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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마라톤대회 참여기

제1회울산 태화강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기

by 구상나무향기 201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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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일본인 의사 하루야마 시게오는 그의 저서 '뇌내혁명'에

 

사람이 걸으면 묵상하는데 도움이 되며

건강해진다고 역설하고 있다.

 

뇌내혁명은

올바른 마음가짐을 통해서 신체적인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을 다룬 역작인데

일본에서만 6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그반대로

 

뇌내혁명에서는 갑작스럽게 많은양의 산소를 필요하는 급격한 운동은
오히려 몸을 버리게 한다고 적고있다.

단순간 산소량을 폭발하게 만들어 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개고생 운동은 어떨까 ?

저자의 바램대로(?) 죽어나는 운동이 되는것이다.

 

정형외과 의사의 견지나 뇌내혁명의 저자인 하루야마 시게오의 시야에서 본다면

42km 이상을 뛰는 울트라마라톤은 사람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울트라마라톤을 즐긴다는건

"무덤속으로.."를 외치는 강단 큰 사람들이 하는 미련한 짓거리임을 주장하는 일부의 사람들도 있겠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일뿐이다.

 

몸으로 그 이론을 반박하는 사람들이 이곳 대회장에는 즐비하다.

한달에 한번도 모자라

한달에 3-4번씩 100km을 뛰어내는 사람들

 

다음주 200km을 뛰기해서 100km을 준비운동삼아 출전하는 사람들

칠순의 할아버지가 매주 100km을 뛴다면 어떤 이론이 필요한가

어떤 설명으로 이사람들의 건강해법을 증명해 볼 수 있을까 ?

 

무릅이 견디나 ?

다리가 남아나나 ?

 

한마디로

실천궁행이다. 즉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것이다.

 

"니가 해봤나 ?"라는

조소적 물음이 따라오는 이유가 바로 그때문이다. 이론따위는 접어두자

 

 

 

  

 

수많은 의문이 꼬리를 물지만

현실은 눈앞에 있다.

 

그들이 존재하는한 이론은 턱없다.

 

"하루야마시게오가 마라톤을 즐겨했다면

저런 글따위로 밥 벌어먹지는 않았을것이다."라는 반론이다.

 

하지만

 

고생은 고생길이다.

 

뛰도 뛰도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심장은 뛰고 다리의 근육통은 시시각각 포기를 종용한다.

 

속은 매스껍고 금방이라도 토할듯하고

정신은 혼미하며 갈지자 행보의 몽롱함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힌다.

 

울트라에서는 이 모두가  선수에게 주는 가혹한 시험이다.
이 달콤한(?) 시험을 견뎌내지 못하면 결과는 없다.

 

 

<지루했던 40km>

 

 

당장이라도 포기를 선언하며

내 신체에 대한 자유를 주고 싶다는 열망이 간절해진다.

이때가 70km 지점을 지나는 순간이였다.

 

이 고통을 이겨내지 않으면 완주는 없다.

누구나 부딛히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겪는 고통의 한계가 너무 크다.

무릅의 인대는 40km에서 부터 나에게 포기를 외치고 있었다.

 

속은 유독 매스꺼웠고 기운은 도통 나지 않은체

그렇케 한발한발 제한시간 초과라는 위협속에서 내내 걷고 있었다.

 

뛰면 아프고

걸으면 늦고

 

방법은 한가지 아픔을 참고 뛰는 수 밖에는 없었다.

 

남은 5km 구간에서 보여준 나자신에 대한 투혼은 내내 잊혀지지 못할것이다.

고통까지도 그순간 잠재워 버렸던 어떤 열망감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나자신도 모를일이다.

 

 

<마의 구간>

 

 

97km에 도착했을때 대회장이 정말 아득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남은시간 20분

 

3km지만 대회장은 보이지도 않을 먼거리였다. 

 

걸으면 실격이라는 자원봉사자의 채근에

없는힘을 한껏 자아내지만

 

힘보다는 다리의 통증이 더 문제다.

견뎌보고 악으로 참아보지만 이 거리는 도대체가 좁혀지지 않는다.

진통제로도 어쩔 수가 없다. 인내만이 유일한 방법이였다.

 

 

 

 

 

 

 

언제인가

회장님이 마중을 나왔다.

 

짧은 장면이지만 인사조차 나눌 수 없었다.

내가 보여 줄 수 있는건 등신불 마냥 고약한 인상뿐이였다.

 

그때 나는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있었던 사항이였다.

 

참고 또 참았던

인내의 보답은 15시간 58분 30초라는 성적표였다.

 

완주하면서 내내 쉬지를 못했다.

5분 정도 쉰경우는 50km cp에서 국밥 한그릇 할때가 전부였다.

그이후 아마 1분이상  쉬어본 경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혹한 울트라 여행이였다.

 

내가 했던 최악의 울트라여행

정말이지 개고생의 추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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