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하이스트
늘 적응되지 않는 곳, 일단 그린의 언듈은 높은 난이도다.
그날 오신 동반자들 이구동성으로 무슨 그린을 이따구로 만들었냐며
이런 그린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하기사 내가 하이스만 열댓 번은 더 왔지만 여전히 적응되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람이 무진장하 게 불어닥친 날.
공이 하늘에서 날라가지를 못하고 떨어질 정도였었다.
하필 슬라이스까지 겹쳐 그날은 최악의 날.
고개를 한껏 떨구며 자책했던 쓰라린 날이었다.
비록 OB티 남발이었지만 세컨샷이 제대로 적중했기에 이불킥은 덜했다.
그날 2번 홀 포함 파3은 모두 파로 마무리. 생각보다 숏게임은 강한 측면은 있었다.
하지만 다시 되살아난 슬라이스.
정말 밉상이다. 자세를 다시 고쳐 잡았는데도 그날은 유독 슬라이스가 심했다.
몇 년은 고생한다고 하더니
뭐가 또 잘못인지 모르겠다. 곰곰히 생각에 빠지게 한 그날.
다음 날은 정규홀인 골프존카운티 구미CC에 티예약이 잡혀 있었기에
하이스트에서 연습하고 구미에서 잘 때릴 나름 계획이었다.
골프존카운티구미.
말은 들었지만 정말 잔디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정리된 그런 골프장이다.
겨울이 이 정도면 봄. 여름, 이곳의 잔디결은 그야말로 환상적일 듯.
겨울인데도 골프공이 잔디 위에 있을 정도로 잔디 관리가 잘되어 있고 풍성하다.
세컨과 써드샷을 그날 마음껏 때려본 날이었을 것이다.
7번과 6번을 쥐고 투온과 쓰리온에 올렸고
심지어 롱퍼터를 단 한방에 컨시드를 받은 경우가 두어 번 있었다.
거기가 쉬운 곳인지 아님 하이스트가 어려운 곳인지,
어쨌든 구미까지 올라가서 신나게 때리고 왔었다.
그날 버디 찬스만 3번.
하지만 아쉽게도 버디는 잡지 못했는데 90타를 깰 수도 있었던 찬스.
마지막 두 홀을 연속 따블을 때리는 바람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뭐 여전히 백돌이 실력.
지인들과 함께 골프을 즐긴 하루.
골프 친다고 소문이 나니 연락이 들어온다.
하지만 골프는 접대를 하거나 받거나 어쨌든 기본기는 있어야
개쪽을 면한다. 생크 내고 삑사리 내고 있으면 사회적으로 보는 얼굴들인데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기본틀은 갖추고 필드에 나가야 되기에 나는 지인들에게 아무런
말도 안했었다.
90타 깨고 실력을 좀 갖추고 나설려고 했었는데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도 생크 내고 뱀샷 때리고 있으면 창피다.
구미까지 올라가야 했지만
다양한 필드를 경험한다는 생각에 구미까지 사뿐하 게 올랐다.
김해에서 2시간.
거리는 멀지만 새로운 필드를 경험한다는 기대감이 더 컸기에
지루함은 없었다.
골프존카운티구미, 정규홀 어디 보다 손색 없는 필드다.
페어웨이 관리도 뛰어났지만 OB 구역도
수풀을 다 제거했고 소나무 아래는 OB 지역 인데도 대부분 잔디로 관리되어 있었다.
OB 지역에 떨어진 공도 다 찾을 수 있을 정도.
거친 수풀의 부산 산만디 필드와는 너무 비교된다.
러프나 해저드 관리가 뛰어나 공을 잃고 싶어도 못 잃을 정도.
그날 딱 2개만 공을 잃어 버렸는데
하나는 슬라이스로 남의 홀로 보냈고 하나는 워터해저드에 퐁당.
대기 탈 때 먹은 샌드위치와 찌짐.
내리막 홀이 몇 군데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한 필드.
파3는 아주 쉽게 설계 되어 있었는데
100m 남짓 정도의 거리라 그다지 어렵지 않은 홀이다.
하이스트는 파3에서도 6번 아이언을 쥐는데
이곳에서는 모두 샌드를 잡았다.
난이도 설계에서 유독 파3을 쉽게 했는가 보다.
무난하게 모두 파로 마무리.
전체적으로 다 무난한 홀.
지금껏 6번과 7번을 세컨으로 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 주말 두 번의 필드 경험에서
전적으로 의지하 게 된 롱아이언.
다운스윙 시 시원한 바람소리 그리고 타격음.
멋지게 날아가는 공을 보면 롱아이언의 쾌감은 최고다.
주말 사이, 롱 아이언이 제법 늘었다.
뱀샷도 생크도 없이 모두 무난하게 잘 때린 그날.
그래도 두어 번 슬라이스가 있었기에
역시나 슬라이스 고민이 없어진 건 아니다.
다시 고민에 빠진 주말 두 라운딩.
이제 90타 깰 그날을 위해 또다시 이불킥을 해본다.
'골프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스트cc, 드디어 싱글 달성. (0) | 2022.04.11 |
---|---|
하이스트CC, 드디어 90타를 깨다 (0) | 2022.03.28 |
아라미르CC에서 홀인원 (0) | 2022.02.08 |
첫 버디를 잡은 날, 그러나 (0) | 2022.01.24 |
1월의 봄 (겨울 라운딩의 재미) (0) | 2022.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