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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장유계곡~용지봉~정병산~신풍고개

by 구상나무향기 2019.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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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뻐근해라~~"

몸은 삐걱대고 무릎과 허벅지엔 떨림의 증세까지 있을 정도로

컨디션은 바닥을 파고 있었다.


"한 주 동안 내가 뭘 했지?"

고심이 생각해봤지만 짜달시리 몸을 혹사한 경험이 없다.


그런데 컨디션은 비정상.

이유가 뭐지?






<장유계곡 주차장>





그런데 불연듯 산행 중 생각난

"아... 다이빙 했잖아"


맞다. 3일 달아서 저번 주 주말에 스쿠버다이빙을 했었다.


무기력감과 피곤함

바로 다이빙으로 인한 후유증이었음을 산행 중에야 알게 되었다.


아직 초보의 한계다.






<주차장에서 우측은 오르막이다.>




사실 무릅의 인대가 뜬금없이 왜 아팠는지도 궁금했지만


작년 똑같은 코스로 산행했던 흔적을 뒤져보니

세상에 작년보다 2시간이나 더 빨랐든 게 아닌가


인대가 욱신거릴 만도 했었다.


그런데 나는 왜 2시간이나 빠르게 뛰어갔을까?





<진달래가 피었다>




작년보다 2시간이 빨리 도착했으니

이는 컨디션이 나빴든 게 아니라 되려 더 싱싱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역시 핑계는 정신력이네"라는

독백이 자연스럽 게 흘러나온 이유다.


사실 정병산에서 내려올 때

삭신이 쑤시기 시작했는데 딴은 '몸의 항변'이었다.











장유계곡 주차장, 새벽밥 먹고 시작한 지점이다.


진달래는 입구에서부터 피기 시작했는데

이 용지봉은 제법 진달래가 많이 핀다.


흐드러지 게 온산을 채색하듯 그렇게 피어나진 않지만

숲속 곳곳에 소담한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어


소나무 자락밑, 분홍빛  가득한 봄의 정취를 품어낸다.


장유에 산지 어느덧 20년.

진달래가 어느때보다 많이 늘었다.








용지봉 정상에서 바라보면 정병산은 아득하다.


정병산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왕복 산행도 몇 차례 했지만

언제나 여기에 서면 참으로  멀다는 압박이 절로 난다.


오후 나절 도착하는 정병산,

거기서 역광으로 바라보는 용지봉은 더욱 더 아스라하 게 멀어져 점으로 보인다.


왕복 할려면 '저길 다시 어떻게 가냐"라는

정신적 고뇌를 극복해야 한다.


신체적 능력보다 사실 정신적 강인함을 더 키워야 하는 이유다.






<저멀리 우측 봉우리가 정병산, 천주산은 희미하다>





오늘은 돌아가는 게 아니라

더 가야할 계획.


신풍고개를 넘어 천주산까지가 목표였다.


대략 하산까지 포함하면 30km 정도 되는데

시간으로 10시간 쯤 걸릴거란 예상이었다.






<대암산의 소나무>





비음산을 넘어가면 정병산까지는 생각보다 편안한 길.

부드러운 능선이라 마치 산책하듯 재미진 길이다.


정병산 정상 직전 오르막이 있어

괴롭기는 하지만 정병산이 마지막 정점.


이후론 줄 내리막이다.








정병산에서 바라보는 용지봉.

역광이 가득하기에 더 멀리 느껴진다.


아침나절 용지봉에서 정병산을 바라보는 느낌보다

더 멀게만 느껴지는 거리와 아득함.


장유계곡 주차장에서 정병산까지는 정확히 16km

5시간 30분 걸렸다.






<정병산에서 바라본 걸어온 길, 용지봉이 아득해 구분이 안된다>




정병산에서 천주산 그리고 작대산, 구룡산이 어느덧 지척인 냥

가깝다.


용지봉에서는 하나의 점으로 보이던 봉우리들인데


낙남정맥의 순탄한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굴현고개와 천주산을

맞닥드리 게 될 것이다.









창원 c.c의 가장자리 길을 8km 정도

걷고 나면 바로 신풍고개다. 참 지루하다.


작년 여기서 STOP 했었다.

아마 이것도 데자뷰이거나 심리인 줄 모를 일이다.


이번에도 여기서 STOP 했으니 말이다.


목표는 천주산.

하지만 현실은 여기까지였다.






<올해도 여기까지>




에라 먹자

허벅지도 결리고 인대도 쑤시고

몸은 나른하고.


이럴 때 일수록 먹어야 된다.


그래도 작년보다 2시간이나 빨랐지 않은가

비록 목표는 미달했지만 말이다.








다음 날 몸이 근질거려

산행이나 하자했으나 봄비가 구슬피 하루 종일 내리는 게 아닌가.


대신 절로 향했다.


통도사에서 108배를 지긋히 하고 났더니

소원성취 보단 스트레칭에 더 효과적이었나 보다.








<2018년 같은 코스의 기록>


<2019년 같은 코스의 기록, 2시간이나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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