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규의 산과야생화

미얀마 배낭여행기

양곤 여행, 차욱타지 파야(chanukhtatgyi paya), 정션 시티

구상나무향기 2017. 7. 18. 16:55
728x90


<차욱타지 파야>




양곤! 덥다 돌아다닐 수가 없을 정도다.

떠날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벌써 지친다.


마사지도 이미 2시간을 받아 몸을 부들부들하게 만들어 놨고

뭐로 이 시간을 보낼까?


오전이나 아님 저녁 시간이 아니면 이 인고의 시간을 버텨낼 재간이

그닥 없어 보인다.


한낮은 너무 덥다.






<태국 요리 전문점, APK 키친>



미얀마는 중국, 태국, 인도 요리가 정말 많다.


그게 가까운 이웃 나라다 보니 아마도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하지만,  그 나라에서 먹어 본 비쥬얼과는 좀 다르다.


타이 요리 전문점 'APK 키친'

나름 맛집으로 알려져있는데, 보족 아웅산 마켓 인근에 있다.


바로 옆 복합쇼핑몰 정션 시티내에도

타이 전문 요리점이 있다.







<타이 요리>




보족 아웅산 마켓.

이곳에 가면 양곤의 모든 물품들이 있는 양곤 최대 재래시장이다.


하지만 나는 쇼핑이고 구경이고 뭐고 간에

너무 더워 더는 걸어 다닐 수가 없었다.


어디 쉴 곳이 없을까 하며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마침 나에 눈에 딱 띈 구원의 장소가 나타났다.


오! 할렐루야타불





<보족 아웅산 마켓>




인근의 졍션 시티라고 현대화된 쇼핑몰이 있는 게 아닌가

곤에서 현대화된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다.


에어컨이 펄펄 나오는 유일한 오아시스.


일단 들어가고 본다.

괜찮다는 레스토랑에도 에어컨이 없는 판에

쇼핑몰이라니..


완전 구세주다.


*정션 시티(junction city)는  멀리있는 정션 스퀘어하곤 다름

차이나타운에서 가까운 건 정션 시티.





<매우 드문 고층 아파트>




그나마 이들에게도 현대화된 시설이 있어 에어컨이 펑펑 쏟아지는 건물 속 한 켠에

짜져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이놈의 나라 너무 덥다.

한국에서 이미 겪었지만 면역력은 생기지 않는다.






<정션 시티, 행사가 있었다>




손짓 발짓 몸짓이 해당 안 될 땐 그냥 포기하는 게 수다.


시원한 쥬스나 한잔하고 싶었지만

현금으로 구매하는 게 아니라 카드 충전을 이용해야 한다는데

그게 복잡더라.


현지인을 위한 서비스지 이방인에겐 그림의 떡.


이방인을 위한 안내가 부족해 목적한바 뜻을 못 이루고

종업원과 나의 공허러운 웃음 속에 미얀마의 교감에 실패한다.





<마트내 열대과일>




오늘 20시 야간 버스로 바간으로 가는데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

여기 오아시스에서 일단 머물기로 작정을 하고 퍼진다.


아무데고 가기가 싫었다.

내같은 역마살도보족이 이정도였다면 더위가 사람을 얼마나 무기력하 게

하는지 절실히 느낄것이다.


정션 시티 안에 있으니 와이파이도 되고

화장실도 깔끔하며 유명한 먹거리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모두 청결하기까지 하다.


마지막 날에도 난 이 정션 시티에서 퍼져있었다.








<유일한 한국음식점 서라벌>






어느듯 기울어져 가는 태양의 곡선이

양곤을 떠나 바간으로 향할 때가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 마지막 여행지 차익타지 파야로 향한다.


거기가면 부처님이 곱게 화장하고 누워 계신다고 하는데

술레 파야, 쉐다곤 파야에 이어 양곤에서는 3대 성지라고 보면 된다.







<곱게 화장한 부처님, 차욱타지 파야>




와불상, 옆으로 누운 부처를 일컫는 말이다.


그건

부처님이 돌아가 실 때, 옆으로 머리를 베고 입적했기 때문이다.


성인은 죽을 때도 평범하게 죽는 법이 없다.


나이가 들어 노쇠한 상태에서 상한 버섯죽을 공양받고

배탈로 고생하던 부처는 제자들을 불러 놓고 팔을 머리에 대고 돌아누워 입적했다고 한다.


딴지는 걸지 말자.

누누히 말하지만 종교적 신념은 진실과 싸우면 안된다.








차욱타지는 미얀마어로 '6층'을 뜻하는데,

길이 67m, 높이 18m의 와불은 시선을 압도하고 남을만하다.


한 손으로 머리를 괴고 옆으로

누워 있는 불상의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얼굴 표현도 인상적이다.


화장을 짙게 한 여인처럼

긴 속눈썹이 달린 파란 눈매, 분홍빛 입술까지 곱디곱다.









발바닥에는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를 의미하는 문양들이 부조로 새겨져있다.








마침 그제야 비가 억수로 퍼붓기 시작한다.


양곤은 우기라고 하는데 비구경을 못하고 있다가

이때 제대로 된 비 구경을 할 수 있었는데 정말 신나게 쏟아붓는다.


폭우성 스콜이라 잠시 후 거칠 것이다.

급할 것도 없으니 빗소리를 들으며 망중한을 즐겨보기로 하였다.






<바람을 즐기며 내내 바닥에서 쉬었다>





차욱타지 파야,

한 켠에 비가 거치기를 바라는 헐랭이 신자.


몬순의 바람을 즐기며 기둥에 기대어져 늘브러져 있다.


정말 시원한 바람과 비다.

불과 몇 시간 전만해도 찌는 습도와 열기 때문에 꼼짝을 못했었는데


비는 바람을 몰고 와

차익타지 파야의 법당을 휘감고 돌아가며 명상 중인 신도들의 땀을 식힌다.


낯선 이방인, 그 바람을 즐기며 명상에 푹 빠져 보았다.








이제 이곳을 떠나

바간을 향해 갈 시간이 다가온다.


시간은 흘러 벌써 미얀마 여행의 이틑날을 다 훑어가 버린다.


미얀마 몬순의 망중한을 즐긴 이 순간.

부처님이 드러누운 차욱타지 파야다.





<차욱타지 파야>








드러누운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개와 고양이에게도 통했는지 이들은 평화롭고 자유롭기 그지없다.











차욱타지 파야에서 버스터미널까지.

40분 거리를 택시로 1시간 30분 넘게 걸렸다.


비는 어느새 걷혀 있었지만, 교통 체증은 매우 악화되어 있었다.


밀고 밀려 1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던 것 같은데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했다면 지각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거다.






<양곤 버스터미널, 엄청 복잡하다>





JJ익스프레스라고 양곤에서는 그나마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운수회사다.


이 회사로 페이스북을 통해 바간행 야간 버스를 예매했었다.

https://www.facebook.com/JJ-Express-328342370562725/


터미널이 넓기도 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해

택시가 아니라면 운수 회사를 찾아가기 힘들 정도다.


운수 회사를 찾고

내 예약된 이름을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제 바간으로 떠나자.









친절하고 상냥한(이쁜) 여차장이 이것저것 많이 챙겨준다.


푹 자고 있는데

일어나라더니 어떤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하란다.


예전 태국에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어 뜬금 없지는 않았다.

시스템이 거의 똑같은듯 하다.


사실 입맛은 없다.

그냥 더 자고 싶은데 먹는 것도 의무스럽게 해야할 분위기다.


비는 신나게 퍼붇고 있었는데

이제 자고 나면 바간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