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건 아니고 ^^ 아라미르에서 동반자가 홀인원을 했다.
그 과정이 사실 스펙터클했었는데
골린인 나는 당연 처음 본 장면이었고 구력 좋은 동반자들도
홀인원은 처음 보는 목격이었다.
미르 IN 코스, 파3 6번 홀에서 사고는 터졌다.
나와 남성의 동반자는 원 온했고 동반자 두 명의 여성은 레이디티에서 샷.
그린에 갔더니 공 하나가 없다.
캐디와 동반자는 공을 찾으러 그린 언저리의 떨어진 지점을 수색하기 시작했고
공은 보이질 않았다.
"이상하다 분명 여기에 떨어졌는데"하면서 캐디는 연신 이상하다며
공을 찾았고 우리 역시도 공을 함께 찾았었다. 사실 그린 근처엔 딱히 해저드가 없어
사라질 정도는 아녔었다.
그러다 캐디가 홀컵을 보더니 소리치는 게 아닌가.
"공 들어갔어요"
그랬다 공은 그린 끝자락에 떨어졌고
바운스 되면서 홀컵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간 거.
말 그대로 홀인원이었다.
아라미르는 그린 언듈이 거의 없는데 유독 6번 홀이 경사가 좀 있는 정도,
그런데 공이 그 경사를 타고 빨려 들어간듯하다.
어쨌든 홀인원에 다들 흥분했고
캐디는 그때부터 정신이 딴 데 팔려 버린 듯 얼마간 번잡했었다.
덕분에 좋은 장면 감상했었고
나중에 함께 사진 찍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 그날의 아라미르 에피소드.
골프장에서 일출을 본 적이 있는가?
아라미르 겨울 1부에 오면 장험하게 볼 수 있다.
삭풍이 몰아치는 새벽녘, 골프장에 서는 사람들은 도대체 얼마나 골프에 미쳤으면
이 새벽에 동장군의 기세에도 골프를 치기 위에 이곳에 서 있을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골프에 미쳐 여기에 서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시간이 그렇게 되기 때문에 온 것.
기온은 영하의 한파.
손가락이 얼어 제대로 클럽을 쥐기도 힘든 영하의 기온.
밤 설쳐가면서 새벽에 도착한 아라미르.
골프장은 삭풍만 몰아치고 적막하기만 했었다.
첫 티업 시간을 잡은 예약.
앞 팀은 없고 뒤 팀은 한참 느려서 그날 뒤팀의 푸싱 걱정 없이
천천히 골프를 즐겨도 될 정도였지만 실제로는 엄청 홀아웃이 빨랐다.
알고 보니 뒤팀이 2홀이나 늦었었다.
멀리건 쓸 이유도 없이 다들 페어웨이에 안착시켰고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나도 1번만 OB를 냈고 모두 페어웨이에 보냈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드 구질의 슬라이스였기에 비거리는 짧았든 건 흠이다.
아라미르의 풀숲은 악명이 자자하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곳에 떨어지는 공은 찾기가 매우 힘들다.
말이 페어웨이지 그냥 잠정구로 여기고 쳐야지 공 찾는 건 거의 불가능 수준.
그런데 그게 풀이 없을 겨울에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그린 근처 에이프런에서도 공이 보이질 않아 한참을 찾을 정도.
풀이 길어 공을 삼키고 있기 때문이다.
명량골프 잠정구는 캐디의 관용성으로 벌타의 운명이 있을 수 있는데
캐디의 눈으로 분명 페어웨이 방향이었지만 풀숲 때문에 공을 못 찾았다면 무벌타로 잠정구 허용.
찾으면 찾을 수 있겠지만 경기시간 문제로 빨리 속행 해야 할 경우 적용된다.
아님 해저드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었거나 5분 동안 못찾았다면 그건 벌타 먹고 다른 공으로 잠정구를
쳐야 된다.
명불허전 아라미르.
겨울도 이정도기 때문에 여름엔 공 많이 준비해야 한다.
티샷은 민망했지만 그런대로 페어웨이로 보냈고
세컨샷과 서든샷은 대부분 숏 아이언으로 끊어쳤는데 의외로 비거리가 많이 나와
쓰리 온은 다 가능했었다.
8번 아이언의 비거리가 그리 많이 나올지 몰랐다.
연습장과 실제 필드에서는 많은 차이가 났는데 줄 곧 8번 아이언으로만 승부했기에
짜릿함은 좀 남달랐다.
그날 라운딩은 유독 벙커샷이 많았는데 아라미르는 그린 주변에 벙커를
대거 심어놨기 때문에 아차하면 벙커로 퐁당이다.
벙커샷만 대여섯 번은 한듯하다.
어쨌든 세컨샷에서 부터는 대부분 잘 때린 그날의 라운딩.
생크도 없었고 막창도 없었던 나름 선전했던 날.
하지만 퍼터는 최악이었다.
꽝꽝 얼어붙은 그린의 스피드는 '매우 빠름'이었다.
골린이에게 그린 스피드가 빠르면 힘 조절 자체가 힘들다. 조금만 쳐도 데굴데굴 잘 굴러가기 때문에
"오기 전에 홍삼 먹었어요"라는 캐디의 된소리가 날라 들어온다.
그날 파3 제외하고 모든 홀에서 쓰리 퍼터를 친듯하다.
투 온해서 올리면 뭐하나 퍼터를 저리 쳐대니
그날 트리플만 3번을 했고 더블보기만 6번, 보기 5번, 파는 4번을 했었다.
명불허전 백돌이.
이번에 구입한 거리측정기.
골프존에서 만든 골프버디 L11 모델이다.
0.2초 만에 거리를 알려줄 뿐 아니라
그린에서 2m 정도의 거리도 알려주기 때문에 퍼터에서도 도움이 된다.
뭐 아직은 개 발에 편자 느낌이고
롱 아이언과 우드를 제대로 쓸 때 더욱 요긴하게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미들 아이언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기에
처음 사용해본 거리측정기가 조금은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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