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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공자 가라사대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

by 구상나무향기 201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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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성인을 논하고자 한다면 역시 공자는 그 순서중 하나를 점할 수 있는 성인의 반열에 오른 역사적 인물이다.

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핏줄적 관념에서 해석하는 聖人이라면 단연코 공자는 화두의 중심이다.

 

흔히 공자,예수,석가모니,마호메트가 4대 성인이라고 한다면  역사적 진실에 조금 더 가까운  '공자'가 우리가

친숙하게 접해볼 수 있는 聖人중 一人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공자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다소는 고루하고 진부하기만 한 유교의 사상

그 씨앗을 알차게 뿌려주고 가신 이분 공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바로 공자-춘추전국시대이다.

 

 

 

고려시대만 하더라도 불교가 대세였지만 고려말 신진 사대부에 의해 건국된 조선은

당시 성리학에 심취된 사대부들을 중심으로 충.효등으로 대변되는 유교사상으로 재무장하였다. 

 

유교는 삼국시대 부터 들어온 사상 이지만 국교로 인정받은건 조선 부터이다.

이때부터 한반도는 공자에 푹 빠지게 된다.

 

공자 ?

과연 어떤 사람이기에 조선왕조 500년을 유교적 사상으로  똘똘 말게 만들었고

한국인의 머리속을 한세기 가까이 지배했는가 말이다.

 

서구 문화에서 기독교적 교리를 나누지 않는 사람이 없듯이

극동 문화에서 유교적 교리에 대해  논하지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정치인에서 집안의 밥상 머리 앞에서도 삼강오륜의 유교적 교리는 우리를 훈육시키는데 일조했다.

 

신비의 인물 공자가 마침 영화로 나왔다고 해서

선착순으로 표를 끊었다.

 

 

 

 

공자는 춘추전국시대의 노나라 사람으로 태어난다. 때는 춘추시대로 중국 땅덩어리 하나에

국가만(노.초.연.진.제.조.위.한)8개가 넘는다. 결국 진에 의해서 통일이 되지만 그전까지 피의 세월이 대륙을 휘감는다.

약 200년간 대륙은 역사상 최대의 암흑기를 겪는다. 

 

군웅활거 시대인 바로 이때에 영웅 공자가 출현한다.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사상가적인 공자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니다. 격정의 시대를 살다간 풍운아 공자의

일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공자의 사상이나 학문에 대해서는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사상가 보다 오히려 지략가적인 모습을 여기서는 

더욱 돋보이게 그려 놓았다. 공자의 또다른 모습이다.

 

공자가 활을 쏘는 장면이나 제나라의 위협속에 노나라를 구하는 장면등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는 춘추전국시대 암흑기 시절 각 나라들이 생존경쟁을 했던 격랑기를 배경으로 그의 일생을

여러 각도로  그리고 있다.

 

그는 달변가가 되었다가 제갈공명 같은 지략가의 모습도 보여주고 생뚱맞게도 명장의 모습도 보여준다.

드라마 주인공 처럼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어 화면을 장식한다.

 

 

 

 

노나라의 왕 '노정공'은 당대 최고의 책략가 '공자'를 등용해 무너져가는 왕권의 부활을 노린다.

뛰어난 지략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수많은 전쟁과 내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노나라를 구하는 공자.

 

그러나 혼란의 시대인지라 끝없는 전쟁 속에 공자를 탐하는 많은 나라와 그를 시기하는 무리로 인해

공자는 곤경에 빠지게 된다.

 

노비를 주인과 함께 매장하는 순장을 없애고 제후의 권력에 정면에 맞서 날선 독설을 퍼부었던 공자

어느날 깨어진 옥결 하나를 받더니 조용히 노나라를 떠난다. 비오는날 청승맞는 그날에 말이다.

 

 

 

공자는 이때부터 방랑자 신세가 된다. 영화 대부분의 촛점은 여기에 두고 있다. 노나라를 떠나 위나라 그리고 진나라를 정처없이

떠도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위나라에서 대우를 받지만 그것도 잠시다.

이때는 사상가 공자도 아니고 지략가 공자도 아닌  방랑자이자 낭인인 공자로 그려진다. 

 

한마디로 인간적인 공자다.

성인은 더더구나 아니고 활쏘는 영웅도 아니고 언변가 공자도 아니다. 그저 제자의 죽음에 눈물만 쏟아내는

인간적 고뇌로 가득한 공자로만 그려진다.  사상가적인 공자의 면모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때 유교의 교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만 예로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구절만 반복될 뿐이다.

 

 

그가 위나라와 진나라를 거쳐 다시 노나라로 돌아갈때 공자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덮어 쓰고 있다.

한마디로 늙어 버린것이다.

 

말년기의 공자는 백발이 성성한 백두옹을 바라보는듯 한데. 이때는 인간적인 모습의 공자도 아니다..

그냥 늙은이의 모습 그대로다.

 

영화는 사실 지루했다. 어찌보면 공자의 일대기중 풍운아 처럼 살다간 그의 모습만을 내내 강조한 포인트만 난무한다.

 

웅장한 전쟁씬이나 거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관을 찾았건만 나올때는 공자는

노나라 사람이다 라는 역사적 답안만 들고 나왔을 뿐이다. 

 

 

 

초대형 감동 대작이란 말은 낚시글에 불과했다. 적벽대전의 화려함속으로 빠져들고픈 열망에 선택했던 공자였지만

졸음과 지루함으로 공자의 일대기를 살며시 즈려밟았을 뿐이다.

 

사상가 공자

지략가 공자

언변가 공자

그리고

인간적인 공자

 

다양한 공자의 모습속에 이 영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실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스토리는 다소 파편화되어 뇌리를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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