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양곤 여행, 쉐다곤 파야(shwedagon paya)

구상나무향기 2017. 7. 1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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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다곤 파야>




술레 파야에서 쉐다곤 파야까지.

택시로 멀지 않다.


쉐다곤 파야는 양곤의 중심이자 심장이라고 해도 좋을 표현이다.


양곤어디에서든 높은데만 올라서면 이 불탑이 보이는데


미얀마인들에겐 쉐다곤 파야는 평생 한 번은

방문해야 할 성지로 통한다.





<쉐다곤 파야 입구>




입구는 매우 다양하다.

나는 들어간 입구 한 군데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동서남북 곳곳에 입구가 있었다.


나중 내가 올라온 장소가 어디인지 몰라

찍은 사진의 화면을 대조해 겨우 찾아냈다. 잘 못 내려가면 신발을 못 찾기 때문이다.


*입장료 8천짯





<들어가는 입구가 웅장하다>




부처님에게 드릴 꽃다발도 하나 샀다.

천짯이면 충분하기에 부담도 없다.


꽃이기에

부처님에게 바치는 공양치곤 나쁘지 않을 것이다.


미얀마 어디에서건 파야 입구에 꽃다발을 팔기에

바치고 싶다면 부담 없이 꽃다발을 올려보자 


그리고 자스민같은 향기 나는 꽃다발을 팔기도 하는데

향이 정말이지 예술이다.


하나 사서 목에 걸면 그 향이 온종일 갈 정도다.










여자들은 머리를 묶고 거기에 매달기도 하는데

이쁘기도 하고 향도 좋아 나름 추천하는 미얀마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그래 봐야 천짯이다. 우리 돈 천원도 안 한다.






<공양물이자 사진 촬영 아이템>







규모가 엄청 크다.

아마 동남아에선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사원은 없을 듯 한데


우리처럼 전각을 세워 곳곳에 부처를 안치하는 방식이 아니고

탑을 세워 그 주위로 부처를 모시는 방식이기 때문에

나름 공간이 효율적이다.


다만, 탑의 규모가 엄청 큰데 실용적이기보단

성지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쉐다곤 파야의 탑>






주말이라 그런지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평소에도 이렇게 미얀마인들 많이 찾는 최고의 성지이기에

쉐다곤 파야는 늘 붐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이곳이 그들의 성지가 되었을까?

어디 가나 스토리는 있기 나름 찾아봤다.








쉐다곤 파야에 얽힌 전설은 무려 2,6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얀마의 형제 상인이

우연히 인도 보드가야에 방문했는데


그때 보리수나무 아래 수행 중이던 고타마싯타르타(깨달음 전의 부처의 이름)를 만나게 된다.

형제가 고타마싯타르타에게 꿀을 바른 떡을 공양했고


그 답례로 부처는 자신의 머리카락 8개를 뽑아 주었다고 한다.


이들은 미얀마의 왕에게 이 머리카락을 바쳤고,

왕이 신성하게 여긴 장소에 머리카락을 묻고 탑을 세웠다고 하는데

그 탑이 바로 쉐다곤 파야다.





<기도하는 미얀마 사람들, 젊은이들도 상당하다>




그 미얀마 왕이 호부 머리카락 8개를 가지고 탑을 세우고

일개 수도승인 고타마싯타르타가 성인의 반열에 오를줄 어떻게 알았는지

알 방법은 없다만


어째튼 다 신화적인 스토리에대해선


"카더라"하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종교든 믿음과 신념에 대해선 증명하려 하면 안된다.


내가 오늘 멀고 먼 타국의 나라에서 부처님 아래 조아리는 게

어디 진실을 따라서 숙인게 아니지 않는가





<미얀마의 청춘들과 불반도 아재>




미얀마의 청춘들이 너도나도 촬영을 원해

같이 셀카도 찍어보고 모델도 되어보고 한다.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좋은건지

아니면 내가 억시 잘 생겨 그런 것인지 나도 모를일이다. (전자 추론)






<아재의 기념 촬영>




의례 이곳에 오면 사진 한 장 정도는 찍을 장소 아니겠는가


기념의 의미가 크다면 추억도 남겨보자.

두 장 6천짯 주고 사진도 인화해봤다.










불교가 생활 그 자체인 미얀마인들에게 쉐다곤 파야는 단순한 사원 이상으로

숭배한다.

양곤 시민들은 틈만 나면 쉐다곤 파야를 참배한다는데


불상 앞에 꽃과 양초를 바치며 기도하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자발적으로 사원 바닥을 쓸며 부처의 보금자리를 돌본다.




<요일별 수호 동물상이 따로 있다>



경내는 여기저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소풍을 나온 듯 도시락을 먹는 가족,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 남녀들로 북적댄다.


양곤 시민들에게 있어

이곳은 성지이자 쉼터 그리고 휴양지인 것이다.






불교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쉐다곤 파야에서 1988년 아웅산 수지가

군부를 비판하는 대중 연설을 해 50만 명을 결집 시킨

민주화 항쟁의 구심점이기도 하다.


만달레이 마하무니 파야,

바고 쉐모도 파야와 함께 미얀마 불교의 3대 성지 중 으뜸이다.





<단체여행객>




개인적으로 쉐다곤 파야에서 가장 큰 볼거리였고

또한 호기심있게 찾은 볼거리가 보리수나무였다.


부처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수행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해탈한 장소인 인도 보드가야의 보리수나무에서 꺽은 가지를 스리랑카에 옮겨 심은 뒤

그 나무의 가지를 이곳 쉐다곤 파야에 심었다고 한다.


즉, 부처가 해탈했던 보드가야의 그 보리수나무의 후손이

쉐다곤 파야에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인도 보드가야 보리수나무를 찍은 사진>




개인적으로 불교 4대 성지 중

인도 사라나트와 네팔 룸비니를 방문했는데


그때 네팔 룸비니의 마야데비 사원에서

부처의 발자국과 마야부인이 출산할 때 부여 잡았다던 보리수나무의 후손을

볼 수 있었다.







<네팔 룸비니, 부처가 태어난 보리수나무>



이 보리수나무는 부처가 해탈하고 수행했던 그 나무의 후손이다.


'고타마싯타르타(부처,석가모니)'가

그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서는 '삐빨(pipal)'이라고 부르던

나무를 깨달았다는 뜻의 '보리(bodhi,부디)'라고 부르면서 그때부터 보리수나무로

부르게 된것이다.




<거대한 보리수나무>



국내 사찰에 보리수나무라고 심어져 있는건

전부 가짜다.


찰피나무이거나 아님 중국산 보리자나무인데

국내에서는 보리수나무가 생육하기 힘든 탓이다.


잎만 닮았을뿐 정작 다른 나무들이다.


불교에 관심이 없더라도

상식적 접근으로 보리수나무 정도는 찾아보자. 제법 재미있는 시간이 될 터이다.




<쉐다곤 파야 보리수나무>



탑을 청소하는 사람들

다들 젊은이들이다.


자발적으로 행한다고 하는데

다들 불심이 대단들 하다.


남녀노소 모여들어 다들 탑을 청소하고 씻고 정리하고있었다.






부처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명상을 하고 불경을 읽거나 치성을 드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네처럼 일어서서 엎드리는 방식의 절을 하는 경우는 없고

엎드려서 머리를 조아리는 형태로만 경배를 들인다.

그건 문화의 차이가 아닐지 싶다.





<절을 하지 않고 엎드려 머리만 숙인다>




나는 한국인.


삼배를 정성들여 해봤다.

경배 방식이 달라서 그런지 신기해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간의 많은 파야를 방문하다보면

수많은 부처님을 만나게 된다. 삼배만 드려도 허리가 아플 정도다.


그래도 다양한 부처님을 배알하고

치성을 드리는 건 또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바간에서도 현지인들이 한국식 경배에 대해

호기심있게 처다보기도 했었다.





<쉐다곤 파야의 부처님>




마하 간다 종.

경내 북서쪽에 있는 무게만 24t에 달하는 동종이다.


1776년 싱구 왕이 기증한 종이라서

'싱구 왕의 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종을 영국군이 무기로 쓰기위해 옮기다가 양곤 강에  빠뜨렸는데

결국 못 건지고

후에 대나무를 연결해서 사흘만에 건져 올렸다는 일화가 있다.




<마하 간다 종>



팔상도라고 하는데


부처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표현한 여덟가지 그림을 일컫는데

우리네 절 벽화에 주로 많이 나온다.


미얀마라고 해도 표현은 크게 다르지 않은듯 하다.








여행자를 매료하는 볼거리가 다채로운 미얀마다.


그중 쉐다곤 파야는 미얀마 여행 중 가장 중요한 볼거리였고

기억에 남을 훌륭한 성지였다.









쉐다곤 파야의 저 높은 첨탑에는 무엇이 있을까?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을까?

아님 인간이 열망하는 그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까?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이라도 걸려 있는 것일까?


쉐다곤 파야,

인도와 터키에서 본 그 종교적 신념이 되살아 나는 곳이었다.

저마다의 종교적 신념과 가치관은 서로가 이해하기가 힘들다.


무섭고 두려운 종교의 힘.

사람의 가치관과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한국에서 집단적으로 행해지는 종교적 행위의 그 규모와 파급과는

사뭇 큰 차이를 보인다.










인도와 터키 그리고 여기 미얀마.

각자의 종교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옥죄어 왔는지 열실히 보여주는 곳들이다.


그건 삶이요 개인의 인생, 심지어 국가적 행위마저도 제어될 정도다.


나는 미얀마를 알지 못한다.

그저 관광객의 한 사람으로 또 이방인의 한 사람으로 늘 그래왔듯 왔다 가는

사람일 뿐이다.


이해하려 또 알려고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내가 어찌 그들을 알겠는가


뜬금없이 머나 먼 이곳 쉐다곤 파야에서

인도 갠지스강에서 만난 신념과 환희에 찬 노년의 힌두교 신자가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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