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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일반산행기

운문산 비로암능선(석골사~운문산~상운암)

by 구상나무향기 2019.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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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암 능선길은 폐쇄등산로>




"다시는 운문산 안 간다"


투덜대는 동료의 진절머리가

운문산 자락에 휘감기는 이곳, 릿지길로 유명한 비로암 능선길이다.


운문산, 영남알프스에선

자타공인 최고의 험로를 가진 산으로 유명하다.


거친 산야의 강단진 아름다움을

절실히 느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산, 바로 운문산이다.

 







운문산은 암벽과 돌이 많아 걷기에도 힘들고 곳곳에

릿지 구간과 밧줄 구간 또한 많아 진을 빼기 일수다.


비로암 능선길 또한 릿지로 유명한 곳인데

사실 모르고 들어갔지 알았으면 그 길로는 안 갔을 것이다.


우회로로 애둘러갔는데

그 길도 만만찮은 인내의 길이었다.





<진달래가 한창>



비로암 능선 가는 길은

저렇게 페인트로 칠해놨기 때문에 찾기엔 쉽다.


"그런데 왜 비로암 능선길이지"

왜냐하면 거긴 비로암이라는 암자가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능선에 암자터가 있었나?"








불문곡직, 길은 암벽부터 시작한다.


릿지를 우회하지 않으면 직등해야 하기에

스릴을 즐기는 자가 아니면 저 길에서 곡소리가 울려 퍼진다.


바위는 말라있어 다행이지만

혹여 젖어 있을 땐 정말 조심해야할 구간이다.




<릿지길>



"돌아가자"


우회로를 찾아 더듬더듬 오르막을

두 손 두 발로 오르기 시작하길 40여분.


릿지를 타는 것도 좋겠지만

우회로에서 느끼는 '허벅지의 텐션'을 즐겨보는 것도 딴은 나쁘지 않음이다.


우회로 또한 고생길이다.









릿지 구간만 지나면

길은 평온함을 유지하며 아스라한 뷰를 보여주는데

이때부터 산객은 찬사를 자아내기에 바쁘다.


허벅지의 고난은 어느새 뒤로하고

눈앞 풍경에 엔돌핀은 최고조에 이른다.


어느듯 운문산 최고 풍경을 선사하는

너럭바위에 서게 되는데


이곳, 비로암 능선길이 가지는 최고의 매력이자

하이라이트다.












맞은편 수리봉과 문바위

그리고 억산의 깨진바위가 고스란히 보이는 천혜의 풍경 속.


정면과 측면,

운문산의 깊고도 웅장한 산세를 마주하 게 되는데 감탄이 절로 난다.


영남알프스의 한 자락이지만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지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운문산의 산세는 제법 깊고 우거진다.







<수리봉과 문바위 억산이 보인다>





너럭바위를 지나면 길은 점차로 좋아져

전형적인 능선 오솔길을 보여주는데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휘파람이라도

불며 걷고 싶은 길이다.


"부상자가 있는가봐"

억산 정상에 소방 구조헬기가 호버링을 한참을 하고 있었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억산과 운문산 자락은

돌길이 많아 걷는데 매우 주의해야 할 길들이다.


내려가는 데도 돌이 많아 매우 식겁했었다.






<능선에선 폐쇄등산로>



운문산 능선길에 접어들었더니

입구에 폐쇄등산로란 간판이 떡 서있는 게 아닌가.


"옴마야 여기 못가는 곳이였네"









운문산 오르는 길에

상원암이 아련히 보인다.


마치 봄에 아지랭이가 올라오듯

멀리서 조망되는 잔망스런 풍경이다.


하산 코스, 바로 저 상원암에서 이어진

석골사로 내려가는 계곡길이다.








<아련히 보이는 상원암>




운문산 가는 길에

조망이 아주 좋은 암벽이 나온다.


암벽길 위에 서면 저 멀리 운문사와 사리암이 꿈결같이 나타나는데

마치 꿈속 몽환적 풍경의 수채화 같기도 한 그런 모습이다.


안견이 그렸다는

몽유도원도의 풍경이 여기가 아닐까? 






<운문사와 사리암이 아주 멀리 조망된다>



운문산에 서면

국토의 70%가 산지라는 명제가 자연스럽게 뜨오른다.


끝도 없는 산그리매가 동서남북

펼쳐지는데


산꾼은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오늘 이 맑은 하늘에 감사하면서 말이다.








운문산에 오르니

그제야 가려져있든 가지산이 보인다.


가지산은 영남알프스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봉우리.


여기서 가지산까지는

눈으로 보기에도 멀지만 실제도 걸어 보면 몇 시간이 걸린다.


예전, 가지산에서 운문산까지 와 석골사로 내려간 기억이 있었는 데

그때 왜 구태여 그렇게 했는지 의문스럽다.


"왜 그랬을까"






<중앙 뽀족한 봉우리가 가지산>




저멀리 얼음골의 소담스런 풍경은

이곳 운문산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


가을, 이곳에 서면 저곳이 전부 사과밭으로 채색되는 장관을 지켜볼 수 있다.





<얼음골의 사과밭>




운문산 정상에서

잠시 엉덩이를 쉬곤 바로 상원암으로 하산길을 재촉한다.


스님이 지나가는 길손들에게 마가목차를 주기도 하고

정담 어린 입담으로 훈훈한 감정을 쌓을 수 있는 곳이기에 나름 정겨운 곳이다.


스님의 인상이 아주 부드럽고 자혜스럽다.


뜰안의 샘터엔

운문산의 시리고 맑은 약수가 쏟아진다.


"이런 약수를 어찌 파는 생수와 비교하리오"

마음껏 마시고 가슴에도 담아 오자.





<상원암>





상원암에서 내려가는 하산길은

완전 돌밭이다.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아

질퍽해진 돌길을 내려가기란 여간 성가신 게 아니였다.


조심조심


돌길은 언제나 위험하고 난폭한 길.


오르막보다 더욱 조심해야 할 길이기에 스틱을 부러져라 움켜쥐고

내려왔었다.





<특이한 소나무>




진달래가 화사한 석골사에 도착하니

졸음 겨운 오후 3시.


거리는 9km

산행 시간은 5시간 50분.


코스: 석골사~비로암능선~운문산~상원암~석골사


'짧고 굵게'

이 명제에 아주 충실한 코스가 바로 여기다.









"벚꽃이 활짝 다 피었네"


연달래. 난달래,

진달래가 활짝 핀 완연한 봄이다.


춘래불사춘이라 한탄 섞인 탄식이

울러 퍼지는 작금의 시절이지만


그래도 봄은 왔다.







<운문산의 다양한 코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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