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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이야기

꽃이름 어떻케 지을까요 ? 우리꽃 이름의 유래

by 구상나무향기 2009.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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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라비난>


 

"아빠 이 꽃 이름이 뭐야 ?"

 

뜨거운 햇살이 뜨거울 초여름 지리산에 갔더니

10살 딸애가  뜬금없는 질문을 한다.

 

노랗고 길면서 마치 작은 해바라기처럼 생긴꽃을 본 모양이다.

 

"어 미나리아재비란 꽃이야"

 

"뭐라고?"

 

"미. 나. 리. 아. 재. 비"라며 더욱더 크게 말한다.

 

"미나리는 알겠는데 아재비는 뭐야?"

딴은 궁금할 법도 하다. 아재비란 말을 일상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니 말이다. 

 

아재비란 말은 무엇무엇과 닮았다는 순수 우리말이다.

그러니까 '미나리아재비'는미나리와 닮은 식물을 뜻하는거고

 

그외에도 꿩의다리아재비,별꽃아재비,만수국아재비등

특정식물과 비슷하게 닮은 식물들에겐 아재비란 말을 붙힌다.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식물명칭에 주로 붙는다.

설탕대신 단맛을 낼때 사용하는 '사카린'을 북한에서는 꿀과 비슷한 단맛을

낸다고 해서 꿀아재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나리아재비>

 

 

식물이름은 참 다양하고 재미가 있다.

딸의 궁금증에서 출발한 우리꽃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리고 이름 명명은 누가하고 또 어떻케 짖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알아보자 

 

,얼레지,는 어루르기란 피부병이 모습이 마치 잎에 돋아난 반점과 닮아

붙혀진 경우고

 

'뻐꾹나리'는 여름철 꼴뚜기와 비슷한 모양새의 꽃을 피우는 야생화인데

꽃잎에 있는 반점이 뻐꾸기의 목털에 돋아난 무늬와 닮아서 지어진 이름이다.

 

이외에도 동물 이름에 빗대어 지은 이름도 많다. 더 찾아보면

 

여름철 피어나는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마치 노루의 오줌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며

 

'여우꼬리풀'은 꽃의 모양새가 여우의 꼬리와 닮았다고 붙혀졌고

'쥐꼬리풀' 이나 '쥐꼬리망초' 또한 쥐의 모양새와 닮아 붙혀진 이름이다.

 

우리가 나물로 흔히 먹는 '곰취'는 곰 발바닥 모양과 잎모양이 닮아 지어진

이름이다. 이외에도 곰이 먹을만한 취나물이라는 뜻도 있다.

 

'해오라비난초'는 이름 그대로 꽃이 마치 해오라비 새처럼 생겼다.

'잠자리난초'나 '갈매기난초' '닭의난초' 같은 경우에도 마치 모양새가 

잠자리나 갈매기같이 특정 동물의 모양새가 닮아서 붙혀진 경우이다.

 

'복주머니란'이라는 난초도 있는데 이 난초는 꽃모양이 마치

복주머니와 닮았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복주머니란>

 

이렇케 동물이나 어떠한 모습들과 닮아서 붙혀진 이름도 있지만

이외에도 아스라한 전설을 내포하고 있는 식물 이름도 있다.

 

대표적으로 '동자꽃'이 그런 경우다.

옛날 설악산의 관음암에서 5살짜리 한 동자가 살고 있었는데

겨우내 눈에 갇혀 그만 죽고 말았다.

 

후에 그 동자의 무덤에서 어여쁜 꽃이 피어났는데 동자의 넋을 기리고자

동자꽃이라 지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관음암도 5살난 동자의 성불을 기리고자 오세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

 

오세암이라는 영화를 보면 이 야생화의 이름이 왜 그런지 더욱더 쉽게 알게 될듯 싶다.

 

그리고 '쑥부쟁이'꽃도 마찬가지다. 쑥부쟁이는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의 딸이라는뜻이다.

대장장이의 딸로 태어난 쑥부쟁이는 동생들을 위해서 쑥을 캐러 다니다 멋진 귀족을 만나

사랑을 하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는 슬픈 전설을 가진 야생화다.

 

 

 

<동자꽃>

 

이렇케 특정 동물이나 또는 어떤 사물의 모양새를 보고 지어진 경우도 있지만

사는 장소에 따라서 이름을 붙히기도 한다.

 

'금강초롱꽃'은 이름 그대로 금강산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붙혀진 이름이다.

이외에도 '금강애기나리' 또는 '금강분취' 역시 최초 발견된 장소가 금강산이거나

아님 금강산에만 자라는 경우다.

 

한라산에서만 자생하거나 또는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혀진 이름도 많다

'한라솜다리' '한라부추 '한라장구채'등이 그것이며

 

민족의 영산 지리산 같은 경우 더욱더 많은 이름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지리바꽃' '지리고들빼기' '지리대사초'등이다.

 

이렇케 지명에 붙히는 이름도 많지만

 

울릉도나 제주도에 자라는 경우나 바닷가에 자라는 경우에는  '섬'이나 '갯'자를

붙히며 높거나 깊은 숲속에 자라는 경우 '두메' 또는 '산'이나 '구름' 같은 접두어를

붙히는 경우도 많다.

 

높은곳에 자라는 '구름국화'나 또는 울릉도에 자라는 '섬백리향'

바닷가에 자라는 '갯쑥부쟁이'가 그런예로 보면 되겠다.

 

이외에도 벌판에 자랄경우 '벌'자를 붙히고 물속이나 물과 함께 자라는 경우

접두어로 '물'자를 많이 붙힌다. 넓은곳에 자라는 '벌개미취'나 물과 함께 사는 '물달개비'

그리고 물을 좋아하는 '물봉선'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이렇케 자생지를 표현해서 붙히는 경우도 있지만

 

'뱀' 또는 '개'자가 붙는 경우 의미가 조금 남다르다.

실제 뱀이나 개와 닮아 붙히는 경우 보다는

 

기본종에 비해서 품질이 낮거나 모양이 다를경우에 흔히 붙힌다.

산딸기 보다 맛이 없는 '뱀딸기'나 '다래'에 비해 맛도 없고 못먹는 '개다래'나

먹지 못하는 '개머루'가 그런예로 보면 되겠다.

 

식물체가 가진 효능에 빗댄 이름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미치광이풀'인데 독성이 매우 강해 먹으면 미치광이 처럼 날뛴다는 뜻이다.

울릉도에 자라는 '헐떡이풀' 역시 천식에 많이 사용하면서 빗대어 이름 지어진 경우고

제주도에 자라는 '된장풀'은 된장을 만들때 이풀을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붙혀진 이름이다.

 

 


<새우란>

 

크기가 작을 경우

'난장이' 또는 '왜' '좀' '병아리' '애기' '땅'자를 많이 붙히는데

난장이붓꽃이나 왜솜다리,왜제비꽃 그리고 병아리난초나 땅비싸리등 거의

대부분 키가 작거나 아님 땅에 빠짝 붙어서 자라는 경우 이러한 이름들을 많이 붙힌다.

 

이외에도 유사종에 비해 좀더 이쁘거나 또는 앙증맞을 경우 

'각시' '처녀' 또는 '애기'라는 말을 붙히는데

 

붓꽃 보다 키가 작지만 꽃이 난초 같이 아름다운 '각시붓꽃'이나

치마를 두르고 펼쳐져 있는 이쁜 모습을 빗대 '처녀치마'라 부른다.

 

'애기'는 작다의 뜻도 있지만 '애기송이풀'  '애기나리'같이 작지만 좀더 이쁘고

앙증맞은 종류들에겐 '좀'이나 '왜'자 대신에 '애기'자를 많이 붙힌다.

 

식물의 생김새에 따라서 이름을 붙히는 경우도 많은데

잎이 길거나 가늘거나 또는 유사종에 비해 크거나 아님 식물체에 털이 있거나

없거나에 따라서 '긴' '왕' '털' '민'자등을 많이 붙힌다.

 

구절초에 비해 잎이 가는 '가는잎구절초' 털이 많은 '털머위' 가시가 많은 '가시연꽃'

그리고 제비꽃 보다 꽃이 큰 '왕제비꽃' 이 그런 경우다. 

 

 

<금강애기나리>

 

 

그럼 식물 이름은 누가 지을까 ?

 

일단 식물 이름은 학자가 짓게 되어있다. 선취권이라는게 있는데 이름을 지을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이는 학자가 특정 식물을 조사 연구하고 분류하여 논문으로 발표하면

그 학자에게 이름 지을 권리를 주는것이다.

 

학자는 위의 여러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서 이름을 짓는데 그걸 '국명'이라 말한다.

국명은 표준말이며 정식 명칭인것이다. 외국에 보고할때는 '학명'을 짓는다.

 

아쉽게도 우리 식물 명칭을 지으면서  

일본식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경우도많다.

 

'투구꽃'은 일본의 장수 가또기요마사가 즐겨 썼든  '에보시' 같은 투구를 쓴것에 유래하여

투구꽃이라 했는데 그 모양새가 매우 흡사하다. 투구꽃을 일본말로 '도리 가부도'라고 한다.

새 鳥(조)에 투구 兜(두)를 사용하는데 바로 가부도가 바로 에보시를 뜻하는 것이다.

 

'기생꽃'은 일본 기생의 하얗케 칠한 얼굴 만큼이나 꽃이 희고 또한 기생이 쓰는

화관과 닮아 붙혀진 이름이지만 정작 예전의 우리 기생들은 얼굴을 희게 하지도

또 화관을 쓰지도 않았다.

 

'앵초' 역시 일본 이름 그대로다. '사쿠라소우'라 하는데 말그대로 사쿠라를 닮은 풀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앵초다. 앵초가 벚나무꽃과 닮았기 때문이다.

 

'연령초'도 우리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이름이기도 하다. '엔레이소우'라는 일본식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외에도 봄에 흔히 피는 '현호색'  역시 우리말로는 풀이가 안되는

 일본식 이름이다.

 

 

<앵초>

 

위의 대표적인 사례를 들었지만  일본식 이름이나 또는 한자를 그대로 옮겨오면서

우리식으로 달리 부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명명하여 지은 국명이 매우 많다. 

 

들판에 피어난 꽃하나 잡풀 하나에도 모두 이름이 있다.

식물 이름을 찾는것 그것이 곧 자연사랑의 방법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열망은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는 아주 작은 관심에서 부터 시작 되는것이다.

 

들판에 나가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보았다면 쉬이 보지 말고

이제부터 그 이름을 불러줄 도감하나 정도는 준비해보자

 

자연사랑

결코 거창한게 아니다. 

 

 

<투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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