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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삼태지맥 50km 걷기(불국사~삼태봉~동대산~무룡산)

by 구상나무향기 202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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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지맥 포함 50km 걷기.

 

 

 

삼태지맥, 산줄기 중에 삼태봉이 가장 높다 하여 붙여진 지맥인데

토함산 호미지맥 분기점에서 울산 북구 화암추등대까지 이어진 46km 능선을 말한다.

 

 

 

삼태지맥 지도

 

 

 

십수 년 전, 나는 울산에서 경주까지 7번 국도 우측 편의 길고 긴 능선에 대해서

궁금증을 자아낸 적이 있었다.

 

"어 저 능선 정말 기네 부드럽기도 하고"

 

7번 국도를 자주 찾진 않았지만

그래도 산꾼의 근성이 있어 능선만 보면 시선이 자주 가는 터였다.

 

 

 

삼태지맥 구간 거리

 

 

 

경주~울산의 7번 국도.

국도 한편의  저 '길고 긴 능선'에 대한 탐닉은 그때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언젠가 저 능선을 걸어봐야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저 길고 긴 능선 이름이 삼태지맥이란 걸 알았고 이제야 저 능선을 걸어보리라

계획을 잡은 것이다.

 

 

 

불국사 주차장

 

 

 

삼태지맥이란 능선을 완주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사실 나의 의도는 50km을 걷고 뛰고 하는 게 목표.

 

산행+임도+도로

 

이렇게 묶어 50km의 길을 걸어보리란 계획이었다.

 

예전, 이 길 일부 구간에 대한 경험이 있기에 이곳이 임도가 많고 숲길이 좋아

걷기에 최적이란 판단이었다.

 

실제 삼태지맥의 전체 3/4 이상이 임도로 형성되어있어 걷기에 매우 편안하다.

 

 

 

 

 

불국사

 

 

 

아침 7시, 불국사 주차장.

고요한 주차장 한편에서의 조용한 움직임.

 

채비를 챙겨 망설임도 없이 길을 나서는 당당한 (어설픈)산꾼.

오늘, 포부도 당당하다.

 

불국사 주차장에서 석굴암까지는 지루한 오르막 길.

 

이곳은 이미 두 차례 감포까지 50km 뜀박질을 한 경험이 있기에

낯설지가 않다.

 

 

 

 

불국사에서 석굴암가는 도로

 

 

 

삼태지맥이 시작되는 곳, 토함산 목장이다.

지루한 오르막, 주차장에서 토함산 목장까지는 약 7km.

 

거기서부터가 오늘 본격적으로 삼태지맥이 시작되는 시작점이다.

 

작년 5월 한밭벌 대회 때, 이팝나무와 아카시아 꽃들이 일제히 피어

밤에 찐한 향기를 맡으며 뜀박질을 했었다.

 

그로부터 벌써 1년이 지났다. 코로나 때문에 대회는 모두 취소되었지만

어김없이 이팝나무는 피어나 작년의 추억을 되새기 게 해준다.

 

 

 

 

이팝나무가 흐드러지 게 피었다.

 

 

 

갈림길이다. 여기서 감포 방향으로 2km 정도 가면 토함산 목장.

 

전날 내린 비는 새벽에 모두 개었지만

산안개는 짙었다.

 

다만 풀줄기에 묻은 빗물 탓에

산행 초반부터 옷이 흠뻑 젖어들고 말았다.

 

 

 

 

석굴암과 감포 방향 갈림길

 

 

 

토함산솥밭가든 여기가 토함산 목장이다.

우측으로 가면 삼태지맥과 호미지맥을 만나는 분기점에 이른다.

 

불국사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7km의 지루한 도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속으로 들어간다.

 

 

갈림길, 우측이 삼태지맥 들머리

 

 

 

 

5월, 싱그러운 풀잎과 내린 빗방울로 더욱더 짙은

정취를 품어낸다.

 

나는 이제 이 길을 아무런 생각 없이 걷고 또 걸으면 될 일이다.

 

고생의 시간, 하지만 이 고행은 행복의 시간이기도 하다.

 

시간은 12시간

거리는 50km라는 단서를 두고 훈련에 나선다.

 

 

 

 

 

시작점

 

 

 

조금 더 걸으니 비로소

호미지맥과 삼태지맥의 분기점.

 

이제 본격적으로 삼태지맥의 능선에 오르는 시간이다.

 

초반은 풍력발전소가 있는 임도

조금 더 가면 비로소 숲길, 그리고 또 임도

 

삼태지맥은 임도의 연속이다.

 

 

 

 

 

 

 

경주풍력발전.

 

풍차는 능선 계속 이어진다.

이 풍차를 보며 임도를 줄 곧 걷기만 하면 된다.

 

"덜컹덜컹"

 

풍차가 돌아가는 소리는 웅장하고 묵직하다.

 

 

 

 

산안개가 짙어 풍차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삼태지맥의 길은 매우 헷갈린다.

 

길이 아주 다양하 게 이어져있기 때문인데

이는 능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길들이 얽히고설켜있는지 오룩스 맵을 보면서도

 

몇 번이나 알바를 했었다.

 

 

 

 

길이 다양해서 늘 지도를 보면서 걸어야 한다.

 

 

 

"임도에서는 뛰어야지"

오늘 마라톤 훈련으로 50km 걷기로 계획한 바.

 

6월 초순, 물사랑낙동강대회 104km 대회에 신청을 해둔 상태다.

코로나 여파에 따라 대회가 진행될 진 알 순 없지만

 

그래도 훈련은 꾸준히 해야 컨디션 관리에 차질이 없기에

매달 장거리 훈련은 틈틈이 하고 있든 차.

 

기량 부족이야 늘 옵션이지만 컨디션 저하는 대회 때 곡소리를 자아내기 마련.

후회는 그때 하면 이미 늦다.

 

 

 

 

어설픈 산꾼이자 마라토너

 

 

 

초반, 길은 아주 좋아 걷기엔 최적이었다.

 

뛰고 걷는다면 10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란 기대를 했었다.

 

이미 예상하고 등산화가 아닌 뛰기 좋은 트레킹화로 신고 나왔는데

이는 착각이었다.

 

숲의 물방울이 잔뜩 트레킹화 속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

신발까지 파고든 물방울에 나중에 물집이 생겨 뛰질 못했다.

 

 

 

 

 

드디어 첫 봉우리 조양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전에는 풍차가 있는 임도.

 

전날 내린 비로 숲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는데

이 숲길은 풀과 관목들이 많아 사부 자기 걷기엔 좋았지만

 

바짓가랑이는 흠뻑 적셔지고 말았다.

 

 

 

 

어느듯 조양산

 

 

길은 좋다.

사실 삼태지맥은 능선이나 임도 모두 길은 다 부드럽고 평이하다.

 

우락부락 내림과 오름으로 쎄가 쏙 빠질 그런 날 선 구간은 없다.

숲길도 임도도 너무 부드러워 뛰고 걷기에 최적의 지맥 길.

 

그래서 오늘 50km 훈련 코스로 삼은 것.

 

산행이라 해도 여타 굴곡 진 산행코스와는 비교해선 안 된다.

 

 

 

초반은 신났다. 공동묘지 만나기 전에는

 

 

짙은 풀숲, 길이 다 지워져 버린 어느 오래된 공동묘지.

 

"어 길이 어디로 갔지?"

 

초록초록한 풀들이 등산로를 모두 덮어버렸다.

길은 보이질 않고 이래저래 헤매 보아도 풀만 잔뜩 지고 있는 오래된 무덤들 뿐이다.

 

묏등인지 풀숲인지 구분 조차 안 될 정도로 잡풀로 가득했었다.

 

공동묘지에서 길을 잃은 것.

 

한참을 두리번거리든 중, 좌측에 뚜렷한 길이 보이질 않는가.

 

당장 처녀귀신 몇 명 나올 법한 공동묘지 풀숲을 두 바퀴나 돌고 난 뒤,

그게 길인 줄 알고 냉큼 따라갔다.

 

안개에 을씨년스럽기만 한 공동묘지의 한편.

 

더는 있고 싶지 않았다.

 

 

 

저게 길이라니, 잡목이 덮어버린 등로. 길은 희미하다.

 

 

한참을 내려가니 완전 어먼길이 나오는 게 아닌가.

급경사의 내리막 길을 내려서고 보니 능선과 맞질 않는다.

 

"길이 틀렸네"

 

그제야 오룩스 맵을 켜고 보니 역시나 등로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고행의 길.

 

어쩔 수 없이 다시 꾸역꾸역 길을 돌아오고 나니

역시나 딱 그 자리 공동묘지.

 

"아이고야 귀신한테 홀렸나"

 

 

 

 

어먼길 갔다 돌아온 궤적, 그런데 무덤가에서 뺑뺑 돌은 궤적은 안 보인다.

 

 

 

정말 오래된 폐묘들.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법한 공동묘지의 모습.

 

안개에 덮여 있는 묘비와 기단, 그리고 묘지. 절묘한 을씨년스러움.

 

오룩스 맵을 들고 한참을 서성이고 보니

풀숲에 가려진 길이 그제야 보이는 게 아닌가.

 

뚜렷하다고 간 길이 삼태지맥의 길이 아닌 어먼데로 가는 길.

정작 등로는 풀로 뒤덮여 눈으로는 확인이 안 될 정도였었다.

 

공동묘지 잔혹사는 나중 또 한 번 겪었었다.

 

"이 동네 공동묘지가 왜 이리 많아"

 

 

 

공동묘지에서 뺑뺑 돌았다. 왼쪽 희미한 길이 등로다.

 

 

 

한참을 고생하고 난 뒤 그제야 숲을 벗어나니 다시 임도다.

 

저 멀리 풍차들이 

안개에 드리워져 마치 천공의 섬을 보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 풍차가 있는 곳.

바로 삼태지맥의 길. 가야 할 길이다.

 

이제부터 기온은 올라가고 햇볕은 뜨거워져 안개는 싹 사라져 버린다.

 

 

 

 

풍차가 안개에 가려져있다.

 

 

 

길에 내려오니 기온이 제법 치솟는다.

 

마스크로 무장하고 내내 벗질 않고 걸었다.

 

뜨거운 햇살은 마스크로 피했지만

신발은 물기로 적셔져 완전 무방비.

 

나중 물집이 몇 개 생기는 바람에 임도에서 절뚝거리며 걸어야 했었는데

 

어찌나 따끔거리든지 식겁했었다. 역시나 헐랭이 산꾼.

 

 

 

 

 

 

 

숲의 길은 대체로 이렇다.

 

길이 너무 좋아 휘파람이라도 불며 걸어도 좋을 길이다.

 

오늘 하루 전체를 보면 고행의 길이기도 하지만 조양산~삼태봉의 길은

초보도 쉽게 다닐 수 있는 '사부 자기 길'.

 

숲의 낭만을 제대로 누려볼 수 있는 힐링의 숲이다.

다만, 공동묘지만 아니라면 말이다.

 

 

 

 

 

길이 너무 좋다.

 

 

 

경주 산업단지 모습도 보이고

아래 저수지는 모화저수지.

 

삼태지맥은 임도가 대부분이라 이런 산 위에서 즐겨보는 풍경은 

삼태봉까지다.

 

동대산이나 무룡산 정상까지 가야 탁 트인 풍경이 나오지

 

내내 꽉 막힌 임도만 걷고 또 걷는다.

 

 

 

 

모화저수지

 

 

 

드디어 삼태지맥의 주봉 삼태봉이다.

 

여기서 마우나오션리조트로 내려서는 길이 나온다.

 

지도로 보니 도로로 통해 기현까지 이어지고

이곳 삼태봉에서도 능선을 따라 기현까지 이어진다.

 

"어 어차피 같이 이어지네"

 

나는 도로로 내려서기로 작정한다.

 

아마도 이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기현까지 가는 도로가 더 길어 보였기 때문인데

이는 50km 훈련을 위해 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늘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태봉

 

 

삼태봉에서 리조트 방향으로 고도를 뚝 떨어져 내려오니

태양이 작렬하는 마우나오션리조트의 도로다.

 

"이 도로가 능선보다 길거야"

 

일부러 능선을 피해 도로로 내려온 헐랭이 산꾼.

조금 더 걷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땡볕에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마우나오션C.C

 

 

 

조금 더 길어 보이길래 걸었는데

뭐 능선이나 도로나 거리는 비슷해 보인다.

 

땡볕에 자초한 고행의 길, 웬만하면 능선이 낫다.

 

 

 

삼태봉에서 기현까지 마우나오션리조트로 걸었다.

 

 

여긴 기령이다.

 

천막 음식점들이 즐비한 곳이다.

 

여기서 식사하면 딱 좋을 장소, 예전 이곳에서 국수를 먹고 간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 나름 맛집도 있다.

 

이미 나는 도시락을 챙긴 상태고 또 쉴 시간이 없는

'갈 길 바쁜 산꾼'이기에 그냥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이곳을 지나면 분기점이 나오는데 거기가 기현이다.

 

거기 입구에서 간단한 요기만 했을 뿐이다.

 

 

 

 

 

기령에 천막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기현부터는 삼태지맥 남은 구간 모두 임도라고 봐도 된다.

 

지루하디 지루한 임도.

 

자갈밭이기에 발바닥이 따끔거릴 정도였는데

물집까지 생긴 탓에 뛰기란 요원해 보이고 걷고 또 걸었고 쉬진 않았다.

 

임도를 한참 걷고 있는 중에 임도 왼편에

뚜렷한 산길이 나오는 게 아닌가

 

"아마 저 길이 임도를 가로지르는 길일 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 뚜렷한 길을 향해 갔었다.

 

하지만 그 길은 묘지로 향하는 길이였고

길은 여러 군데의 묘지를 이어 이어 완전 다른 곳으로 인도하는 게 아닌가

 

들어가 보니 숲속 어디매. 방향을 모르겠다.

 

"뭐야 이거 임도가 안 나오네 여기 어디야?"

 

숲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린 거.

낭패감 절정의 오리무중이었다.

 

 

 

 

 

묘지로 이어진 길을 걷다 길을 잃고 헤매 돌았다.

 

 

"아이고 또 무덤 때문에 헤맸네"

 

오늘 이 공동묘지 때문에 몇 번을 헛걸음을 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거 아무래도 귀신 붙은 거 아냐"

 

삼태봉 직전, 공동묘지에서 헤맨 거보다 훨씬 더 진을 빼고야 말았다.

숲에서 오룩스 맵이 아니었음 정말 낭패를 겪었을 상태.

 

길은 숲에서 완전히 소멸했고 이리저리 맵을 보고 골과 언덕을 넘어 겨우 겨우 찾아

다시 돌아 나온 것이다.

 

"내가 왜 저리 갔을까?"

무덤 서너 개,  그곳들로 이어진 길을 등산로라 착각을 한 탓이다.

 

다시 임도를 찾고 한참 걸으니 드디어 동대산.

 

 

 

 

 

동대산

 

 

동대산에 무룡산까지 약 12km.

 

여기서부터 거리 계산을 해보니

무룡산에서 하산해 도로를 통해 차량 있는 곳까지 가면 얼추 50km가 맞춰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목적지는 무룡산"

사실 처음부터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동대산에서 무룡산까지는 임도로 12km

 

 

 

동대산에서 무룡산까지는 임도다.

그리고 무룡산에서 염포산까지도 임도.

 

도대체가 임도가 몇 키로에 해당하는지 모를 정도로 이곳은 임도와 임도로 연결된 구간.

삼태지맥 46km 중 임도만 대략 36km에 이른다.

 

어찌 보면 산길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고역의 길이다.

 

산에 왔음 산행을 해야지

임도를 걷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지

 

정말 지루한 임도다.

한 번 해볼 만하지 두 번은 하기 싫은 '임도 잔혹사'

 

땡볕에서 꾸역꾸역 임도를 하염없이 걷고 또 걸어 보면

곡소리 절로 날 것이다.

 

"내 다시는 안 온다"

 

 

 

 

 

이름만 저승재. 별 벼릉빡 같지도 않다.

 

 

터벅터벅 발바닥에 불이 난듯하다.

물이 스며든 트레킹화, 물집이 생기고 아려 걷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젠장 신발 좋은 거 신고 다닐걸"

 

하기사 신발이 문제인가 어설프서 문제지.

 

비 오는 날, 알아서 단디 준비하지 못한 나의 책임이다.

 

그로 인해 내 발바닥이 고생받고 있는 것도 나 때문.

 

"다 내탓이다 내탓"

 

 

 

 

 

이런 임도를 즐겨야 한다.

 

 

사실 나의 오늘 목적은 삼태지맥 완주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삼태지맥 보다 더 많이 걷는 일이 오늘 나의 목표.

 

삼태지맥은 46km지만

오늘 나의 훈련 목표는 50km다.

 

삼태지맥에 올라타 화엄추등대까지 가면 46km,

문제는 거기서 다시 차량 있는 곳으로 오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

 

나는 그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무룡산에서 하산을 선택해 차 있는 곳까지 걸어 가기로 한 것이다.

 

삼태지맥을 온전히 타지 못하더라도

시간과 비용은 절약할 수 있기에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을 했었다.

 

 

 

 

 

 

드디어 무룡산.

참으로 동대산에서 지루하 게 걸은 시간이었다.

 

저 산 아래, 동천 강변까지 걸어가야 된다.

울산공항을 지나 한참을 더 가야 차 있는 곳이다.

 

차를 거기에 댄 이유, 50km 코스를 맞추기 위한 전략이었다.

 

 

 

무룡산

 

 

 

무룡산에서 효문운동장으로 내려와

화봉동 시내를 통과해 동천 강변까지 가야 하는 코스다.

 

화봉동 시내를 가로질러

삼일교를 지나 울산공항을 따라 동천변을 걷는 코스.

 

여기가 대략 40km 지점이다.

 

 

 

 

 

 

지금까지 지나온 봉우리들의 흔적.

 

불국사 주차장에서 7:00 출발하여

무룡산에 15시 20분에 도착했으니 8시간 20분 걸렸다.

 

이제 하산할 시간. 삼태지맥은 염포산으로 가야 하지만

나는 화봉동을 지나 동천으로 내려가 뛸 생각이다.

 

 

 

 

 

 

 

 

삼일교를 지나 동천 강변에 접어들면

자전거 길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걷기도 뛰기도 매우 좋은 길.

 

울산공항을 지나 한참을 걸으면 된다.

애초 이곳을 뛸 계획이었지만 물집이 잡혀 뛰기 보단 터벅터벅 걷기만 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된 건 물집탓이다.

 

 

 

삼일교에서 울산공항(지도에는 표기가 없음)을 지나 동천 강변을 걷는 코스.

 

 

 

 

동천 강변에서 바라본 삼태지맥의 능선.

구름에 휘감겨 능선이 사라져버렸다.

 

어느듯 초저녁, 어슴프레한 늦오후의 낯빛이 이 고역한 시간을

위로하고 있었다.

 

금계국과 알록달록 여러꽃들이 반기는 동천 강변의 길.

 

시원하고 상쾌한 나만의 시간이자

12시간을 바라보는 완주의 시간.

 

 

 

 

동천 강변에서 바라본 삼태지맥의 능선, 구름에 휘감겼다.

 

 

 

드디어 도착.

 

시간은 근 12시간 거리는 50km에 조금 못 미쳤지만

그대로 스톱한다.

 

 

 

 

 

 

 

 

6월 초 물사랑낙동강대회가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치뤄진다면 다행이다.

 

나는 사실 이 대회에 출전하고자 지금 훈련을 한 것인데

(코로나 때문에)대회가 없으니 기량 유지가 제일 관건이었다.

 

이대로 퍼질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도 이 정도 훈련은

해놔야 기량 유지는 하지 않겠는가 

 

이젠 더워서 훈련은 하고 싶어도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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