까지 갈 수 있는 여력이 될 수 있었는데

 

용천암과 산태샘은

유일한 식수공급원이다. 꼭 담아가자

 

 

 

 

 

 

청룡(작대)산까지는 4.8킬로.

그런데 이게 그냥 능선의 거리가 아니다.

 

눈으로 봐도 굴곡이 심한 작대산이다.

아래로 내려가 다시 치고 올라야 되는 곳을 두 번이나 해야 정상에 도착한다.

 

천주산이나 작대산 그리고 구룡산까지

내림과 오름의 연속이다.

 

인내심이 많이 요구되는 질색 맞는 마루금들이다.

 

 

 

<오른쪽 봉우리가 천주산>

 

 

농바위에 오르니

지금까지 지나왔던 능선 자락이 한눈에 조망된다.

 

물른

넘어야 할 작대산 봉우리 역시 아찔하 게 다가와

헐랭이 산꾼의 기운까지도 무기력하게 만든다.

 

양미재까지 뚝 떨어져

작대산까지는 힘겨운 오름 짓을 또 한 번 펼쳐야 한다.

 

 

 

<지친 산꾼>

 

 

저 맞은편 봉우리가 오늘 시작한 백월산이다.

 

 

 

 

 

 

이렇게 줄을 그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더니 멀기도 멀다.

 

오른쪽 끝이 구룡산 올라가는 등로다.

 

 

 

 

작대산 굴곡진 봉우리들의 압박감이 상당하다.

 

실제 걸어보니 인내심이 많이 걸리는 코스인데,

지금까지 걸어온 길들의 수준보다 허벅지의 근육이 조금 더 요구되는 험한 오름 짓이다.

 

 

 

 

 

드디어

청룡산(작대산) 근처까지 올랐다.

 

여기서 북면 방향으로 내려가면, 무릉산으로 갈 수 있으며

무릉산에서 마금산까지 이어진 길을 탈 수 있다.

 

아마도 시간도 많고

또한 어제 훈련까지 안 했다면, 이 길을 통해 더 많이 걷길 희망했을 것이다.

 

시간이 부족했었다.

백월산 알바의 시간이 뼈저리게 다가온 아쉬운 순간이었다.

 

 

 

 

 

 

 

드디어 청룡산이다.

지금은 청룡산으로 부르고 있지만, 여전히 작대산 명칭이 손쉬운 이름이다.

 

백월산에서 작대산까지

6시20분에 시작해

17시50분에 도착했으니 12시간 10분이 걸린 셈이다.

 

 

 

 

 

 

 

청룡산을 내려오면

이런 이정표가 나온다. 임도로 내려갈려면 1코스를 따르면 된다.

 

폰으로 지도를 검색해서 확인한 결과다.

임도가 짧아서 내려가기 좋다.

 

 

 

 

 

2킬로 남짓한 임도를 타고 내려오니

작대산 입구다.

 

여기서 차량으로 북면 공설운동장까지 이동했다.

걸어서 갈 수도 있었지만, 이미 마루금을 끝냈는데 구태여 늦은 시간에

걸을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

 

운곡리에서 북면까지는 5킬로가 넘는다.

 

 

 

<임도길>

 

 

백월산~구룡산~굴현고개~천주산~청룡(작대)

 

 

총 12시간 32분

거리는 28킬로.

 

걷는거 좋아하는 사람에겐 개운한 코스다.

 

내서환종주, 30킬로

창원시계(산해원)종주, 32킬로

백월산~작대산, 28킬로 

 

거의 다 비슷하게 1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거리는 짧아도 백월산~작대산 코스가 난이도는 더 힘들다고 보면 되겠다.

 

 

 

 

 

 

전체 지도다.

주황색 선이 이동한 경로고, 녹색선은 차량 이동 코스다.

 

북면 공설운동장이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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