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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마라톤은 최고의 정력제

by 구상나무향기 201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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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유산소 운동이 성능력 높이고 근력과 지구력 향상도 큰 보탬

‘남자, 나이 72세, 부부관계 1주일에 3회, 1회 평균 지속시간 30분.’
웬만한 젊은 남자들이라도 ‘희망사항’에 불과할 이 수치는 달리기를 20년 이상 계속해온 A씨의 ‘실생활’이다. 달리기를 하면 섹스에도 강해지는가?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경험담만으로 이 질문에 대답하면 ‘정말 강해진다’는 것이다.

달리기 경력 7년째인 문모씨(46ㆍ서울 압구정동)는 젊은 시절 횟집을 운영하면서 매일 마시는 술과 흡연, 밤늦은 시각까지의 과로로 인해 아내에게 핀잔을 듣는 횟수가 많았다. 30대 중반 이후에는 ‘밤’이 두려웠다고 한다. 그러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매일 아침 15km를 뛰는 문씨는 40대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아내를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했다. 손님들이 어떤 회가 정력에 좋으냐고 물으면 문씨는 “달리기야말로 최고의 스태미너 증강제”라고 권한다.

관절이란 관절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던 주부 최모(43ㆍ경기도 일산)씨는 달리기를 시작한 지 이제 2년 정도. 최씨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싫어했고 출산 후로는 살이 쪄 70kg를 넘어섰다. 동시에 남편과 잠자리를 함께 하고 나면 다음 날 아이들 아침밥도 챙겨주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자꾸 ‘관계’를 피했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지 2년만에 몸무게가 15kg 정도 줄었으며 밤에도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남편에게도 달리기를 권해 함께 뛰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말하면 달리기는 성생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외국의 연구결과들은 많다. 1996년 미국 피츠버그 의대 윈터스 박사팀은 일시적인 유산소 운동이라도 성욕과 성능력에 관계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39%나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운동을 하지는 않지만 신체 질병이 없는 66세에서 76세 사이의 노인 7명에게 자전거를 60분 동안 타게 했다. 그 결과 운동 후가 운동 전보다 혈청내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39% 증가했고, 성호르몬 결합 단백질 글로블린은 19%, 혈청내 전체 단백질은 13% 증가했다. 결론은 비록 노인이라도 짧은 시간이나마 운동하면 혈청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 성욕이 증가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지속적으로 성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성선자극호르몬 늘려 성욕 증가하게

남성의 성 메카니즘은 다음과 같다. 남성은 여러 가지 물리적, 심리적 성적 자극을 받으면 뇌에서 성선(성선)자극 호르몬이 분비되어 고환에서 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산이 촉진된다. 테스토스테론은 모세혈관을 따라 고환에서 혈액으로 방출된다. 그러면 생식기의 해면체 조직에 혈액에 대량 유입되어 발기(발기)를 유발한다. 이 때 발기력은 얼마나 많은 양의 혈액이 해면체에 유입되는가와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유입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즉 생식기 주변의 모세혈관이 잘 발달되어 있고 혈관 내부가 깨끗할수록 발기력은 좋아지게 된다. 또한 성적 능력은 심리적인 요인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성능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연구 논문들은 규칙적인 달리기와 성능력 향상과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주요 설명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규칙적인 달리기는 성충동을 일으키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생성과 분비를 자극한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성선자극호르몬을 증가시켜 성욕이 증가하게 만든다.

둘째, 규칙적인 달리기는 체내 모세혈관에서의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하여 신체 각 부위의 기능을 활성화 시킨다. 이로 인해 생식기에 유입되는 혈액의 양도 증가시켜 준다. 모세혈관의 75% 정도가 우리 몸의 사지(사지)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므로 하체와 팔을 많이 쓰는 달리기는 체내 모세혈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아주 좋은 운동이다.

셋째, 규칙적인 달리기는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피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호르몬의 분비와 전달을 쉽게 만들어 준다.

넷째, 규칙적인 달리기는 혈액 내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혈류를 원활하게 해준다.

다섯째, 규칙적인 달리기는 근력과 지구력을 키워줌으로써 성행위를 힘차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준다. 근력과 지구력의 강화는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주어 성행위에서도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게 해 준다.

여섯째, 달리기를 하면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생성되어 스트레스 해소에 크게 기여한다. 성행위를 위축시키는 주요한 요인인 스트레스를 해소함으로써 성적인 쾌감을 증진시킨다.

성기능 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직접 접하는 비뇨기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성기능 장애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신체질환에 의한 기질적 요인과 함께 스트레스 누적, 자신감 부족 등 심리적 요인이 높은 비율의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의료원 비뇨기과 박종환(39) 과장은 “성기능 장애로 내원하는 환자의 50% 가까이가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과도하면 생리불순 초래할 수도

박과장은 “그러므로 많은 환자들의 경우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쉽게 치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과장 자신도 하프마라톤을 여러 차례 완주한 바 있다. “내 경험으로도 달리기가 성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여성의 경우도 남성과 거의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많은 여성들이 출산에 따른 후유증과 잔병치레로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그러므로 달리기를 통해 탄력있는 몸매를 유지하고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면 잠자리에서 더욱 능동적으로 된다. 또한 달리기를 통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 ‘감’이 더욱 좋아진다고 많은 여성 런너들이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의 경우 과도한 운동은 생리불순을 초래할 수 있다. 여성의 과도한 운동은 호르몬 균형을 깨트려 성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계속되는 유산소 운동으로 피하지방이 너무 적어지면 성욕이 감퇴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여성의 성적 능력과 관련성이 많은 회음부 괄약근의 수축력은 달리기를 통해 크게 향상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달리기 외에도 회음부 괄약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케겔 운동(Kegel Exercise)이라고 불리는 괄약근 수축운동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멈춘 상태에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항문과 회음부 근육을 수축시킨 채 참을 수 있을 만큼 참았다가 숨을 천천히 내쉬는 방법으로 실시한다. 이 운동은 어떤 자세에도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실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경험. 30대 중반인 필자는 10년 전 결혼 초기에만 해도 약간의 조루증세가 있었다. 경험이 부족한 20대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이랄 수 있었다. 우연히 결혼 초 달리기를 시작한 필자는 달리기를 통해 ‘힘’이 좋아지는 효과보다는 달리기를 할 때의 마찰로 인해 ‘너무 예민한’ 감각을 둔화시켜 시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더 보았다고 생각된다.

달리기가 성적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검증되었다. 신체적 질환이 없다는 전제하에 유산소 운동, 특히 달리기를 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활기찬 성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물은 양면이 있는 법. 박종환 인천의료원 비뇨기과 과장은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성욕을 감퇴시키고 피로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하게 운동해야 성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선주성 마라톤칼럼니스트 (runman@runners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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