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골프이야기

한겨울의 라운딩, 서라벌cc (벨리~마운틴)

구상나무향기 2022. 12. 2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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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영하 10도, 체감 온도는 더 내려 앉은 날이었다.

 

 

 

추워도 이런 추운 날은 정말 골프 치기 어려운 날이다.

공은 공대로 안 되고 몸도 굳고 환경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날.

 

크리스마스이브, 영하 10도의 강추위를 뚫고 페어웨이에 섰다.

여긴 서라벌 cc

 

그것도 서라벌에서 가장 어렵다는 벨리~마운틴 코스.

 

힐과 레이크, 마운틴 코스는 이미 밟아 본 지라 야간 3부를 열지 않는 벨리 코스를 

이번 기회에 도전한 것이다.

 

벨리 코스는 라이트 시설이 없어 3부를 열지 않기에

오로지 주간 경기에만 참여가 가능하다.

 

 

 

 

 

날씨는 청량했다. 오후 들어서 기온은 상승

 

 

 

힐~레이크 코스는 회원제

벨리~마운틴 코스를 대중제로 구분하기는 하는데 사실 큰 의미는 없다.

 

벨리~마운틴 코스가 더 도전적이고 모험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에

사실 재미있기는 여기가 더 스릴 있다.

 

도전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골퍼라면 힐~레이크 추천.

그렇다고 거기가 쉽다는 뜻은 절대 아님. 거리가 멀어서 어렵다.

 

벨리 코스 난이도는 역시나 최상급.

가벼이 볼 수준의 코스가 아니다. 명불허전의 벨리 코스.

 

 

 

 

 

 

 

바람도 거셌고

땅도 얼고 잔디도 얼어 클럽이 볼 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맨땅에 때리는 것과 동일한 효과.

페어웨이 잔디지만 잔디 효과는 없고 얼음 덩어리에 때리는 듯 둔탁하다.

 

그렇기에 공은 이리 휘고 저리 휘고

마구 튀어 다니기에 바쁘다. 적응되지 않아 제법 고전했었다.

 

겨울 골프는 그렇다는 걸 알았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그린에 올린 공은 여지없이 튀어서 저 멀리 숲으로 도로로 굴러가버린다.

그렇게 잃어버린 공이 한두 개가 아니다.

 

심지어 페어에이에 떨어진 공이 튀어서 저 멀리 해저드로 들어갈 만큼

땅 자체가 얼었기에 이건 골프가 아니다.

 

 

 

치술령 아래 서라벌cc

 

 

하지만 날씨는 기가 차다.

이토록 시원하고 맑은 하늘을 본 경우가 언제 인가

 

시리도록 많고 청명한 하늘 아래

백돌이는 그날 이래저래 개공을 치고 있었다.

 

몸에 껴입은 옷 때문에 스윙은 제대로 안 나오고

그나마 잘 때린 공은 바람에 휘감겨 코앞에 떨어지기 다반사.

 

그나마 페어웨이에 들어갔나 싶어도 튀어서 해저드로 폴짝폴짝

잘도 튀어 들어간다.

 

한 클럽 짧게 쥐고 굴릴 생각으로만

클럽을 선택했고 띄워서 거릴 낼 생각은 엄두도 못했다.

 

제 거리 내면 튀고 글러서 막창 낼 확률 100%였기에

그날 환경을 고려해 무조건 짧게 클럽을 쥐었다.

 

 

 

 

 

서라벌cc

 

 

벨리와 마운틴 코스의 파3는 대부분 아일랜드 형.

 

원형의 그린을 두고 앞에는 계곡이 도사리고 있어

원 온을 못하면 대부분 해저드로 스며들게 끔 만들어져 있다.

 

그날 날씨가 추워서 그런 건지

동반자 모두 파 세이브 조차 못하고 버벅거림이 매우 심했던 날이기도 하다.

 

평소라면 버디 한두 개는 일도 아닌 동반자들 인데.

아무도 파 조차 성공을 못할 정도의 라운딩 환경.

 

쉽지 않은 그날.

하지만 다들 재미있게 웃고 즐긴 하루였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닌가.

 

 

 

 

 

 

 

땅이 워낙에 얼어있기에

돌덩어리에 때리는 것과 같아서 힘대로 때리면 어깨와 팔에 무리가 가기 마련.

 

정말 인도어 연습장 장판에 때리는 것과 같은

동일한 수준의 골프다. 

 

하지만 인도어와 달리 여긴 라이가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서라벌은 페어웨이 언듈이 심할 뿐더러 벨리~마운틴 코스는 라이가 아주 고약하다.

 

오후가 되었다 해도 얼은 땅은 그대로.

그린도 전혀 받아주지 않는다.

 

벨리 코스에서 어느덧 몸을 풀고(?) 마운틴 코스에 접어드니

그제야 조금 제법 자세가 나온다.

 

적응이 되었는지

공도 좀 뜨고 그린 공략도 어느 정도 되는 모양새.

 

하지만 딱 그 정도 수준.

생크 안 낸 것만도 다행이다.

 

 

 

 

 

 

 

어려운 난이도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런대로 보기 플레이는 따박따박 이어졌기에 스코어가 그래도 크게 망하지는 않았다.

 

나름 어프로치는 다 성공했기 때문.

 

티샷은 바람 때문에 다들 비거리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그린이 얼어 받쳐주지 않으니 튀어서 그린 막창 나기 일쑤.

 

하지만 퍼터가 또 살아난 순간.

파 세이브는 단 하나도 성공 못했지만 그런대로 다 보기에 성공.

 

 

 

 

벨리 코스 파3

 

 

어떤 홀은

티샷 한 볼이 그린 앞에까지 굴러가 있었는데

 

땅이 얼어서 튀어 튀어서 데굴데굴 굴러간 듯하다.

내 능력으로 그 정도 비거리는 불가했기에 말이다.

 

서라벌 cc는 워터 해저드는 별로 없지만

워낙에 벙크가 많기에 홀 마다 벙크에 다 빠져들었다.

특히나 벨리~마운틴은 벙크 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벙크는 대부분 탈출에 성공.

버벅거림은 없었다는 데 딴은 위안이자 칭찬이다.

 

벙크에 빠져도 요샌 잘 탈출하고 있다.

 

 

 

 

 

공이 튀어 바깥으로 잘 빠져 나간다.

 

 

 

역시 추운 겨울에는 골프는 자제 하는 게 제일이다.

예약이 잡혀있어 어쩔 수 없이 출전했지만

 

겨울 골프는 돈 아끼고 스트레스 덜받을려면 그저 안 치는게 최선.

 

이런 강추위 속 골프는 사실 남는게 없다.

 

올해 1월 경 아라미르에서 새벽 첫 티를 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영하 10도 였었다.

 

그 이후 이렇게 추운 날에 골프 치긴 정말 처음.

 

 

 

 

골프 치고 참치 먹고

 

 

골프 치기 전 한우 먹고

골프 치고 난 후 참치 먹고

 

잘먹고 공은 산으로 보내고.

요새 다이어트 성공해서 나름 체지방 좀 줄였는데

 

골프 때문에 더 늘어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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