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능선>
통도사환종주 20km 코스, 2015년 6월경 걸어본 적이 있기에
낯선 길은 아니다.
영축산에서 오룡산까지 제법 멀고 험했기에
고된 산행의 추억으로 기억된다.
영축산 능선에서 이어지는 길들은 사통팔달이다.
군데군데 청수골과 배내골 그리고 통도사의 각 암자로 이어지는
루트가 부지기수다.
개인적으로 영남알프스 중 가장 고된 코스로
이 영축지맥의 능선을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가지산 북릉이나 운문산 얼음굴. 천문지골 코스 등 난코스도
군데군데 있지만
역시나 영축산의 능선도 영남알프스에선 명불허전이다.
짧게 굵게.
이 명제에 대한 확립을 위해 선정한 코스.
영축산을 넘어 오룡산,
거기서 봉화봉으로 이어지는 길고 긴 능선을 타고 다시 원점회귀하는
계획을 꾸려 보고 길을 나섰다. (총21km)
물론 머리속엔
능선 곳곳에서 이어지는 탈출로도 이미 완비되어 있었다.
<취서산장>
간만에
미세먼지가 사라진 산야, 날씨는 화창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전날 내린 눈으로 길이 얼어붙어 버린 게 아닌가.
"3월 중순에 눈이라니"
뜬금없었다.
조심조심 스틱을 부여잡고 산행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신불평원>
"뭐야 오늘도 하루종일 공부한다고?"
정작 고3 시절엔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그다지 반응이 없었던 딸내미.
대학 보내놨더니
학구열이 뒤늦게 불이 타는가 보다.
간호학과가 나름 빡시다고 하긴 하다만
이렇게 공부에 열성일줄 미처 몰랐다.
과제와 과제의 연속이라며
혀를 내두르며 투덜거린다.
투덜거리지만 그래도 잘 적응하고 있는 딸, 내심 고맙다.
적성 안 맞다고 때리치면 어쩌나 했다.
이런저런 상념 끝에 어느새 도착한 영축산.
어느덧 20년 세월.
이곳에서 바라보는 저 신불평원은
늘 의구한 데 인걸만 간데없다.
<가야할 영축지맥, 맨 왼쪽 봉우리가 오룡산>
겨울 끝자락과 봄의 시작점의 지금.
이제 저 신불평원도 철쭉으로 물들 시기가 올 것이다.
철쭉이 피는 신불평원,
감탄과 찬사가 절로 나는 곳이다.
억새가 유명해 이름난 곳이지만
정작 철쭉 필 때가 더욱 빛이 난다.
영축능선에서 통도사 방향,
각 암자로 이어지는 길들은 차고 넘친다.
영축산 시작부터 극락암과 비로암 그리고 백운암
그리고 한피기고개를 넘어서면 자장암과 금수암으로 떨어지는 루트가 군데군데 있으며
오룡산 직전에서도
암자로 내려가는 길이 존재하고
오룡산을 지나 봉화봉으로 가는 능선에서도
서운암으로 내려가는 길들이 나온다.
즉, 언제든지 탈출이 가능한 곳.
<중앙에있는 봉우리가 오룡산>
오룡산 직전, 금수암으로 떨어지는 길을 보고서는
거기로 내려가 봤다.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순수한 궁금증의 발로.
영축산 능선,
루트를 다 걸어본다는 취지의 의미다.
별건 아니다만
그래도 궁금증은 늘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 길은 어디로 연결되나"라는
아무짝에도 쓸데 없는 궁금증.
이곳에서 내려가는 하산 루트는
어디든 급 내리막이다.
조심조심 무릅 부상을 조심하며 천천히
내려가야할 구간들.
임도를 다 걸어오니 어느듯 통도사.
통도사엔
불자들의 삼보일배가 한창이었다.
나는 공양간에만 관심있는 헐랭이 신자.
그날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
공양간은 뒤로하고 서둘러 차량으로 향했다.
봄, 아무리 막아도 봄은 온다.
춘래불사춘이라해도 봄은 온다.
벌써 매화가 지고 진달래가 피고
이젠 벚꽃이 핀다.
살구꽃이 흐드러지 게 피고
개나리가 지천이다.
봄, 나에게 오는가?
아님 여전히 겨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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