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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삼계리~계살피계곡~문복산~학대산~삼계리

by 구상나무향기 202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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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복산

 

 

 

문복산 계살피계곡, 영남알프스에서 이름난 계곡 중 하나다.

 

하지만 산군 중 지명도가 가장 낮은 봉우리를 꼽으라면 아마도 최북단의 문복산(1014m)일 게다. 

 

낙동정맥에서도 한참 비켜난 

그야말로 독립봉이어서 문복산만을 찾는 산꾼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기 때문.

 

 

 

 

 

삼계리노인회관이 출발지

 

 

 

주변 언저리봉과 이어져 있으면 스쳐 지나가기라도 할 텐데 

문복산은 이런 여건 또한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나, 여름철은 예외다. 계살피계곡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산 인근의 내원사계곡이나 밀양 호박소처럼 피서인파로 넘쳐나는 그런 계곡은 결코 아니다.


 

 

 

입구엔 철쭉이 한창이다.

 

 

 

계살피계곡은 지리나 설악의 그것처럼 웅장한 폭포나 소는 없지만 

영남알프스 계곡 중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곳.

 

사부 자기 계살피계곡으로 올라 문복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때는 바야흐로 4월, 연녹색의 녹음이 너무 화사한 봄의 색으로 채색되었다.

 

 

 

 

계살피계곡

 

 

 

산아래, 이미 온 산은 연녹빛으로 채색되었고

봄처녀는 이미 제 오시어 색동옷으로 갈아입은 지 오래.

산 정상은 아직 겨울의 빛이 남았지만 곧 봄처녀의 치맛자락으로 덮일 것이다.

 

 

주말, 할 일 없어 좀이 쑤시는 역마살 달인은

오늘도 배낭을 메었다.

 

 

 

 

봄이 가득하다.

 

 

 

"어디로 가볼까"라는 고민을 단 10분 만에 끝냈다.

 장소는 문복산.

 

아주 오래전 오른 적이 있지만 문복산에 대한 기억은 별로다.

 

그때 아마도 능선으로 올라 계곡 방면으로 하산했던 기억이 어슴프레 한데

어즈버 기억은 세월에 묻혀 문복산은 잊고 살았다.

 



 

계살피계곡 너덜지대

 

 

올라가는 등산로 왼편으로 계곡이 흐른다.

며칠 전 내린 비로 계곡은 시원하 게 흐르고 있지만

 

계살피계곡은 유량이 많은 계곡이 아닌지라

비가 부족한 시기엔  수량이 적은 곳이다. 이름 있는 큰 폭포는 없다.

 

 

 

 

계살피계곡

 

 

 

아직 덥지는 않다.

문복산 오름짓은 그다지 힘들지 않은 무난한 수준.

 

얕은 지세의 문복산.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입은 자켓을 벗었더니 찬바람이 불어

다시 입어야 마나 몇 번 망설였을 정도로 어설픈 봄추위가 산바람을 타고 덤빈다.

 

 

 

 

 

계곡을 지나 능선에 오르면 절반 구간이다.

 

 

 

계살피계곡을 지나 오르니 어느덧 능선.

 

신라 화랑들의 흔적이 있는 가슬갑사터를 지나 능선까지 오르면

대충 절반은 통과한 셈이다.

 

무난한 지세의 문복산이기에

누구라도 함께하기 딱 좋은 산.

 

 

 

 

 

 

 

 

코로나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더니 이젠 한풀 기세가 꺾였는지

확진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코로나의 역설도 있다. 바이러스 하나가 지금껏 수많은 거물급 정치인이나 인물들이

하지 못한 일도 이뤄냈기 때문이다.

 

환경을 깨끗하게 되돌려 오염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을 구했고, 

서방의 강국들이 시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얻어내지 못한(휴전. 전투중지) 것들을 이 조그만 미생물은 해내었다. 

이로 인해 전쟁으로 죽어가던 수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다.

 

코로나로 죽어간 사람들보다 되려 코로나 때문에 살아난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는 건 아이러니다.

 

 

 

 

 

 

 

문복산에 이르니

주말, 따뜻한 4월의 기운을 느끼려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점점 지쳐가는 사람들.

나 같은 역마살 낀 자들의 무료함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시기다.

 

이제 조금만 더 참아보자

코로나가 물러날 기세다.

 

 

 

 

 

여기서 학대산은 운문령 방향.

문복산에서 운문령 방향으로 바라보면 우뚝 선 봉우리가 보이는데 바로 학대산.

 

그 학대산에서 우측으로 쭉 이어진 능선이 삼계리로 이어지는데

거리는 약 5km 남짓. 오늘 걸어갈 능선이다.

 

길은 편안하고 유순하다.

 

 

능선에서 떨어져있는 두릅바위

 

 

 

길 왼편으로 낙동정맥의 지세가 아득하 게 펼쳐진다.

 

와항마을이 아래에 위치하고

고헌산에서 뻗어진 낙동정맥의 길.

 

학대산 가는 길, 시원하 게 펼쳐진 장쾌한 서사를 만끽할 수 있는 풍경이다.

 

 

 

와항마을, 우측 봉우리가 고헌산 그리고 낙동정맥

 

 

문복산에서 2.3km, 학대산은 그리 멀지 않다.

 

사실 학대산이란 이름보다는 학대봉이 어울릴 것이다.

 

봉과 산은 엄연히 다른 명칭이기 때문인데 산은 봉을 아우르는 전체의 이름이지만

봉은 산에 속한 뾰족한 봉우리를 지칭하기 때문이다.

 

 

 

 

멀어지는 문복산.

 

 

산악회나 지자체가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이름을 지어 봉마다 표지석을 세웠고

봉보다는 산이 우위의 개념인 탓에 너도 나도 단체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산이란 명칭으로 붙이기 시작한 병폐다.

 

이왕 이름 붙일 거면 봉보다는 산이 더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학대산도 문복산 아래의 봉, 산이란 이름은 좀 민망스럽다.

 

 

 

 

학대산에서 운문령과 문복산의 거리

 

 

 

 학대산에서 우측으로 틀면 삼계리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능선길은 유순한데 딱히 어려운 구간은 없다.

 

능선 왼편 내내 쌍두봉과 상운산,

그리고 저 멀리 뾰족한 봉 하나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데 바로 영남알프스 최고봉 가지산이다.

 

 

 

누군가 지은 학대산, 엄연히 따지면 학대봉이다.

 

 

5km 남짓, 너무 사부 자기 걸었나

엉덩이 붙이고 좀 쉬었더니 2시간이나 걸렸다.

 

화려한 철쭉들이 군데군데 많이도 피었다.

산아래는 바야흐로 철쭉의 시절.

 

정상과 달리 중턱까지 올라온 연녹색의 녹음을 즐기며

내려오니 천문사 입구다.

 

 

 

 

 

들머리

 

 

천문사의 큰 돌기둥이 보이는 이곳, 삼계리다.

 

계살피계곡으로 올라 문복산 정상에 올라 다시 삼계리로

돌아오는 아주 멋진 원점회귀의 코스.

 

거리는 11km, 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천문사 입구, 여기가 삼계리

 

 

 

걷다 보니 코스에 대한 개념이 트인다.

 

천문사에서 시작해 상운산~운문령~문복산~천문사로

크게 한 바퀴 돌면 20km 이상의 하루거리가 나온다.

 

천문사에서 상운산까진 만만치 않는 오름막을 자랑하는 긴 구간.

그러나 운문령에서 문복산까진 무난, 코스 난이도가 적절하게 분배된 코스다.

 

하루 나절 아주 개운한 코스가 나올듯 하다.

 

 

 

 

 

 

이번 주, 비슬산 진달래가 만개 한다고 하니

비슬산 산행으로 미리 계획해 두었다.

 

바야흐로 봄의 정점으로 치닫는 시기.

떠나자! 역마살 낀 자의 행보는 늘 안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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