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일반산행기

문경 주흘산(제1관문~주흘산~제2관문~제1관문)

by 구상나무향기 2015. 10. 12.
728x90

 

 

 

<여궁폭포>

 

 

주흘산, 개인적으로 입구에서 서성댄 횟수로만 따지자면 서너 번은 족히 되리라.

하지만 한 번도 주흘산을 밟지 못했다.

 

늘 입구에서 먼 산만 바라보다 지나쳐 왔는데.

마치 고백도 못하고 근처만 서성대다 속만 끓여댄 마음속 정인과도 같은 산이다.

 

 

 

<혜국사>

 

 

입구에서 서성댄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가는잎향유 때문이었다.

 

야생화의 보고 상주 황금산에서 야영하고, 다음 날

이곳 제1관문을 찾아 근처에 피는 가는잎향유만 살짝 보고 다시 내려갔기 때문이다.

 

아마도 몇 해 동안 내내 그렇게 했던것 같다.

그래서 문경에 찾아온 횟수만 족히 5~6번은 될터인데, 정작 주흘산은

올라보지 못한 이유였다.

 

 

<가는잎향유>

 

 

 

주흘산에 가는잎향유가 많이 자라고 있을거란 기대를 했었다.

딴은 입구에서 군락지가 보였기에 판단한건데.

 

결론적으로 주흘산을 한바퀴 돌아더니

가는잎향유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

 

조령산이나 대야산같은 바위가 많은 지역에서 자라는 종류인데,

올라보니 주흘산은 육산이지 바위가 많은 지형은 아니였다.

 

 

 

 

 

 

어째튼 산행은 참으로 신나게 했던것 같다.

 

1,250계단, 정상부로 올라가는 길고 긴 계단길의 여정은 참으로

등산의 묘미를 잘 알려주는 코스였다.

 

평소 운동안하는 사람이 이 길로 올랐다면, 아마도

허벅지 근육통에 식겁 할 듯 싶다.

 

그날 다양한 안내산악회에서 토해낸 수많은 사람들이

주흘산을 찾았는데, 이 구간에서 다들 힘들어 하고 있었다.

 

 

 

 

 

 

주흘산 정상을 지나 영봉에 이르니

비가 쏟아진다.

 

아침 출발할 때 해가 쨍쨍 내리쬐어 썬크림까지 발랐는데

우락부락한 먹구름은 그렇게 주흘산과 문경 일대를 집어 삼켜버렸다.

 

계속해서 비만 주창 맞고 내려온 주흘산의 기억이었는데

사과 축제가 한창인 문경새재 축제장에도 비 때문에

다들 후줄근한 표정들이었다.

 

 

 

<주흘산~조령산 종주는 20km 남짓한다.>

 

 

 

온도는 급전직하로 떨어져

손가락이 북풍한설에 노출된 양 아릴 정도로 시렸다.

 

겨우 밥 한술 뜨고 나니, 비는 더욱 심해지고

기온은 더욱 사납게 떨어지고 있었다.

 

단풍도 아직 들기 전인데, 날씨로만 따지면 완전 겨울이었다.

사실 그 날 설악산에서는 첫눈이 내렸다는 뉴스를 보았다.

 

바야흐로 어느새 겨울의 문턱인가 보다.

 

 

 

 

 

 

 

늘 이 맘 때, 상주 황금산에서 누른 들판을 바라보며

야영을 했었다.

 

황금산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산이다.

 

아침나절 짙은 운무로 산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가히 장관이었는데

 

항상 그리운 풍경이라 이 맘 때가 되면 늘 동경하는 추억의 장소다.

 

 

<상주 활공장(황금산) 야영, 늘 운해가 끼었다>

 

 

주흘산에 오르니

그러한 추억들이 맴맴 돌지만 현실은 춥기만 하다.

 

빨리 이 주흘산을 벗어날 생각외에는 없었다.

 

비 맞고 하는 산행은

어느 계절이나 별로 반갑지가 않다.

 

 

 

 

 

 

 

주흘영봉, 주흘산에서 불과 1km 남짓한 가까운거리에 있다.

 

이곳에서

부봉으로 향해 조령산까지 이어지는 종주 길은 전체 20km 정도 된다.

 

개인적으로 문경까지 오기가 멀어

실행하기란 요원해 보이지만, 산꾼이라면 한 번쯤 걷고 싶은 종주 길이 아닐지 싶다.

 

 

 

 

 

 

제2관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거의 떨어지다시피 하는 급경사 길이다.

 

여기서 제2관문까지는 거의 2시간이 걸리는데

한 시간 가까이 급경사 길이라 스틱 제대로 불끈 쥐고 내리서야 된다.

 

무릅 안좋은 사람들에게 식겁할 코스다.

 

 

 

<종주길은 부봉으로>

 

 

서덜취라는 야생화가 있다.

이 야생화의 이름에 대해서 늘 궁금했는데, 꽃밭서덜이라는 명칭에서 무릅을 탁쳤다.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증거를 들이댈 중요한 모티브가

나타난 셈이다.

 

'돌밭에서 자라는 취나물' 즉 서덜취였다.

 

실제 서덜취는 돌밭이나 자갈이 많은 곳에서 자란다.

 

'서덜'은

돌밭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주흘영봉에서 내리막을 다 내려와,

제2관문까지 약 1시간까지의 평지 길을 걷게 되는데

이곳에 자라나는 단풍나무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계절에 딱 맞춰서 방문한다면

형형색색의 단풍 물결이 아주 좋을듯싶다.

 

지금이야 때가 좀 일러서 단풍을 보지 못했지만, 적어도 10월 말이나 11월 초순이라면

내장산 만큼이나 단풍이 황홀할듯싶다.

 

걸어 내려오는 1시간 동안 내내 단풍나무와 아름드리 키 큰 활엽수만

본듯하다.

 

 

 

<제2관문 조곡교>

 

 

 

제2관문에서 제1관문 즉 문경새재 입구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도착한다.

 

산행기 등에 6시간이라 되어 있기에

나도 그정도 소요할거라 예상했는데

 

나는 7시간을 훌쩍 넘겼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오르막 내리막이 심한 주흘산이다.

 

 

 

 

 

 

 

히로사끼

감홍

양광

시나노스위트

 

문경 사과 축제에 나온 여러 사과 품종들이다.

 

특히 문경에서만 나오는 대표적인 사과가 감홍하고 양광인데

다른곳에서 맛보지 못하는 정말 맛있는 종류들이다.

 

비를 주룩주룩 맞아가매 어렵사리

몇 보따리 챙겨왔는데

 

먹을 때마다

엄지 손가락을 번쩍 들어가며 사과 맛에 푹 빠져들고 있다.

 

 

 

 

728x90

'산행기 > 일반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과 천성산  (0) 2015.12.28
영남알프스(청수중앙능선 ~ 신불서릉)  (0) 2015.10.19
여항산 종주(여항산~봉화산)  (0) 2015.09.21
함안 봉화산~대부산  (0) 2015.09.01
통도사환종주 21km  (0) 201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